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잉글사이드의 앤 - 빨간 머리 앤 6 빨간 머리 앤 6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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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 연대기의 어느 시점
앤이 엄마가 되었다. 한두 명도 아닌 무려 6명의 엄마인 것이다. 원래 7 명이었는데 첫 째는 사산하는 것으로 나와 총 6명의 엄마로 책이 시작한다. 앤과 길버트 간에 사랑이 넘치는 것을 표현하고자 했던 것일까? 아니면 원래 100년 전 캐나다는 이렇게 다산이었을까? 잠깐 생각해 보다가 부모님의 형제들을 생각하고선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100년 전은 저게 당연한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와!’ 하지만 말이다.

앤은 아이를 6을 가진 가정주부다. 글 쓰는 것은 포기하지 않았지만 육아를 병행하다 보니 그냥 소소한 글 쓰기 정도만 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1~2권 읽었을 때는 앤이 작가로 큰 성공을 거두는 것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었는데, 6 권 끝날 때 보니 그런 일은 없을 듯싶다. 그러기를 바랐는데 많이 아쉬웠다. 결국 평범한 앤 이라는 한 여성의 일대기를 적어놓은 책이 되었다. 그런 삶을 비하하는 것은 아니나 극적이었으면 했는데 그러지는 않았다.

# 어떤 사건일까?
1권 이후로 5권이 가장 재미있었다. 그 뜻은 6은 다시 재미 없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물론 심하게 재미 없어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5권처럼 입체적이고 다양하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외전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팬 서비스 차원에서 쓴 글 같은 그런 내용이었다. 그게 앤 보다는 앤의 자녀들 이야기로 6권이 채워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앤의 자녀들이 자라면서 발생하는 사고와 그 성장과정이 적혀 있다. 물론 그것을 의식해서인지 마지막 앤과 길버트의 애정을 다시 확인하는 장면이 들어가긴 하지만 분량이 너무 적어서 있으나 마나 한다.

심지어 길버트는 바쁘단 내용 말고는 아무런 내용이 없다. 길버트는 눈코 틀새 없이 바쁘다. 그래서 나오는 장면도 늘 바쁘다는 이야기 밖에는 없다. 이 책의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앤의 자녀들인 것이다. 심지어 앤도 바쁘다. 앤과 길버트는 외출을 하거나 야근을 한다는 내용이 주다. 귀여운 아이들의 이야기로 지면을 채우면 재미있을 거 같아서 그랬을까? 1 권에서 앤의 이야기로 히트를 쳤기 때문에 그랬을까? 못내 아쉬웠다. 이유는 앤의 성격을 부분 부분 떼어 놓고 자녀들을 만들었다는 느낌이 가도록 앤의 성격 부분으로 자녀들의 성격을 만들었다. 그래서 비슷한 사고를 치는 모습이 나온다. 그러다 보니 1권의 아류 정도로 인식이 된다. 6명이나 되는 자녀들을 표현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것은 알지만 말이다.

# 이야기가 어디까지 이어질까?
사실 굉장히 궁금하다. 이제 중년이 지나고 장년으로 향하고 있다. 이 소설이 어디까지 씌어졌을지 사뭇 궁금하다. 살짝 줄거리를 봤을 땐 7권에서 앤 이야기는 끝이 났다. 7권은 외전 격으로 앤의 막내딸 릴라의 이야기로 적혀 있다고 한다. 앤이 초록 지붕 집으로 오면서 시작된 이야기는 앤이 종장을 맞이 할 때까지 이어질 것일까? 아니면 적당한 삶에서 끝이 나는 것일까?

그 둘은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라고 하는 동화의 뒷 이야기를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 묘하다. 동화는 뒷 마무리 이후 어떻게 될지 궁금하면서도 알고 싶지 않다. 내가 상상했던 결말이 아니면 굉장히 서운 할 것 같아서 그렇다. 이 책은 그랬다. 과정이 몹시 서운하다. 길버트와 화해하는 것으로 끝났다면 그 후로 둘을 연인이 되고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하는 상상을 하며 좋아하지 않았을까?

적당히 현실적이고 적당히 동화 같아서 슬펐다. 그냥 한 편의 동화로 남았으면 좋지 않았을까? 저렇게 뒷 이야기까지 적어야 했을까? 혹자는 그럼 읽지 않으면 되지 않겠냐 하지만, 이미 글로 나왔다면 읽으나 읽지 않으나 구체화되어 있어서 무의미하다. 이미 만들어진 이야기를 내 맘대로 상상해 봐야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앞으로 남은 2권도 담담한 마음으로 읽어봐야겠다.

앤은 창문을 떠났다. 머리를 두 가닥으로 길게 땋고 흰 잠옷을 입은 모습은 ‘초록지붕 집’ 시절의 앤, 레드먼드 시절의 앤, ‘
꿈의 집‘의 앤 그대로였다. 앤의 온몸과 마음이 빛나고 있었다. 열린 방문으로 아이들의 부드러운 숨소리가 들려왔다. 좀처럼코를 골지 않는 길버트가 지금은 분명 코를 골고 있었다. 앤은 생긋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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