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배프! 베프! - 제22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반달문고 40
지안 지음, 김성라 그림 / 문학동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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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와 복지의 그늘을 이토록 산뜻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미화하거나 은폐한 것도 결코 아닌데 말이다. 있는 그대로 정면으로 부딪쳐 이야기를 풀었는 데도 지나치거나 모자람 없다. 그게 가능했던 것은 줄 곳 아이들의 눈높이로 접근했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만만치 않은 작가의 내공이 느껴지는 글이었다. 무엇보다 손에 잡힐 듯 동심을 그려낸 것이 압권이었다.

이야기는 서진이라는 아이한테 카드가 생기면서 시작된다.

문제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체크 카드가 아니었기에 서진은 곧 당황할 수밖에 없게 된다

어려운 가정형편때문에 늘 친구가 사주는 떡볶이를 먹어야 했던 서진은 한 번쯤 자신도  한턱내고 싶었을 뿐인데 예기치 않게 일이 꼬여 버리고 만다.

서진의 카드는 아무 데서나 쓸 수가 없는 급식 카드였기 때문이다.

문득 오래전의 무상급식 논란이 떠올랐다. 그럴듯한 명분의 선별적 복지라는 말에서

복지와 불우이웃 돕기를 동급으로 치부하는 듯한 황당함에 씁쓸했던 기억 말이다.

세금을 낸 국민이라면 당연히 누려야 할 복지 혜택을 적선하고 받는 식으로 제도화하려는

자들의 무지와 무신경이 여기 이 이야기에서도 고스란히 녹아있다.

탁상행정의 결과인 모순 투성이 상황에 순수하고 천진한 아이의 마음은 상처를 받는다.

그러나 서진은 어른들의 무신경에 상처받았을지언정 위축되지 않는다.

나름 적응하며 당당하게 활용한다. 그럴 수 있던 것은 서진이 내면에 있는 자존감과

친구들과의 우정 덕분이다. 덕분에 아이들은 심리적 허기도 채워 나간다.

제도적 허점과 모순을 당당하게 극복하는 아이들의 이야기여서 좋았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과 시스템이 제아무리 어설퍼도

아이들은 그 특유의 천진함으로 극복하고 치유해 간다는 점에서

아이는 어른의 스승이라는 말이 새삼 실감 났다.

헬조선이라는 신조어가 무색한 이 시대에 어른에게도 힐링이 되는 멋진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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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저어써 2022-01-13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상처받았을지언정 위축되지 않는 아이들˝ . ˝심리적 허기를 채워˝간 그들의 용기과 지혜에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