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만나 작은 책마을 54
박용숙 지음, 미늉킴 그림 / 웅진주니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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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소희의 학교가 개학하는 날이다. 더구나 이사하고 새 학교에 가는 첫날인 만큼 궁금한 게 많지만 엄마 아빠는 귀찮다는 표정으로 학교에 가면 다 알게 된다는 말뿐이다. 내심 불안했던지 손톱을 잘근잘근 깨물며 방 안을 빙빙 도는 소희에게 엄마는 정신 사나우니 나가서 돌라고 한다. 서운한 마음에 꽥 소리를 지르며 나왔는데, 눈 앞에 떡하니 학교가 보인다. 소희는 학교를 구경해 보고 싶어 운동장 안으로 들어섰다가 맨드라미 사에에서 날개짓을 할 때마다 무지개가 너울너울 생기는 나비를 발견한다. 나비는 곧 사라지고, 나비 가루가 눈에 들어가면 큰일 난다고 알려주는 검은색 고양이와 만나게 되는데......


나는 한 동네에서 나고 자라 고등학교까지 졸업했기에 이사나 전학의 경험이 없다. 다만,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중학교에서 고등학교에 올라갈 때면 설레는 마음과 걱정되는 마음으로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새롭고, 낯선 환경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든 경험해봤을 만한 감정인데, <내일 만나>는 아홉 살 소희의 순수함을 내세워 그 감정들을 어예쁘게 풀어가고 있다. 학교에서 만난 배지테리언 고양이와 토끼, 닭, 달팽이, 생쥐들로부터 반 친구들의 이름과 특징을 전해듣게 되고, 그 과정에서 소희의 두려움 감정들이 해소되는 것을 대리체험 할 수 있게 된다. 책에 그려진 삽화들은 꽤 단순한 편인데, 단순한 대로 소희의 이야기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희는 배가 빵빵해지도록 숨을 크게 들이마셨어. 배 속이 간질간질하고 웃음이 헤실헤실 나왔지. '채송화를 만나면 달팽이가 전해 달라는 말을 해야지. 그리고 다른 애들이 달팽이의 명상을 방해하지 못하게 막아줄 거야. 이지호에게는 강당에 있는 생쥐 이야기도 해야겠어. 참. 김우주를 만나면 어떻게 할까? 일단 눈싸움부터 해서 누가 실력이 좋은지 가려 볼까? 강한솔과는 고양이랑 토끼가 했던 한솔 브이도 해 볼 거야.' 소희는 학교에 가서 할 일을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졌어.

p.73-74 중에서.

소희의 신비하고, 재미있는 경험을 통해 두려움 감정이 기대와 설렘으로 바뀔 수 있다는 걸 아이들에게 알려 줄 수 있을 것 같은 이야기이다. 읽는 내내 어린시절에 그저 신나게 놀던 때가 떠올라 기분이 좋아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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