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코미디 - 유병재 농담집
유병재 지음 / 비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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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다른 이야기 할 것이 없다. 애초부터 블랙 코미디를 표방하고 쓴 책이기 때문에 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듯하다. 옛적부터 떠돌던 코미디 책 모음집 같은 느낌도 들고 그런 책 더하기 쎈 수위의 이야기를 살짝살짝 첨가하여 정치 색을 살짝 드러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유머로 수습한다. 물론, 최근처럼 연예인들이 정치색 드러냈다고 관리하는 시대도 아니고 여당을 공격하는 이야기도 아니다 보니 큰 반향을 보일 것은 없을 것 같다.

실례로 저자의 경우 정권이 바뀌기 전에는 상당히 언록에 자주 노출이 되었는데, 현재는 잘 보이지 않는다. 강한 권력을 향해 발톱을 드러낼 때는 대리만족감에 많은 노출이 되었는데, 강한 권력이 뒷방으로 스러지고 다른 편이 정권을 잡게 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큰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는 듯하다.

책 자체는 그렇다. 그렇다는 말 이외에는 딱히 표현할 말은 없다. 유병재라는 타이틀을 걸지 않았으면 출판이나 되었을까 싶긴 하다. 앉은자리에서 한 시간 정도면 뚝딱 다 볼 수 있을만한 분량이다. 유머 한 편 한 편이 길지 않고 베베 꼬지 않았다. 직설적으로 유머를 썼기 때문에 피식하면서 웃을 수 있다. 다만, 풍자는 약하기 때문에 오래 생각할만한 내용이 없다는 것이 아쉽다.

정권이 바뀐 이후 나온 책이기 때문에 그런 듯도 하다. 이 책이 의미를 갖으려면 서슬 퍼런 시절에 나왔어야 했다. 저술은 그때 했을 수도 있지만 출간이 그 이후이기 때문에 단순한 유머집 이외의 의미나 가치는 가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시간 정도 쓴웃음을 지으며 볼 책으로는 괜찮은 듯 하나 그 이상의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내장이 파먹힌 채 들판에 누워 있는 버펄로 사체를 구경하며 저녁밥을 먹는다.
동물의 사체는 초등학생 하교시간에TV에서도 볼 수 있지만 사람의 시체는 그렇지 못하다.
사실 크게 다르게 생기지 않았는데도 우리는 사람의 피부 속을 보면 징그러워하고동물의 피부 속을, 우리는 구워 먹기까지한다.
나에게도 있는 모습이 드러난 것 같은막연한 두려움 때문일까?
저게 내 모습일 수도 있다는 공포 때문일까?
나는 나의 못나고 못된 모습을 하고 있는 누군가를 극도로 미워하고 경계하곤한다.

- 본문 P168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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