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만한 눈사람 생각하는 분홍고래 3
세예드 알리 쇼자에 글, 엘라헤 타헤리얀 그림, 김시형 옮김 / 분홍고래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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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에 등 돌리고 앉아 있는 거대하고 거만한 눈사람이라니! 추운 겨울 꽁꽁 언 손 불어가며 만드는 눈사람, 어린이들의 다정하고 친근한 친구같은 이미지의 눈사람에게 권력을 휘두르는 독재자의 이미지를 심어준 것이 독특했다.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마을 사람들을 도와주려고 해님이 찾아왔을 때 마을사람들이 봄이 오는 것이 기다려지지 않는다며 해님을 그냥 떠나보내는 장면이었다. 권력 앞에 무릎 꿇고 진실을 이야기할 용기가 없어 자기 자신까지 속이는 사람들, 동화가 아닌 현실로 다가왔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어린이들보다는 어른들이 읽으면 더욱 느끼는 게 많을 것 같다. 지금 우리들 또한 곁에 있는 거만한 눈사람을, 그리고 봄을 주고자하는 해님을 못 본 척하고 있지는 않은지, 세상의 부조리에 눈 감지 않고 진실을 외칠 용기가 내게 있는지를 돌아보게 된다. 어린이들에게는 정치와 민주주의를 가르칠 때 함께 들려주면 좋겠다.

  이란의 어린이들이 우리들과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눈사람을 만드는 모습이라든지, 하얀 겨울 세상에 알록달록 옷을 입은 사람들과 장난감 마을같은 모습의 삽화들도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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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수업에 몰입하게 하는가 - 골든 애플 어워드가 인정한 최고의 교사, 데이브 버제스의 해적교수법
데이브 버제스 지음, 강순이 옮김, 유영만 감수 / 토트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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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이 수업에 몰입하게 하는가' , 처음에 이 책의 제목을 보고는 학생들이 수업에 몰입하도록 하기 위해 교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책이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덮을 때에는 수업 시간의 학생의 몰입에서 나아가 수업에 대한 교사의 몰입에 초점을 맞추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랬다. 학생들이 수업에 몰입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선 교사 자신이 그 수업에 온전히 몰입해야 하는 것이었다.

  이 책의 원제는 'TEACH LIKE A PIRATE'이다. 해적이라는 말에서 떠오르는 이미지는 다양하겠지만, 저자는 그 모험심과 도전 정신에 중점을 둔다.  해적 정신을 열정, 몰입, 관계, 질문과 분석, 변신, 열광, 이 여섯 가지로 풀이하며 이들을 교육자가 지녀야 할 기본 철학으로 제시한다.

  나는 그 중에서도 특히 첫 번째 장인 '열정'이 이 책의 핵심을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르치는 사람이 열정적이지 않다면 배우는 사람 역시 열정적일 수 없다. 열정을 가르치는 내용에 대한 열정, 교사라는 직업에 대한 열정, 개인으로서의 열정으로 구분함으써, 가르치는 내용에 대한 흥미가 없을 때에도 매일 교사로서의 열정으로 채울 수 있어야 함을 이야기하는 것이 와 닿았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해적교수법이 엄청나게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의 저자가 지닌 교육에 대한 열정은 분명 엄청나다. 그것이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이유다. 책을 읽으면서, 경력이 쌓일수록 보다 편안하고 안정적인 수업을 찾아가던 나의 모습이 부끄러워졌다. 실패의 가능성이 없는 시도로는 의미있는 성취가 불가능하다는 저자의 말을 기억하고, 도전하고 실패할 수 있는 열정, 용기를 찾아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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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만드는 이야기, 들어볼래? - 책 만드는 사람 일과 사람 17
곰곰 글, 전진경 그림 / 사계절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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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래 이런 류의 책엔 관심이 없고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서는 이 '일과 사람' 시리즈를 좀 더 구입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편집자나 출판자, 어느 한 직업에 대한 설명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책 한 권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직업의 사람들이 협력해야 하는지가, 실제로 일과 사람 시리즈 중 '한의사 편'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줄기로 해서 나타나고 있다. 고생하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작가가 책을 쓰면 곧바로 책이 만들어지는 줄 아는 어린이들에게 책의 가치를 한 번쯤 더 생각해볼 수 있게 할 것이다. 

