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괜찮은 척, 이제 그만두겠습니다 - 심리상담사가 들려주는 감정 회복의 심리학
양스위엔 지음, 박영란 옮김 / 파인북 / 2025년 9월
평점 :

#도서협찬 #괜찮은척이제그만두겠습니다
[괜찮은 척, 이제 그만 두겠습니다]를 읽으면서 중간 중간 한 내용에 멈춰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던 것 같다. 나를 뒤돌아보는 시간,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에서의 내 모습, 가정 내에서의 나의 모습, 외부 활동에서의 나의 모습 그리고 요즘은 사춘기를 겪고 있는 우리 딸의 일상과 마음에 오랜 시간 머물러 있었던 챕터들이 많이 있었다.
마음에 공감을 얻기도 하고, 위로를 받기도 하며 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안 그래도 딸이 이 책을 빨리 읽고 싶다고 해서 나 또한 책을 받자마자 열심히 읽은 것 같다. 아이가 다 읽으면 그 주에 책을 가지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예쁜 카페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면서.
두 가지의 이야기를 먼저 해보려고 한다.
한 가지는 sns상에서 많이 보았을 것 같다. 배경은 축구장이었던 것 같다(야구장과 헷갈린다;;). 그때 한 사람은 그저 무뚝뚝하고 감흥 없이 경기를 관람하였다. 그러나 다른 한 사람은 그 사람 옆에서 엄청 즐거워하며 소리 지르고, 아쉬움도 남기며 누가 보아도 제대로 경기를 즐기고 있었다. 한 사람은 평범해 보이거나 재미없어 보였지만 그 한 사람은 정말 행복함 그 자체였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어느 날은 무뚝뚝한 한 사람만 경기장에 찾아 왔다. 그리고 자신의 옆 자리에 수건(응원) 같은 것을 올려 두었다. 이 영상을 보고 무슨 의미일까를 처음에는 몇 번씩 보았던 것 같다.
또 한 가지는 한 여자가 택시를 타면서 목적지를 이야기한다. 그 곳은 엄청 비싼 아파트였다. 택시 기사가 그 여자에게 대단하다고 하였지만 여자는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했다. 그러나 집 앞까지 안 가고 근처에 내린 여자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걸어갔다. 그 집은 온갖 쓰레기들로 가득했다. 주변인들에게는 온갖 비싼 것들로 치장하고 다니면서 자신의 위치를 알렸고, sns에서도 멋진 사진들만 올리며 자신을 과시했다. 하지만 그 안에 들어가 보았을 때에는 정말 정반대의 삶을 살고 있었다.
예전에는 ‘우울증’하면 맨날 집에만 있고, 기운이 없고, 표정이 어두운 것이라고 했다면, 지금은 정반대의 개념으로 언제나 밝고 웃고 떠들고 주변에 사람들이 많지만.. 그 안에 공허함이 많은 사람들. 이를 ‘미소 우울증_웃고 있지만 우울한 사람’이라고 말한다고 한다. 가면 속에 나를 가둔 사람들, 가면 속에 갇혀 있는 사람들. 어쩌면 요즘 현대인들 모두가 그렇지 않을까. 하지만 이는 어떤 모습이냐에 따라 내면을 단단하게 하여 홀로서기를 잘 할 수도, 혹은 쉬이 넘어져 포기할 수도. 나를 잘 아는 이가 내가 아닐 수도 있을 것 같다. ‘나조차도 모르는 나’로 살아간다는 것. 말만 해도 참 먹먹하다.
나 또한 어떤 사람일까?
얼마 전 큰 아이 학부모 모임에서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내가 겉보기에는 말도 많고, 잘하고, 잘 어울리고, 잘 웃고, 다른 이들에게 잘하지만, 왠지 내면은 많이 슬픔과 아픔이 많을 것 같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잘 표현하지 못할 것 같다고 말이다. 그러자 옆에 계신 한 분이 자신에게도 정말 좋은 말만 해주고, 이끌어 주고, 격려해준다면서 참 좋다고 했다. 그 얘기를 듣고 혼자 생각을 하고, 남편과도 이야기를 하면서 나를 다시 생각해 보았다. 나는 진정 무엇을 원하고 어떤 삶을 살기를 원하는가.
나는 내 아이의 현재 문제에 있어서 타인에게 너무 쉽게 마음을 주고, 그러다 상처받기를 반복하면서 아직은 어리니까, 성장하는 과정이니까, 지금을 잘 이겨내야 성인이 되어 혼자 있을 때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갈 수 있으리라 말한다. 하지만 엄마로서는 참 세상에서 더 모진 말을 내뱉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괜찮은 척 이제 그만 두겠습니다]을 읽고는 내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너무 이 세상의 모든 것들에 대해 ‘적극적인 척, 잘하는 척, 대단한 척, 열심히 하는 척, 괜찮은 척, 좋은 척’하지 말라고. 그냥 적극적으로 살고, 열심히 살고, 괜찮아야 하며, 좋아야 하는 것이지, ‘척’은 하지 말라고. 힘들면 힘들다, 속상하면 속상하다, 싫으면 싫다, 상처받았으면 상처받았다, 이야기할 줄 아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내면의 감정을 충실하게 따르는 사람이 되는 것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행복의 원천이다.』 p.253
이 책을 가지고 아이와 함께 이야기할 시간이 너무나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