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 1~2 - 전2권
조엘 디케르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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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여섯 권의 책을 출간해 이미 유명 작가 반열에 오른 조엘 디케르의 장편소설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을 가제본으로 만나보게 되었다. 나의 경우엔 이번에 작가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 책을 펼치자마자 빠져드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 작품은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과 <볼티모어의 서>에 이어 삼부작의 완결편에 해당된다고 하는데, 책을 읽다보니 완결편을 먼저 읽게 되어 아쉽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소설에서는 살인사건 당일인 1999년과 2010년이 교차되어 나온다. 1999년 4월 3일, 아침 7시에 조깅을 하던 여대생 로렌은 곰이 여성의 시신을 물어뜯고 있는 현장을 목격한다. 숨진 여성은 마운트플레전트의 제이콥주유소에서 일하며 배우가 되기를 꿈꾸던 알래스카 샌더스로 늘 상냥하고 친절하게 손님을 대하던 사람이다. 현장에서 발견된 단서와 지문은 그녀의 동거남 월터 캐리와 친구 에릭 도노반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매트 반사 경사와 페리 게할로우드 경사는 살인 현장에 투입되어 유력한 용의자들의 범행을 입증할 만한 직접적인 증거를 찾아나서며 수사에 전력을 다한다. 범인을 찾아나서는 과정은 다수의 스릴러가 그렇듯 과거의 일을 끊임없이 되짚으며 미처 드러나지 못한 진실을 향해 나아간다. 인물들이 진실을 향해가는 과정이 녹록지 않지만 자연스러운 사건 구성과 생각하지 못했던 반전으로 실제 존재했던 사건이 아닐까하는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스릴러의 묘미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작품이다.

사살, 프랑스 스릴러 소설을 그리 즐겨 읽는 편이 아닌데,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은 프랑스 작품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된 계기를 제공한 소설이다. '조엘 디케르'라고 하는 작가를 알게 되어 기뻤고, 언젠가 출간될 그의 작품을 기다리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앞서 나와있는 그의 작품들을 천천히 읽으며 치밀한 구성과 예기치 못했던 반전 매력을 잔뜩 느껴보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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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쓰레기의 처리 방법
이희진 지음 / 씨엘비북스(CLB BOOKS)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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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쓰레기의 처리 방법>은 다소(?) 과격한 제목이 시선을 끌어서 읽게 된 책이다. 책에서는 사람들의 온 몸이 반투명하고 딱딱한 플라스틱으로 변하는 '플라스틱 병'이 존재하는 세상을 배경으로 '죽은 연인의 초상', '악취', '역 피크말리온', '인간쓰레기의 처리 방법' 등 네 편의 단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환경오염 탓인지 급변하는 기후와 새롭게 출현하는 바이러스들로부터 인류가 위협받고 있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미세 플라스틱이 신체에 쌓이다가 변이를 일으켜 인간이 플라스틱이 된다는 설정 자체가 허무맹랑하다 싶으면서도 코로나19 팬데믹을 겪고 난 이후인 지금에 와서는 '어쩌면 소설에서 말하는 비슷한 일이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두려움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소설에서는 인간이 처치곤란한 쓰레기가 되는 세상에서 서로를 혐오하고, 배제하는 인간의 민낯을 적나라게 드러내고 있다.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소설이나 영화에서 내가 살기 위해 상대를 무자비하게 죽이는 인간들의 모습처럼 극한의 상황으로 내몰리게 되었을 때 여과없이 드러나는 인간들의 모습이 끔찍하게 그려진다.

'죽은 연인의 초상'에서 나영은 며칠 째 연락이 되지 않았던 연인 준에게 전화를 받는다. 플라스틱 병을 연구하다 결국 플라스틱이 되어버린 준에게 마지막 부탁을 받은 나영은 항체를 발견하게 된다. '악취'에서 수진의 남편은 플라스틱 병으로 사망한 어머니의 시체를 처리하기 위해 관을 싣고 집으로 돌아온다. 남편은 집을 비우고, 아가씨는 어머니를 절로 모셨으면 좋겠다는 전화를 걸어온다. 수진은 시어머니의 시체를 떠맡게 되는데... '역 피그말리온'의 수현은 딸을 플라스틱으로 만들어달라는 연의 의뢰를 받으며 '인간쓰레기의 처리 방법'에서 태주는 재활용 센터에서 근무하며 알게된 비밀을 은폐하고, 실종된 동생을 찾아나선다.

학부모가 교사를 괴롭히고, 엄마가 아이를 야산에 묻고, 연인을 살해하는 흉흉한 세상...... <인간쓰레기의 처리방법>은 끔찍한 소식들을 전해듣는 중에 읽게 된 소설인데, 여기에서도 인간성을 상실해가는 인간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우리 사회의 단면을 담은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 들었는데, 부디 다가올 세상이 어둡지만은 않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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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만나 작은책마을 54
박용숙 지음, 미늉킴 그림 / 웅진주니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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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고 두려운 감정을 기대와 설렘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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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만나 작은책마을 54
박용숙 지음, 미늉킴 그림 / 웅진주니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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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소희의 학교가 개학하는 날이다. 더구나 이사하고 새 학교에 가는 첫날인 만큼 궁금한 게 많지만 엄마 아빠는 귀찮다는 표정으로 학교에 가면 다 알게 된다는 말뿐이다. 내심 불안했던지 손톱을 잘근잘근 깨물며 방 안을 빙빙 도는 소희에게 엄마는 정신 사나우니 나가서 돌라고 한다. 서운한 마음에 꽥 소리를 지르며 나왔는데, 눈 앞에 떡하니 학교가 보인다. 소희는 학교를 구경해 보고 싶어 운동장 안으로 들어섰다가 맨드라미 사에에서 날개짓을 할 때마다 무지개가 너울너울 생기는 나비를 발견한다. 나비는 곧 사라지고, 나비 가루가 눈에 들어가면 큰일 난다고 알려주는 검은색 고양이와 만나게 되는데......


