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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바뀐 영혼 - 류팅의 기묘한 이야기
류팅 지음, 동덕한중문화번역학회 옮김 / 자음과모음 / 2022년 3월
평점 :

저자 류팅
나는 어린 시절 방영되었던 <기묘한 이야기>라는 프로그램을 즐겨 봤었다. 침이 꼴깍거리는 소리가 귀에 들릴 정도로 집중해서 봤던 기억이 있는데, 매주 손꼽아 기다릴 정도로 좋아했다.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지만 이상하고도 기이한 이야기는 사람을 이끄는 매력이 있다. 의문투성이인 채로 끝나는 결말은 보는 이 마다 해석에 대한 의견으로 분분하지만 그 나름의 재미가 있다. <뒤바뀐 영혼>의 책소개를 보면서 기묘한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큰 호기심이 발동했다.
<뒤바뀐 영혼>은 중국 80후 세대를 대표하는 작가 류팅이 국내에 선보이는 첫 소설집이라고 한다. 책은 뒤바뀐 영혼, 귀, 당나라로 돌아가다, 죽음의 신과 친구가 되가, 낮과 밤, 영혼의 무게, 제복, 죽음의 매니저, 허구의 사랑, 아버지의 감옥, 양치기 등 12편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뒤바뀐영혼
<뒤바뀐 영혼>은 열다섯 살에 큰 깨우침을 얻은 천재 시인 야거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야거는 열여덟 살에 대학 중문과에 합격했지만 모든 교수의 수업이 지겨워 견딜 수가 없었고, 결국 강의실 밖에서 시를 쓴다. 열아홉 살에는 유명한 시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시집을 출간하기도 한다. 스므 살에 그는 학교 앞 옷가게 아가씨 사셩을 사랑하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야거의 시는 곤경에 처한 두 사람에게 실질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 하고, 사셩의 아버지는 이들을 반대한다. 사셩은 고향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성성에서 옷을 팔고, 야거는 화장터에서 소각의 시작을 알리는 소리에 맞춰 빨간 버튼 누르는 일을 하게 된다. 그는 이 일을 하면서도 뭔가 이상하고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하고, 사셩은 임신을 하게 되지만 좋은 환경에서 아이를 키울 수 없어 괴로워한다. 그럼에도 불굴하고 악착같이 돈을 모으는 사셩에 비해 야거는 계속 술을 마시고, 담배도 피었으며 이웃이나 동료에게 돈을 빌려 빚쟁이가 되고만다. 또 화장터를 관두면서 다섯 개의 유골함을 훔쳐나와 3개월 유기 징역형을 받는다. 시간이 지나 야거가 감옥에서 나오던 날 대학 시절 가장 똑똑하고 능력 있는 친구였던 푸청을 만난다. 그의 몸이 스쳐 지나치려는 순간 야거는 말한다. "우리 서로 바꿉시다." 곧이어 두 사람은 몸 안에서 뭔가 사라지고 다른 어떤 것이 들어오는 것을 느꼈으며 이후 야거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데...
<뒤바뀐 영혼>은 '영혼의 체인지'라는 흔한 소재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라서 신선하게 다가오진 않았지만 예기치 못한 결말은 반전에 가까웠다. 또 타인의 부러운 그것이 내 것이 된다고 한들 결코 행복으로 귀결될 수 없다는 깨달음을 준다. 참신하면서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