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를 싫어하는 사람을 위한 도서실 안내
아오야 마미 지음, 천감재 옮김 / 모모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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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다는 건 요즘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휴대폰만 키면 무수히 자극적인 미디어가 쏟아진다. 유튜브, 넷플릭스, 왓챠 등 각종 볼거리가 가득한 세상이다. 그런데 누가 책을 보고 앉아 있을까? 점점 독서하는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맞춤법, 띄어쓰기 틀리는 건 예사고 기본적인 단어조차 틀리는 사람이 허다한 세상이 되고 있다. 책을 보지 않는 그들이 문제라고 할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이젠 책을 읽는 사람이 드물어진 세상이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 하겠다.

예전에는 정보를 얻는 수단이 책밖에 없었다. 지금은 굉장히 다양한 방법으로 정보를 얻고 신속한 정보를 취득할 수 있어 책을 읽는 행위는 고루해 보인다. 그럼에도 책이라는 매체는 없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아니 없어지진 않을 것이다. 아무리 수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더라도 책에서밖에 얻을 수 없는 경험이 있기 때문에 없어지진 않는다. 다만 점점 그 인구가 줄어드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하겠다.

이 책은 소설의 형태를 빌리고 있지만 어떻게 독서를 하면 되는지 알려 주는 책이다. 어떻게 책을 읽는지 알려주는 책이라고 할 수도 있다. 참 신기하다. 분명 소설책이고 그 속에서 여러 책들을 설명해 주고 있다. 심지어는 어떻게 책을 읽으면 좋을지 말해주고 있는데 교육적 목적의 책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이것이 작가의 기술이 아닐까 생각한다. 분명 교훈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만 그리 느껴지지 않는 고도의 문장력.

책의 주인공은 지독히 책을 싫어하는 인물이다. 책을 싫어하는 많은 이유가 있을 텐데 생리적인 이유로 싫어한다. 어찌 보면 저런 사람도 책을 좋아하고 읽을 수 있게 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당연하겠지만 여성 주인공도 한 명 나온다. 여기서 이런 종류의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어떤 특성을 갖고 있을지 대번에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그녀는 엄청난 책별 레로 나온다. 당연한 순서가 아닐까 한다. 보통 독서를 장려하는 책은 기본적으로 책을 싫어하는 사람과 독서광이 짝으로 나와야 한다.

여기까지는 평범한 전개다. 그런데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특이했다. 내가 본 책도 있고 보지 않은 책도 있는데 책을 이용하여 이야기를 전개한다. 그렇지만 단순히 책을 소개하는 방식으로는 재미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지 추리소설의 요소를 가미하여 스토리를 풀어 나간다. 독자는 당연히 긴장감을 갖고 책을 읽을 수밖에 없다. 어랏 단순 소설인 줄 알았는데 독서에 대한 책이야? 그럼 지루할 텐데 아니네? 추리소설 특유의 긴장감이 보이네?

책에서 소개한 소설들은 거의 읽어보지 못했다. 일본 문학을 가져다 써서 그런지 아쉽지만 알 수 없었다. 우리나라에 번역이 되었을지 궁금할 정도로 전혀 모르는 책이었다. 그중 헤르만 해세의 책 하나만 알 수 있었다. 물론 책을 몰라도 읽는 것에 전혀 문제는 없었다. 책을 이용하여 추리를 해나가고 있지만 모른다고 이야기의 전개를 도저히 알지 못하는 정도는 아니기 때문이다.

책 읽기를 싫어하는 사람이 과연 이 책을 보고 책 읽기가 재미있어 질지는 미지수다. 책 읽기가 싫은데 그런 종류의 책을 보려는 사람이라면 목적이 명확한 책을 골라보지 않을까? 그렇게 보면 그런 교훈적인 내용을 전달하려 책을 쓴 것은 아닐 거라 생각한다. 어찌 되었든 책을 어떻게 읽으면 좋을지 모르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책을 너무 많이 읽어서 그래."
내 눈이 살짝 휘둥그레졌다.
책벌레한테 그런 말을 들은 게 한탄스러웠지만, 이상하게도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웃음보가 터졌는지 후지오는 좀처럼 웃음을 그치지 않았다.
말리는 것도 아깝다는 생각에 나는 말없이 감상문을 붙인 대지를 가까이 끌어당겼다.
히자키 선생님에게 받은 감상문 옆에는 내 감상이 붙어 있다.
‘고등학생에겐 너무 난해한 물건. 여러 번 다시 읽으면 꼭 악몽을꾸는 듯한 기분을 맛볼 수 있다. 무시무시한 환각을 체험해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그 감상 옆에 추가로 써넣었다.
이해가 안되기 때문에, 이해하고 싶어서 몇 번씩 다시 읽게 되는중독성이 있음. 내가 쓴 문장을 다시 읽고, ‘설마 이런 생각을 하는 날이 올 줄이야‘ 하고 펜을 던지듯 놔버렸다. - P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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