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봄날의 짧은 글 반니산문선 10
나쓰메 소세키 지음, 손정임 옮김 / 반니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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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들어본 적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워낙 유명한 이름이니 여기저기서 많이 들어보았다. 특히 하루키의 소설이나 에세에서 많이 등장하는 이름 중 하나다. 하루키는 미국 작가를 좋아하지만 본인 나라의 작가를 이야기할 때 늘 이 사람을 거론한다. 언젠간 한 번은 소세키의 책을 읽어 봐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생각대로 잘 되지 않는다.

일단 고전은 고민을 하게 된다. 재미있는 고전도 꽤 있었는데 러시아 작가들의 충격이 머릿속에는 선명한가 보다. 지루할까 걱정되어 손을 대지 않는다. 손을 댄 책들은 어떻게든 읽었는데 그때까지의 망설임이 제법 오래간다. 소세키도 고민하다 결국 소설보다 산문집을 먼저 읽어 보고자 했다. 보통 소설을 재미있게 읽어 작가의 다른 책을 찾아본다. 나는 하루키도 그랬고 에세이나 산문을 먼저 보고 소설을 읽었다.

동일한 이유다. 하루키의 책은 고전은 아니지만 그다지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이 책도 그렇게 시작했다. 하루키 보다는 덜 유쾌했다. 하루키는 소설보다 차라리 에세이가 더욱 재미있었다.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유머러스하게 풀어나가 그에 대한 별다른 사전 지식이 없어도 술술 읽혔다. 소세키의 이 책은 시대 배경 그리고 소세키에 대해서 알지 못하면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어린 시절 이야기 그러다 갑자기 유학시절 이야기 이렇게 왔다 갔다 하면서 글이 흘러간다. 시간의 흐름이나 주제 이런 것은 없다. 산문을 모아 놓은 글이라 편집의 맘대로 왔다 갔다 한 것으로 보였다. 글은 평이하여 딱히 어떤 감상은 없었다. 그냥 소세키는 이런 사람이었구나 하는 정도의 감상만 머릿속에 남는다. 평범한 사람이다. 글로 먹고사는 글쟁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소세키의 생애에 대하여 그렇게 큰 지식이 없다 보니 더 이상의 감상평이 없었다. 그의 책에 감명을 받은 상태였다면 감상평이 달라졌으리라. 소설을 먼저 읽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키처럼 에세이와 소설이 독립적이라 생각하면 안 될 것 같다. 소설도 읽고 소세키의 생애도 한번 살펴본 이후 이 책을 접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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