나는 한 동네에서 나고 자라 고등학교까지 졸업했기에 이사나 전학의 경험이 없다. 다만,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중학교에서 고등학교에 올라갈 때면 설레는 마음과 걱정되는 마음으로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새롭고, 낯선 환경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든 경험해봤을 만한 감정인데, <내일 만나>는 아홉 살 소희의 순수함을 내세워 그 감정들을 어예쁘게 풀어가고 있다. 학교에서 만난 배지테리언 고양이와 토끼, 닭, 달팽이, 생쥐들로부터 반 친구들의 이름과 특징을 전해듣게 되고, 그 과정에서 소희의 두려움 감정들이 해소되는 것을 대리체험 할 수 있게 된다. 책에 그려진 삽화들은 꽤 단순한 편인데, 단순한 대로 소희의 이야기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희는 배가 빵빵해지도록 숨을 크게 들이마셨어. 배 속이 간질간질하고 웃음이 헤실헤실 나왔지. '채송화를 만나면 달팽이가 전해 달라는 말을 해야지. 그리고 다른 애들이 달팽이의 명상을 방해하지 못하게 막아줄 거야. 이지호에게는 강당에 있는 생쥐 이야기도 해야겠어. 참. 김우주를 만나면 어떻게 할까? 일단 눈싸움부터 해서 누가 실력이 좋은지 가려 볼까? 강한솔과는 고양이랑 토끼가 했던 한솔 브이도 해 볼 거야.' 소희는 학교에 가서 할 일을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졌어.

p.73-74 중에서.

소희의 신비하고, 재미있는 경험을 통해 두려움 감정이 기대와 설렘으로 바뀔 수 있다는 걸 아이들에게 알려 줄 수 있을 것 같은 이야기이다. 읽는 내내 어린시절에 그저 신나게 놀던 때가 떠올라 기분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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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1센티 가까워지기 - 예·알·못 원장의 늦깎이 예술 입문기
김위아 지음 / 대경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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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절대적인 기준은 없으나 범위는 프랑스에서 구분하기로 건축, 조각, 회화, 음악, 무용(연극), 영화, 사진(TV, 라디오), 만화, 게임과 같이 열 가지라고 한다. 발길 닿는 곳마다 예술이 있다는 저자의 말이 공감가서 자연스럽게 책의 다음 장을 넘겨보게 된다.

2010년에 암 진단을 받은 저자는 입원 생활 중에 병원에서 마련한 힐링 프로그램인 '행복한 음악회'를 알게 되었고, 예술 자원봉사자들이 방문해 음악을 연주했는데, 그 때 음악이 사람이 위로한다는 것을 처음 깨닫게 된다. 영어와 언어학을 전공한 저자는, 말과 글로써 명료하게 전달해야만 교감할 수 있다고 믿으며 살아왔는데 음악은 보이지 않고, 잡히지 않았다. 또 미술은 형체는 있지만 뭘 의미하는지 몰랐기에 이런 것들은 힘이 없다고 믿었단다. 2019년 암 재발 우려에 대해 듣고 하고 싶었던 두 가지를 일을 하기로 마음 먹는다. 책 쓰기 과정에 등록하고, 21년에 문화예술 독서 모임 <심쿵책쿵>에 참가해서 1년을 보낸 후, 초고를 완성한다.

저자는 행복한 화가 '앙리 마티스', 작곡가 '샤를 발랑탱 알캉',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예술관을 소개하고, 예술을 즐기다 보면 새로운 시각과 통찰을 얻으리라 확신한다는 소감을 밝히고 있다. 요즘 일이 바빠 시간에 쫓겨 살게 되면서 아주 조금이라도(?) 친해지고 싶던 예술과 다시 거리두기를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방구석 예술 사귐도 충분히 가능하건만 그저 시간 많고, 경제적 여유가 되는 이들의 부자 놀음이겠거니 생각하고, 한쪽으로 제쳐둔 채 시간이 흐른다. <예술과 1센티 가까워지기>를 읽기 전에는 잘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한 작품들 소개만 잔뜩 되어있으면 어찌해야할지 걱정부터했는데, 오히려 예술과 친하지 않았던 저자가 예술에 관심을 가지고, 친해지는 과정을 설명한 부분에서 '나도 예술과 가까워질 수 있겠다'는 용기가 생긴 것 같다. 우리 주변에 산재해 있는 예술에 좀 더 귀 기울이고, 깊이 살펴볼 수 있도록 애써야겠다. 왜냐하면 예술과 1센티라도 가까워지고 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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