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아이 자존감 - 외모와 몸매 스트레스 벗고 당차게 성장하는 비결
로빈 실버만 지음, 김은경 옮김, 김율리 감수 / 북로그컴퍼니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 이거면 되나?
책을 읽을 때 어떤 내용일까 상상하고 나서 책을 본다. 이 책에는 이런 내용이 담겨 있겠지? 이런 의미가 있을 거야 이런 생각을 하고 책을 읽는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 동일한 내용이 담겨 있다면 ˝역시 내가 맞았어!˝ 다른 내용이 담겨 있다면 ˝예상과는 다르네?˝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을 보기 전엔 이 책은 ˝여자아이의 자존감을 살리기 위해 이런 내용이 담겨 있겠지?˝ 이런 생각으로 책을 읽었다.

하지만 책의 내용은 정말 깜짝 놀라게 할 만큼 놀라웠다. 엄청난 내용에 놀란 건 아니다. 오히려 너무 엄청나지 않은 내용에 깜짝 놀랐다. 한 권의 책에 담긴 내용이 한 줄로 요약될 만큼 간결해서다. 한 줄로 표현한다면 이렇다. ˝몸무게로 여자아이를 뭐라고 하지 마세요˝ 이 책의 내용은 이게 전부다. 설마 해서 끝까지 샅샅이 살펴봤지만 저 내용 이외 아무런 내용이 없다.

# 몸무게 = 자존감
이 책은 미국의 저자가 쓴 책이다. 우리나라랑 괴리가 있을 수 있겠으나, 본질은 비슷하다고 생각이 된다. 그런데 결론은 저 공식이라는 것을 전제로 모든 이야기가 진행된다. 여자애들이 자존감이 떨어지는 이유는 다름 아닌 몸무게 때문이란다. 그리고 그 외에 더 이상 거론되는 이야기가 없다. 그 뜻은 몸무게에 대한 이슈만 해결하면 자존감이 상하지 않는다는 뜻일까?

미국은 우리나라랑 달라서 여성이 차별받지 않아서 자존감이 상하는 일은 없어서 그런 것이다.라고 한다면 이해하겠다. 하지만 다른 책을 읽을 때 받은 감상은 오히려 우리나라보다 여성에 대한 차별이 더 심한 것으로 보였다. 그 한 권의 책이 전부를 대변하는 것은 아닐 테지만 페미니스트 책에서 그런 내용이 나온다는 것은 어느 정도 차별은 분명히 존재한다는 뜻일 것이다. 그런데 몸무게만 자존감에 영향을 끼친다는 내용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 그래서 살을 빼라고? 말라고?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애매함을 느꼈다. 그래서 결론은 뚱뚱하든 날씬하든 신경 쓰지 말라는 것일까? 아니면 뚱뚱하지 말라는 뜻일까 하는 애매함이다. 몸무게 이야기는 하지 말라고 한다. 그런데 살이 쪄서 건강이 좋지 않을 것 같으면 건강 때문에 살 빼라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한다. 몸무게가 모든 이야기의 척도인 것 마냥 적고 있다.

이 내용은 사실 한 개의 장으로 끝내도 될만한 내용이 아닐까? 책 한 권으로 엮어야 할 만큼 대단한 내용일까 생각하면 뭔가 이상했다. 아무리 몸무게에 대한 내용이 중요하다고는 하나 이렇게 까지 해야 한다는 것일까 의아했다. 좀 적당히 했으면 아름다웠을 텐데 한 권 내용을 내내 몸무게에만 쏟아내다니 지면 낭비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 여자아이 자존감˝
여자의 자존감은 외모다˝의 범주에서 1cm도 넘어가지 못한 진부한 내용이다. 물론 외모 때문에 자존감이 상할 수 있다. 그건 큰 문제가 아니다. 자존감은 피부에 의한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있는 뇌에서 나오는 것이다. 아니면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런 내용이라고 진부하다고 느꼈을 텐데 그것도 아닌 외모에 대한 지적만 잔뜩 하는 게 과연 자존감을 높이는 것에 어떠한 좋은 영향을 끼치는지 사실 잘 모르겠다.

고작 외모 그중에서 몸무게 이야기만 그렇게 하려고 책을 썼을까라는 허탈감마저 들었다. 그걸 읽었다는 것에 대해서도. 중간에 끊을 수도 있었겠으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읽다 보니 거의 다 읽게 되어 에라 모르겠다 라는 심정으로 다 읽었다. 끝까지 외모에서 1mm도 나가지 않고 마무리되는 책을 보고 기가 막힘을 느꼈다. 그러면서 얼마나 미국은 몸무게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하면 저럴까 생각도 해보았다. 그렇다고는 해도 심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아무튼 썩 좋은 책은 아니었다.

"쉽지 않은 일이니까요. 남이 어떻게 생각하든 신경 쓰지 않고 내 몸매가 어떻든 자신감을 갖는다면 좋겠다는 생각은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제가 그러면 사람들은 잘난 척한다고 할걸요."
"자신감 넘치는 것이 잘난 척하는 거라고?
"모두에게 그렇다는 게 아니고요, 여자아이가 자신감에 넘치면 그렇게 본다는 말이에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