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소희의 학교가 개학하는 날이다. 더구나 이사하고 새 학교에 가는 첫날인 만큼 궁금한 게 많지만 엄마 아빠는 귀찮다는 표정으로 학교에 가면 다 알게 된다는 말뿐이다. 내심 불안했던지 손톱을 잘근잘근 깨물며 방 안을 빙빙 도는 소희에게 엄마는 정신 사나우니 나가서 돌라고 한다. 서운한 마음에 꽥 소리를 지르며 나왔는데, 눈 앞에 떡하니 학교가 보인다. 소희는 학교를 구경해 보고 싶어 운동장 안으로 들어섰다가 맨드라미 사에에서 날개짓을 할 때마다 무지개가 너울너울 생기는 나비를 발견한다. 나비는 곧 사라지고, 나비 가루가 눈에 들어가면 큰일 난다고 알려주는 검은색 고양이와 만나게 되는데......
나는 한 동네에서 나고 자라 고등학교까지 졸업했기에 이사나 전학의 경험이 없다. 다만,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중학교에서 고등학교에 올라갈 때면 설레는 마음과 걱정되는 마음으로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새롭고, 낯선 환경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든 경험해봤을 만한 감정인데, <내일 만나>는 아홉 살 소희의 순수함을 내세워 그 감정들을 어예쁘게 풀어가고 있다. 학교에서 만난 배지테리언 고양이와 토끼, 닭, 달팽이, 생쥐들로부터 반 친구들의 이름과 특징을 전해듣게 되고, 그 과정에서 소희의 두려움 감정들이 해소되는 것을 대리체험 할 수 있게 된다. 책에 그려진 삽화들은 꽤 단순한 편인데, 단순한 대로 소희의 이야기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