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밤 썰매장 보랏빛소 그림동화 47
간장 지음 / 보랏빛소어린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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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추위가 예고된 어느 겨울날 집고양이가 종이비행기로 접은 초대장을 날리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달밤 썰매장겨울밤에만 열리는 비밀 놀이터같은 그림책이다.

눈이 소복이 쌓인 밤, 조용하던 숲이 조금씩 깨어나고, 그 안에서 작은 기대들이 모여 하나의 축제가 된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크게 설명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온기다.

등장인물들은 말이 많지 않지만, 서로를 기다리고 함께 움직이며 자연스럽게 마음을 나눈다.

누가 주인공인지보다 함께 있음자체가 중심이 되는 이야기다.


기존의 클리세와 달리 집고양이가 숲속 친구들을 집으로 불러들이는데

특히 인상적인 점은 썰매장이 거창한 장소가 아니라는 것이다.

어른의 시선이라면 그냥 스쳐 지나갈 평범한 공간이지만

아이들의 상상력이 더해지며 전혀 다른 세계가 된다.


이 책은 상상이 장소를 바꾸고, 마음이 풍경을 바꾼다는 것을 조용히 보여준다.

그림 역시 아기자기한 만화풍이면서도 과하지 않다.

짙은 밤의 색과 달빛의 대비, 넉넉한 여백은 책장을 넘길수록 마음을 느리게 만든다.

소란스럽지 않아서 오히려 오래 머물고 싶어지는 그림이다.


달밤 썰매장은 흥분이나 반전으로 기억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읽고 난 뒤에도 한동안 마음에 남아 있는 온기로 기억되는 그림책이다.

아이에게는 상상의 문을, 어른에게는 잊고 있던 겨울밤의 감각을 조용히 열어 보여준다.

연말 연시에 선물하기 딱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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