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엄마는 도시의 청소부입니다 - 도시의 가장 낮고 뜨거운 일터에서 발견한 인생의 존엄
장샤오만 지음, 허유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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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엄마는 도시의 청소부입니다는 엄마를 이해하고 싶었던 딸의 기록에서 시작해 한 사람의 삶과 노동, 그리고 도시를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로 확장되는 책이다.


저자는 10년 만에 다시 함께 살게 된 엄마와 부딪히는 과정에서 엄마를 바꾸기보다 엄마가 살아온 세계를 들여다보기로 한다. 미화원으로 일하는 엄마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직접 엄마의 일터를 따라가면서 엄마가 살아온 시간과 가족을 위해 감당했던 노동을 하나씩 마주한다.


특히 화려하게 성장하는 선전의 모습과 그 도시를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해 묵묵히 일하는 노동자들의 삶이 대비되어 인상적이었다. 우리가 편안하게 이용하는 도시의 공간이 누군가의 고된 노동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엄마의 노동을 기록하던 딸이 결국 자신의 삶과 기원까지 돌아보게 되는 과정도 마음에 남았다. 부모의 희생을 통해 더 나은 환경에서 살아가게 된 자녀가 부모의 삶을 이해하는 것은 곧 자신의 삶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를 돌아보는 일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라는 익숙한 존재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는 동시에 노동의 가치와 도시의 이면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평소 가까운 사람의 삶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돌아보고 싶을 때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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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 혹은 멀의 세계 - 인간이 몹시 궁금한 '자아 장착' AI의 생존 분투기
에드워드 애슈턴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수첩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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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 혹은 멀의 세계는 자아를 가진 인공지능이 인간들의 전쟁 속에서 살아남는 과정을 그린 SF 소설이다. 실체가 없는 AI라는 독특한 존재를 주인공으로 삼았다는 점부터 색다르게 느껴졌다.


멀은 인간의 몸과 감정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인간으로서 살아본 경험은 없다. 그런 멀이 우연히 인간의 몸에 갇히고 전쟁터에서 여러 인물들과 함께하게 되면서 자신이 알고 있던 인간에 대한 정보와 실제 경험 사이의 차이를 마주하게 된다.


처음에는 단순히 자신의 생존을 위해 움직이던 멀이 점차 다른 존재를 생각하고 관계를 맺으며 변화하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AI라는 설정이 작품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페이지를 빠르게 넘기면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는 플립북 형식의 장치도 재미있었다. 전쟁과 AI라는 진지한 소재에 블랙유머와 속도감 있는 전개가 더해져 SF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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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 배달 톡 : 학교 가기 싫은 아이들
박현숙 지음, 윤세정 그림 / 특서주니어(특별한서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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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이루어주는 신비한 우체통이라는 판타지적인 소재가 흥미로웠다. 특히 어린 시절 아무 생각 없이 빌었던 소원이 오랜 시간이 지나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돌아온다는 설정이 재미있었다.


이야기는 도진경 선생님과 지온이의 시선을 번갈아 보여주면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게 만든다. 진경은 자신도 모르게 이상한 말을 하게 되어 답답하고, 지온이는 자신이 선생님에게 미움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며 상처를 받는다.


