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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이미 충분히 강한 사람입니다 -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은 600억 자산가 이야기
박지형(크리스) 지음 / 체인지업 / 2025년 4월
평점 :

『내 병은 아마, 그때부터였을 거다.』 p. 21
우리는 살아가면서 언제나 간과하는 것이 하나 있다.
그건 바로 다른 이도 아닌 ‘나’에 관한 모든 것들이고, 그 중에서도 ‘건강’이다.
그냥 ‘괜찮겠지..’하는 그런 생각하나에 나의 병을 키우고 있는 것일 수도.
나의 경우는 시간도 아닌, ‘괜찮겠지’의 안이함도 아닌, 건강에 대한 무지함도 아닌..
솔직히 ‘돈’이라는 무게가 가장 컸다는 것을..
하지만 지금은 그 또한도 무엇이기에 이리도 앞만 보며 살아왔는가 싶기도 하다.
그냥 쓰면 사라지는 종잇조각에 불가한 것을 왜 그리 걱정하며 살았는지.
옆에서 미안해하는 사람을 보며 내가 더 미안해해야 하는 상황에 마음이 더 쓰리다.
『“제가 얼마나 살 수 있을까요?』 p. 28
병원에서 의사에게 나의 병명을 들었을 때, 그리고 나의 남은 날을 들었을 때.
당신이라면 과연 어떤 생각부터 들까?
어떤 마음이고 무엇부터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까?
솔직히 과연 이런 생각부터 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그렇다면 정말 저자는 대단하지 않은가!!!
4기 암 환자로 단 10%로 아닌 0.1%의 희박한 확률인데도
내가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며, 누구를 생각한다는 것은
그 누구라도 하기 힘든 것이다.
몇 개월 세 살이 10키로 정도 빠졌다.
하루 종일 얼음을 달고 살 정도로 중독적인 반응을 보였다.
수분이 모자라고 나중에는 빈혈이 심해져 일어나지를 못했다.
난 예전에 있었던 병이 다시 수치가 잘못되었나 싶었는데 오히려 엉뚱한 곳이 고장 났을 줄이야.
어디서부터 잘못 된 것일까.. 찾아도 정답은 나오지 않았다.
다행히도 이 부분은 하나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는데..
왜, 왜.. 얘네들은 나를 가만두지 않는 것인지..
아니지 그래도 감사하지.
난 적어도 저자처럼 말기 환자는 아니니까...
병원에서 처음엔 아무렇지 않게 말한 결과가 나중에는 바빠서 잘못 말했다며 결과를 정정하는데..
그때의 나의 마음은 글쎄...
예전에 사람들이 아이를 낳을 때 하늘이 노랗고 남편 머리 쥐어잡는다는데
난 오히려 하늘이 노랗게 보일 틈이 어디있을까.. 이렇게 아파 눈 앞이 캄캄한데.. 였다.
그것처럼 나의 병명의 결과를 들었을 때에는 그냥.. 멍하니 있다..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메모장에 받아 적을 뿐이었다.
참.. 나도 성격이....
어쩌면 그 앞에 울기 싫었던 거겠지...
그러고 밖에서 남편한테 전화할 때는 왜이리 눈물만 흐르던지...
바보같이...
『‘죽을 이유는 이렇게나 많은데,
그렇다면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는 뭘까...?‘』 p.60
사람들은 자신의 삶과 목숨을 참 쉽게 생각하기도 한다.
아니지, 내가 모르는 무언가도 있을 수 있으니까..
하지만 이런 순간에도 과연 그런 선택들을 할 수 있을 만큼 자신의 시간이 하찮을까?
난 살아야 하는 이유.. 정말 많이 있다.
저자처럼 남편과 꼭 해야 하는 일이 있고, 하고 싶은 일도 많이 있으며
나에게는 사랑하는 자녀가 둘이나 있다.
뭐, 솔직히 자녀들은 알아서 살아가겠거니 싶어 딱히.. 어릴 때나 걱정이지만..
혼자 남을 남편이랑..
우리 엄마, 나만 바라보는 우리 엄마..
요즘 한창 나왔던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광례같은 우리 엄마.
정말 나만 사랑하고, 내가 뭘 필요한지도 말 안해도 다 아는 우리 엄마.
그렇기에 살아야 할 이유는 뭘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내 옆에 소중한 이들만으로도 나는 충분하다.
나도 저자처럼 ‘희망’이라는 또 다른 이름의 나로 끝까지 버티며 살아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