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이도우 지음 / 시공사 / 201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읽었다. 책이 보이기에 읽었다 뭐 이런 식이다. 그것에 비하면 뜻하지 않은 재미를 느꼈다. 참으로 잔잔한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참 별 것 아닌 이야기를 참으로 담백하게 잘 담아냈다. 가족 간의 갈등, 남녀 간의 갈등 그리고 직장에서의 갈등 등 모든 것을 자연스럽게 잘 엮어냈다. 맛깔나게 버무려 놓은 비빔밥 같은 이야기다.

전체적으로 나무랄 것이 없었다. 그런 반면에 특별한 것도 없었다. 재미있는 드라마 한 편이지만 읽고 난 후 뭔가 긴 여운이 남진 않았다. 잘 만들어진 영화 한 편 본 느낌? 뭔가 강한 임팩트가 남는 영화는 아니고 잔잔한 영화. 딱히 기억나는 소설이나 영화가 없는데 감정을 마구 이끌어내는 그런 종류가 아닌 그냥 한 번 보고 지나가는 그런 종류의 영화 딱 그런 느낌이었다.

그래서일까? 자극적인 영화나 드라마에 길들여진 사람이라면 썩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 자극적인 소재를 살짝 넣고 반전을 넣었지만 충분히 예상 가능한 스토리였다. 뭔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반전. 반전이 특별하지 않게 느껴졌다. 반전이라는 것이 가족 간의 갈등을 해결하는 수단이 될지언정 독자가 소름을 느끼고 감탄을 하는 그런 종류의 이야기는 아니었다.

분명 재미는 있었다. 그리고 이 작가의 책이라면 다른 책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 반해 작가 특유의 뭔가를 느끼진 못했다. 글을 못써서가 아니라 작가 특유의 특징이 보이지 않았다고 할까? 작가를 보지 않고 책을 볼 때 ˝어? 이건 누구 같은데?˝ 이런 느낌이 드는 작가들이 있다. 우리나라의 김훈, 김영하 작가가 그러하고 일본의 오가와 이토나 무라카미 하루키 같은 그런 작가들. 보면 특유의 문체가 있다.

이 책은 그런 느낌을 찾아볼 수 없었다. 저작이 쌓여가면 특유의 느낌을 알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 책에서 뭔가 특징적인 부분은 없었다. 하긴 정유정 작가도 초창기 책에는 그만의 특색은 없었으니 좀 더 지나면 생길지 모르겠다. 보기엔 참 좋은 책 그렇지만 뭔가 작가 특유의 느낌은 없는 책. 그렇게 이 책을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명여 이모에게얼굴 보지 못하고 떠나요. 이모가 미워서 가는 거 아니야. 내가바닥을 여러 사람한테 들킬 것 같아서 그래요. 내가 사랑하게 된남자한테도, 책방 사람들한테도, 그리고 이모한테도. 지난 며칠 동안 알게 된 일들 다 잊고 싶지만 그럴 수 없겠죠. 아직도 모자란 점많은 내 모습을 후회하기 전에 지금은 그냥 숨어야겠다는 생각뿐이지만, 이 마음이 가라앉고 나면 또 마주할 수 있을 거야. - P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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