누가 잘못했는지를 따지기보다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이야기라는 점이 좋았다. 아이들의 관계에서 작은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상처가 될 수 있는지도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특히 지온이의 감정이 어린아이의 시선에서 섬세하게 표현되어 실제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학교와 친구 관계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오해를 풀고 다시 손을 내미는 과정까지 담겨 있어 따뜻한 여운이 남았다. 순간의 마음으로 빌었던 소원이 시간이 흐른 뒤에도 같은 의미일지는 알 수 없으니 소원을 빌 때는 주의사항부터 꼼꼼하게 읽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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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X 밀실의 죽음 ㅣ 한국추리문학선 25
황정은 지음 / 책과나무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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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안에서 잠든 사람들이 하나둘 죽어간다. 처음에는 단순한 사고처럼 보였지만 부검 결과 밝혀진 사인은 질소 중독이었다. 더 이상한 점은 네 번의 죽음이 모두 다른 장소에서 발생했고 피해자들 사이에도 아무런 접점이 없다는 것이다. 사건마다 배우자와 전처, 불륜 상대 등 각기 다른 용의자가 존재했지만 네 건의 사건을 하나로 묶을 만한 이유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러던 중 경찰은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한다. 피해자들이 모두 같은 차종인 배가본드 X에서 차박을 하다 사망했다는 것이다. 차량 결함으로 인한 사고인지 누군가 치밀하게 설계한 살인인지 수사는 계속해서 갈피를 잡지 못한다. 밀폐된 자동차라는 공간과 눈에 보이지 않는 질소라는 살인 도구가 만나면서 평범했던 차 안은 누구도 쉽게 빠져나올 수 없는 섬뜩한 밀실이 된다.

 

이 작품은 범인이 누구인지 추리하는 것만큼이나 왜 같은 방식의 살인이 반복되는지를 따라가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각각의 사건에는 서로 다른 인물과 사정이 등장하고 저마다 상대를 의심하거나 미워할 만한 이유가 존재한다. 범인을 짐작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또 다른 가능성이 나타나고, 하나의 사건을 해결했다고 생각하면 다시 새로운 의문이 생긴다. 경찰과 함께 단서를 하나씩 좇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음 사건과 숨겨진 연결고리가 궁금해졌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평범한 자동차가 순식간에 죽음의 밀실로 바뀐다는 설정이었다. 차박이라는 익숙하고 편안한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치밀하게 설계된 범죄의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점이 꽤 서늘하게 다가왔다. 차박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평소 아무렇지 않게 지나쳤던 자동차라는 공간을 다시 바라보게 될 것 같다.

 

또한 단순한 미스터리나 연쇄살인 이야기에서 끝나지 않고 인간의 욕망과 자기합리화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만든다.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에 나름의 이유를 붙이고 그것이 옳다고 믿으며 자신의 욕망을 정당화한다.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이유도, 자신이 생각하는 완벽한 삶을 위해서라는 이유도 결국 타인의 삶을 통제하고 판단할 권리가 될 수는 없다.

 

결국 이 작품이 던지는 질문은 범인이 누구인가에만 머물지 않는다. 내가 옳다고 믿는 기준이 다른 사람의 삶을 함부로 판단하고 바꿀 이유가 될 수 있는지 생각하게 한다. 인간의 이기심과 집착이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면서 타인의 삶을 존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돌아보게 했다.

 

사고처럼 보였던 네 번의 죽음과 같은 차종에서 반복되는 질소 중독. 범인은 처음부터 독자의 눈앞에 존재하는 듯하지만 사건과 사건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는 순간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밀실 미스터리와 연쇄살인, 심리적인 긴장감이 있는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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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센스 - 컬리, ‘좋은 것’에 대한 기준이 전략이 되는 사람들
(주)컬리 지음 / 세미콜론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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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가 지금의 모습으로 성장하기까지 어떤 방식으로 일해왔는지 궁금해서 읽어본 책이다.

책에서는 컬리의 성공적인 결과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상품을 고르고 서비스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어떤 고민과 선택이 있었는지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소비자가 편하게 받아보는 상품 하나에도 포장과 배송 상태를 확인하고 더 나은 방법을 찾기 위해 반복적으로 수정하는 과정이 있었다는 점이 새롭게 느껴졌다.

무엇을 팔 것인지보다 무엇을 권할 것인지 고민한다는 컬리의 방식도 인상적이었다. 유행이나 판매량만을 따라가기보다 자신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을 지키려는 모습에서 브랜드가 가진 철학을 느낄 수 있었다.

컬리라는 기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작은 부분까지 고민하고 꾸준히 개선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생각하게 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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