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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문방구 ㅣ 제제의 그림책
간장 지음 / 제제의숲 / 2023년 11월
평점 :
표지 그림글자 제목부터 기대감을 주면서 눈길을 확 사로잡는다.
특히 이 책은 면지에 표현된 그림과 정보를 찬찬히 살펴야 한다.
숨어있는 동물 친구들에 대한 힌트와 더불어 마치 관광 안내문처럼
그림책의 세계로 들어가는 가이드 역할을 해 주기 때문이다.
심지어 작가 소개와 출판 사 발행일이 찍힌 지면조차도 활용한
깨알 같은 그림 메시지를 잘 포착할수록 재미가 더해진다.
미술학원에 도착한 미로가 텅 빈 가방을 보고 당황하게 되는데
“분명히 다 챙겨놨는데, 어떻게 된 거지?”
라고 중얼거리는 가운데 만화처럼 펼쳐진 8컷 그림에
사건의 전말이 코믹하게 드러난다.
다행히 엄마가 챙겨준 비상금 만원으로 준비물을 사러 나서게 되고.
첫 번째 들른 편의점에선 유혹을 뿌리치지만 역시 아이답게
여기저기 한눈팔면서 야금야금 돈을 써 버리는 상황에 맞닥뜨린다.
설상가상으로 넘어져 생긴 예기치 않은 상처로 인해 약국까지 들르면서
준비물을 사기도 전에 돈을 거의 다 써 버리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문방구에 다다랐더니 웬 고양이가 수수께끼를 내고
전화위복으로 돈 없이도 준비물을 챙길 기회를 얻게 된다.
수수께끼와 함께 각종 그림 속에 숨어있는 정답을 찾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정답을 맞히면 펑 하고 마법처럼 미로가 원하던 앞치마, 물감으로 변한다.
그러다 마지막 지우개 정답을 못 맞히게 되면서 냄새가 나는 이상한 붓을
얻어 오게 되는데....
우여곡절 끝에 준비물도 다 챙기고 아슬아슬하게 미술학원으로 돌아왔는데.
순조롭게 진행될 것 같던 미술수업은 붓이 멋대로 움직이면서 엉망진창이 되고
문방구에 바꾸러 갔더니 도로 멀쩡해져 있는 게 아닌가.
어떻게 된 걸까? 미로는 고개를 갸웃하고....
마지막 면지에 동네 지도가 펼쳐져 있어 미로가 다녔던 상점이며 동선을
한눈에 볼 수 있고 아울러 동네에 대한 개념도 익힐 수 있다.
미로라는 아이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이의 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미로 같은 골목 길에 자리한 각종 상점에 대한 기능과 정보도 얻을 수 있고
돈 계산에 따른 경제 관념도 짚어 줄 수가 있다.
창작 동화지만, 유치원과 이제 막 학령기에 접어든 아동들에게 상상력을
자극해 주면서 교육적 요소도 자연스럽게 녹여내었다.
무엇보다 아기자기한 그림 속에 녹여낸 유머코드가 압권이고 작가님 특유의
시그니처 캐릭터도 찾아 볼 수 있어서 그림책의 묘미를 한껏 느낄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