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기묘묘 방랑길
박혜연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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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많이 배웠지 않은가.

뭐든 겉만 봐선 알 수 없다는 것도,

또 내가 알 수 없던 영험한 능력도 말일세.

이야기를 마친 효원이 한숨을 내쉬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세상이란 참 알수 없는 것이란 생각이 들어.˝

대답을 바라지는 않은 듯 효원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아마 이 방랑이 끝나도 여전히 알 수 없겠지.

그래도 나는 이 방랑길이 즐겁네.˝』 p.191

 

세도가의 서자인 효원은 남모를 출생의 비밀을 가지고 있다.

아무래도 서자라는 단어에서 복선을 깔아 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리고 정체불명의 능력과 외모를 가지고 있어서인지 여우의 자식이라고 불리는 사로

이 둘이서 조선 팔도를 돌아다니며 겪는 기묘한 사건들을 해결하고 다닌다.

그래서일까?

조선판 셜록과 왓슨이라는 별명이 붙은 것이!!!

 

양반과 요괴 콤비.

설화와 미스터리의 만남.

 

우리가 흔히들 알고 있는 한국 설화들.

도깨비불, 그리고 손발콥 먹고 사람이 된 쥐, 목각 인형이 되어 돌아온 어머니, 날개를 숨긴 채 살아가는 소년......

이들 사이에 무엇이 서로 뒤죽박죽 엉켜있는 것일까.

 

판타지 소설은 정말 많지만 한국적인 요소들이 가미된 내용의 소설들은 얼마나 있을까.

사극의 웅장한 매력과 추리소설의 긴박감, 긴장감 그리고 성장 서사의 깊이를

기기묘묘 방랑길이 책 한 권에서 모두 찾을 수 있다면!!

한국의 설화에서 길어 온 기담의 다양한 주제들을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이끌어 낸다!!

제목 그대로 기묘하지만 애뜻한 내용들의 에피소드를.

강렬하고 새로운 세계관과 여운들을 남기며.

이것이 진정한 한국형 판타지 소설이지 않을까 싶다.

 

한 번 기대감에 차오른 채 읽어보다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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