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20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2020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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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 말이 되면 어김없이 나오는 책
이 시리즈가 시작된 지 벌써 10년이 넘었다고 한다. 아니 12년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정도 되면 이 책은 연례행사로 볼법하다. 그리고 언제나 연초가 되면 이 책은 베스트셀러의 상위를 차지한다. 무엇이 그렇게 매력적이기에 사람들은 연초만 되면 이 책의 구매에 주머니를 여는 것일까? 사실 트렌드라는 것은 예측하는 것이 아니다. 복잡한 설명이 있으나 간단히 말하면 트렌드는 유행이 고착화된 것을 말하는 것이다.

예측하는 것이 아닌 분석하는 것이다. 제법 오래 유행하고 있네? 그럼 이 현상을 트렌드로 보면 될까? 이런 종류의 분석이다. 그렇기에 책을 읽으면 당연히 생소하거나 처음 보는 내용이 아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이 책을 연 초마다 꾸준히 사다가 보는 것일까? 나도 이 대열에 끼어든 지 몇 년 되는데 뭐 별거 없네 라고 생각하면서 이 책이 나오게 되면 어김없이 책을 집어 보게 된다.

무엇이 이런 행동을 하게 만드는 것일까? 이 책이 엄청난 마력이 있는 것일까?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작년의 트렌드를 분석할 땐 어찌 보면 스스로 뿌듯해하는 것 같은 뉘앙스를 느낄 수 있고 틀려도 맞다고 은근슬쩍 바꾸기도 하는 것 같다는 인상을 풍긴다. 그리고 트렌드 예측했는데 잘 맞고 있다는 뿌듯함을 담고 있는 문장을 보면 예측이 아닌 흐름에 살짝 얹혀 있는 건데 무슨 대단한 예측이라도 한 양 이러는 것일까 웃음이 나기도 한다.

# 그럼에도 손이 갈 수밖에 없는
아무리 뭐 별거 없네 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더라도 책을 찾아보는 나의 모습과 늘 연초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는 책을 보면 웃으며 치부할 만만한 책은 아닌 것 같다. 다른 사람도 다 마찬가지일 것이다. 뭐 별거 없네 라고 하면서 늘 찾아보고 있으니 책이 꾸준히 팔리고 항상 연말이 되면 이슈가 되는 것일 거다. 그럼 어떤 마력이 있기에 그런 현상이 늘 일어나는 것일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1년을 회고할 수 있다는 것일 거다. 작년 회고를 할 때 작년에 잘 맞췄든 맞추지 못했든 회고에서는 이미 일어난 트렌드를 끼워 맞췄으니 확실한 1년간의 트렌드 흐름을 볼 수 있다. 이런 일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일 년을 되돌아볼 수 있게 된다.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이런 게 트렌드였구나 하는 생각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게 되는 건 어쩔 수 없겠다.

이제 시작할 1년에 대한 트렌드 역시 마찬가지다. 한참 인기를 끌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 정리한 것이니 지금 이런 것이 유행하고 있구나 하는 지금에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물론 유행이 슬그머니 사라지는 경우도 있겠으나 몇 년간 유행이 되어야 트렌드가 되는 것이니 다른 형태로든 1년은 이어간다. 그러니 유행에 대해서 숙지하고 있다면 2020년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을 수 있게 되니 읽게 되는 것 같다.

# 2020년의 트렌드는?
많은 트렌드를 제시했으나 10가지 되는데 몇 가지는 틀릴 것 같다. 이유는 별거 없다. 신종 코로나로 인해 삶이 엄청나게 변화했기 때문에 몇 년간의 트렌드가 순식간에 사라질 것이 몇 있을 것이다. 이건 이견의 여지가 없다. 물론 2021 신판에서는 어떻게든 맞췄다고 쓰겠지만 말이다.

펜슈머, 업글, 편리미어 등 이런 것들이 20년 트렌드로 유지할 수 있을까?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한다. 20년은 생존이 가장 큰 트렌드가 될 것으로 생각이 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1년을 관통할 것이다. 그게 21년 이후도 유지될 수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그것으로 인해 많은 삶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코 지금의 트렌드가 유지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일이 없었다면 트렌드가 유지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트렌드는 변한다. 하지만 이렇게 대격변은 일어나기 어렵고 일어나지도 않았으면 한다고 생각한다.

‘크루‘나 ‘살롱‘과 같은 일시적 공동체가 뜨는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연유한다. 이제 사람들의정체성은 가족·학교·직장·지역사회에만 기인하지 않는다. 집단성이 해체되고 철저히 개인 중심으로 재편된 사회에서 각자 정체성은 개인이 지닌 무수히 많은 상황과 지향점으로 파편화된다(2 020 전망편, ‘멀티 페르소나‘ 키워드 참조). 이제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 흐름 위에서 러닝 크루, 취향공동체, 북살롱 등 동일한 목적지를 향하는 사람들과 잠시 합승하기를 꺼리지 않는다. 이들은 사람이 아니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가치와 지향점 에 소속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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