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력의 태동 라플라스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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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작을 몰라도 되는 소설
원래 히가시노가 속편은 이렇게 프리퀄을 쓰는 작가인가? 시리즈 책을 몇 권 본 적 없어서 잘 모르겠다. 이번이 두 번째 시리즈 책인데 또 프리퀄이 나온다. 프리퀄 속편은 전편이 흥행을 이루었다면 100% 흥행이 보증된 속편이다.

그 뜻은 그렇게 큰 고민하지 않고 써도 충분히 먹힌다는 말이다. 분명 오리지널 이야기지만 본편의 이야기를 살짝 넣어주면 바로 흡입력이 발생하니 얼마나 편한 속편일까? 또한 내 생각엔 프리퀄은 흥행에 대한 보답으로 대부분 쓰기 때문에 흥행에 큰 의의를 두진 않는다.

그렇지만 늘 성공적인 흥행을 만들곤 했던 것으로 보였다. 언제나 흥행을 담보할 수 있는 속편이 프리퀄이 아닐까 한다. 30년 동안 작가 생활을 해온 게이고가 굳이 저런 프리퀄을 쓰는 이유는 뭘까? 우연하게 딱 한 권이 대박 나고 속편을 만들기 전에 나를 잊지 마세요 하는 글을 쓸 이유가 없는 작가가 말이다.

# 라플라스에서 못다한 이야기
이 책을 읽었을 때 분명 작가는 반드시 라플라스의 마녀 후속을 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지 않고서는 이런 프리퀄을 낼 이유가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조금 생각해보면 메스커레이드 시리즈도 중간 프리퀄의 역할은 메스커레이드 나이트를 위한 준비로 보였다.

이 책도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주인공인 마도카의 매력이 라플라스에선 크게 도더라 보이지 않았다. 정체도 모르는 겐토 주인공의 이미지가 강렬했고, 스토리가 주는 긴박감이 컸다. 그래서 겐토의 대척점에 있는 마도카의 이미지가 확 죽었다.

후속 편에서는 마도카가 살아야 한다. 그러기에 작가는 마도카의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프리퀄을 쓰지 않았을까 한다. 즉, 스토리를 위해 캐릭터를 살리지 못한 1편의 보충수업 같은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여기서 친절히 마도카의 매력을 설명함으로 앞으로 일어날 마도카와 겐토의 이야기가 풍성하게 펼쳐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된다.

# 따뜻한 마녀
이 책의 내용을 간단히 말하면 저렇다. 냉철하기만 한 마도카가 아니다 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어느샌가 논리적이라는 의미가 냉정한 이라는 말로 쓰이고 있다. 논리적이려면 감정을 최대한 억제하고 분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저런 이미지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논리적인 사람은 냉혈한이어야 하나? 그건 다른 의문이다. 그렇지만 당연하게도 사람들은 논리적인 사람은 차갑고 냉혈 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삼국지에서도 논리적이고 이지적인 제갈공명의 이미지에 좀 인간적인 면모를 넣고 싶어서 읍참마속이라는 이야기를 넣지 않았을까?

마도카 역시 논리적으로 분석적이기 때문에 냉정한 모습을 보인다. 그렇지만 겉모습만 그럴 뿐 인간적인 면모를 슬쩍슬쩍 보여주는 데 그것이 이 책이 나온 배경이 아닐까 생각한다. 라플라스의 마녀는 논리적이고 냉정하지만 따뜻한 면모도 있다. 바로 그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이 책을 쓴 게 아닐까? 그런 마음 말이다.

저거 봐, 라고 아오에는 오쿠니시 데쓰코에게 말했다.
"아까 역에서 만난 중년 부부가 유난스러웠던 게 아니야. 아무리위험한 상황에서도 나한테는 그 불똥이 튀지 않는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니까."
"아무 근거도 없이."
"맞아, 아무 근거도 없이." - P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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