  또한 책의 내용 못지 않게 그림이 정말 좋다. 역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그린 그림이라 그런지 그림 한 장 한 장에 그 의미가 잘 담겨 있다. 장마다 다른 기법을 사용하며 정성껏 그려진 삽화들이 서로 아이디어를 나누어가며 완성해가는 책의 모습을 잘 나타내고 있다.

  흥미진진한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지는 않기에 다소 지루해할 아이들도 있겠지만, 책을 좋아하고 관련 직업에 관심이 있는 어린이에게는 시중의 어느 책보다도 값진 이야기가 될 듯하다. 아이들이 스스로 꿈을 찾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관심 있는 직업을 탐색해볼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주는 이 책이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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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예요? 생각하는 분홍고래 2
콘스탄케 외르벡 닐센 지음, 정철우 옮김, 아킨 두자킨 그림 / 분홍고래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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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만으로도 한 번쯤 되돌아보게 하는 책이 주머니에 손을 넣고 별을 보고 있는 한 소년의 그림으로 다시금 눈길을 끈다.

  "나는 누구예요?"

  질문하고 싶어지고,

  "나는 누구예요?"

  질문하는 소년을 만나고 싶어지게 하는 책이다.

  주인공 윌리엄은 끈기 있게 묻고 끝없이 생각한다. '나는 누구일까?', 모두들 한 번쯤 고민해봤을 법한 주제가 윌리엄의 물음으로 다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상상하게 만들었다.  

  누군가의 꿈, 따뜻한 심장, 좋은 친구... 윌리엄을 만족시키는 대답들은 아니었지만, 정답이 아니라고 해도 어느 하나 가치없는 답변일 수가 없다. 바로 윌리엄이 사랑하고 윌리엄을 소중히 여기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나'를 찾기 위해서 나와 관계 맺고 있는 이들과 만나고 물어야 하는 것이 비단 어린 아이의 일만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영원히 확실한 정답을 얻을 수 없을지 모르지만, 포기하지 않고 답을 찾으며 공들인 그 시간만큼 또다른 의미와 깨달음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 나를 찾아와 윌리엄과 같은 질문을 했더라면 나는 무어라 답해줄 수 있었을까? 그리고 나는 누구에게 물어야 할까?

  "나는 누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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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이야기꾼 전기수 징검다리 역사책 3
정창권 지음, 김도연 그림 / 사계절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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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치며 한글 소설이나 판소리 같은 조선 시대의 문화를 설명하기도 했고 그 당시 이야기책을 읽어주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알았지만, 그것이 '전기수'라 불리는 직업인이었다는 것은 처음 알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조선 시대 전기수가되는 과정, 그들의 활동 모습, 전기수에 대한 사회의 인식까지를 살펴볼 수 있었다.

  이 책은 이자상이라는 실존 인물이 자신의 꿈을 찾아 노력하며 발전해나가는 성장 소설의 틀 속에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이자상이 대를 이어 서리가 되길 바라는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김옹이라는 당대 최고였던 전기수를 따라다니며 한 명의 전기수로서 성장해가는 이야기이다. 전기수로서 이야기를 실감나고 재미있게 읽기 위한 방법을 배우는 것뿐만 아니라, 스스로 '임경업전'이라는 한 권의 이야기책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또, 한 인물의 삶을 통해 전기수라는 직업뿐만 아니라 조선 시대의 문화를 들여다볼 수 있어 좋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다가 나라에서 쫓김을 당하고, 나중에는 그 일로 인해 죽음까지 당하는 부분은 원래 이자상의 이야기는 아니라지만 실제 있었던 일이라 하니 더 안타까웠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야기에 목마른 민중들이 둘러앉아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울고 웃고 삶을 위로받는 모습이 따뜻하게 그려지는 책이었다.

  무엇보다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전기수라는 꿈을 키우고 그 꿈을 실현해가는 이자상의 모습이 진로 문제로 고민인 아이들에게도 또다른 나침반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아이들이 자상처럼 자신의 꿈을 나눌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해나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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