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 다크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하루키가 이런 소설을
이제까지 하루키 소설과 제법 다른 형식이다. 하루키의 소설은 긴 시간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긴박감이 사실 없다. 긴박감은 시간의 흐름이 짧거나 사건의 전개가 빨라야 생기기 마련인데 하루키 소설들은 대사가 길고 설명이 길기 때문에 긴박감과는 거리가 멀었다. 또한 판타지적인 요소 때문에 시간이 더욱 길어진다. 많은 시간이 흐르고 지난 것 같은데 환상 속에서 있었던 일 이런 식이 되다 보니 이야기가 지루해진다.

이건 하루키 소설의 장점이자 단점이기 때문에 가타부타할 성격의 일은 아닌 것 같다. 이것이 싫다면 하루키 소설을 읽으면 안 된다. 그의 소설 대부분이 저런 형태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이야기를 만들던 하루키가 굉장히 짧은 호흡의 소설을 냈다. 시간의 흐름으로 진행이 되고 이야기 전개는 만 하루가 되지 않은 짧은 시간에 일어난다. 당연히 하루키 전매특허인 판타지가 없는 것은 아니나 워낙 짧은 시간의 이야기를 풀다 보니 긴박감이 유지가 되었다.

# 영화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충분한 일이다. 하루키의 소설이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지만 과연 소설로 만들 수 있는 작품이 얼마나 될까 생각해 보면 애매하다. 언뜻 생각해도 [노르웨이의 숲] 외에 영화로 만들 수 있는 작품이 있기는 할까 생각이 든다.

다른 문제가 아니다. 판타지 요소와 실제 요소를 어떻게 적절하게 조화할까 그것도 재미를 유지하면서 또한 앞에서 한 이야기인 이야기가 지루하지 않도록 어떻게 스토리를 이끌어 나갈까 하는 문제로 영화화는 쉽지 않은 선택이다. 그것을 생각했는지 빠른 템포로 스토리를 풀어낸 책이 이 [애프터 다크]다. 중간에 나오는 판타지성 이야기는 같이 넣어도 몽환적인 분위기를 이끌어 낼 것으로 보여 나쁘지 않아 보였다.

# 무슨 내용이야?
하루키의 책은 항상 무수히 많은 해석이 따라다닌다. 나는 왜 책을 해석하면서 읽어야 하나 생각하는 사람이다. 책 하나 하나 볼 때마다 해석한다면 귀찮아서 어디 책 읽고 싶겠어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쉽게 다 읽고 난 후 내 생각을 정리하고 해석을 찾아본다. 나는 해석을 하지 않기 때문에 나는 느낌이고 이걸 해석과 연관시켜 생각해본다.

이야기의 핵심은 밤부터 새벽까지 일어난 사건이라는 점이다. 별다른 큰 일은 아니다. 동창을 만나고 도움을 청하는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 아침을 먹고 헤어지면서 만남을 예고하는 그야말로 언제나 어디서나 흔하게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다. 이런 이야기를 학고 싶었던 것은 아닐거다. 그러면서 언니와 여자 주인공과의 관걔를 생각하게 한다. 결국 여자 주인공이 언니를 이해하려 하면서 소설은 끝나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육체의 순간적인 신호를 뚜렷이 눈에 담는그 떠림은 앞으로 찾아올 뭔가의 작은 태동일지도 모른다. 또느 작은 태동의 작은 징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의식이 미미한 틈새를 통과해 뭔가가 이쪽으로 징표를 보내려 하는 것이다. 그런 명확한 인상을 받는다.
우리는 징조가 다른 꿍꿍이의 저해를 받지 않고 아침의 새 햇살속에 시간을 들여 부풀어오르는 것을 주의 깊게, 은밀히 지켜보려한다. 밤은 비로소 막 끝난 참이다. 다음 어둠이 찾아올 때까지 아직 시간이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