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우리가 알아야 할 과학 - 세상 돌아가는 걸 알려주는 사회학자의 생존형 과학 특강
윤석만 지음 / 타인의사유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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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차 올라가는 상식의 수준
책을 보면서 느낀 것이지만 상식의 수준이 너무 높다. 책의 제목이 보통의 우리가 알아야 하는 과학인데 과연 보통의 우리가 이것까지 알아야 하는지 의문이다. 보통의 우리라고 하고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영화에서 사용한 과학 이론이라고 설명한다.

우리가 빵을 먹기 위해 제빵 기술을 익힐 필요는 없듯, 영화를 알기 위해 과학 이론을 다 알고 있어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책에서 나온 과학 이론은 양자 물리학, 상대성 이론, AI 등 사실 일반인이 받아 습득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상식인 양 정리되어 있다. 물론 대충 어떤 내용인지 알면 좋겠으나 모른다고 삶을 사는데 지장이 없다.

심지어 상식이라고 할 정도의 수준인지도 의문이다. 모르면 모르는 데로 살면 된다. 사는데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그렇지만 보통의 우리가 알아야 한다고 되어 있으니 모르면 안 될 것 같은 불안감이 드는 제목이다. 정말로 모르면 안 될 정도의 기본적인 상식들로 내용이 채워져 있을까?

#영화와 과학
보통의 상식이라는 주장을 하고 싶어서 저자는 유명한 영화들을 참고로 들었다. 대표적으로 슈퍼맨, 아이언맨 등 DC, 마블 히어들을 대거 출연시켰다. 그러고선 이 영화에 나오는 과학적 사실을 아는 것은 상식이지라고 말을 하고 있다.

과연 거기에 나와 있는 과학적 사실들이 상식선에 있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을까? 있는 사실을 바탕으로 한 영화를 볼 때 그 사실 관계를 모른다고 상식이 없다고 할까? 사람들은 그런 평가를 내리지 않는다. 그렇게 보면 과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영화에서 그 바탕이 된 과학적 사실을 모른다고 상식이 없단 말을 듣지 않을 것이다.

영화에 나온 많은 과학적 사실들은 보통의 사람들이 알기에 대단히 어려운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인터스텔라만 해도 그렇다. 웜홀, 블랙홀, 중력, 상대성 이론 등 물리학 전공자가 아니라면 깊게 알기 어려운 내용들이다. 그런데 그걸 모른다고 영화를 이해하지 못할까? 스토리만 잘 좇아도 영화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즉, 영화에 나온 과학적 이론들을 알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비상식적인 사람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렇지만 이론들을 알고 있다면 비상식적은 아니더라도 교양이 높은 사람은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 책의 내용들을 알고 있다면 교양이 높은 사람이 될 수는 있겠지만 상식적이라는 잣대로 말하기엔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이 든다.

#보통의 가혹함
이 책에 나온 대부분의 이론들을 정확히는 몰라도 대충은 알고 있다. 나름 과학적 관심이 높은 편이긴 한데, 그럼에도 대충 알고 있다. 그렇다면 과학에 대해서 별 관심 없는 사람들이라면 굉장히 낯선 내용들일 것이다. 그런 내용을 모른다면 보통이 아니라는 책의 제목은 가혹하다.

책이 좋고 나쁨을 떠나서 너무 한다. 물론 책의 내용이 나쁜 편은 아니었다.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괜찮은 책이었다. 쉽게 쓰여 있어서 접근성이 좋았다는 장점도 있고 말이다. 그럼에도 너무 한다는 건 본인들이 들이댄 잣대가 보통, 평범의 범주가 아니라는 것에 있다. 물론 내가 너무 낮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수적으로 필요한 지식이 아니라고 한다면 보통이 알아야 할 내용은 아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여섯 번째 대멸종도 시기의 문제일 뿐, 언젠가는 겪어야 할일입니다. 그때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 아니면 공룡처럼 과거의 화석으로 남을지 모를 일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분명한 것은우리가 그 멸종을 매우 앞당기고 있다는 사실이죠. -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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