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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박민형 지음 / 예서 / 2022년 4월
평점 :

저자 박민형
1996년 [월간문학]에 단편 『서 있는 사람들』로 소설부분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단편으로는 『황달수 연구 주임』, 『금색 종』, 『뒤꿈치 들기』, 『부러진 날개로 날 수만 있다면』, 『우회로』, 『술 마시는 여자』, 『화해』, 『성주 가는 길』, 『젓가락』, 『참을 수 없는 웃음』, 『달의 계곡』 등을 발표했다.
'엄마', '어머니'...라는 단어는 그 자체만으로도 애달프고, 그리워진다. 소설의 제목이 <어머니>인 것을 보면서 얼마나 가슴저리면서 애잔한 이야기가 펼쳐질지 홀로 한참을 상상했더랬다. 책은 졸지에 남편을 잃고 홀로 삼남매를 키우는 어머니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성인이 된 삼남매는 제 각기 가정을 꾸리고, 어머니는 집을 팔아 자식들의 보금자리 마련에 보탬이 된다. 다 떠나보내고 홀로 남은 그녀는 전셋집을 얻어 지낸다. 치킨집을 운영하는 큰아들 상길이가 운영난에 허덕이게 되고, 어머니는 전세 보증금 빼서 상길에게 건넨다. 월세집을 얻어 살던 어머니는 어느날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지고 결국 병원에 입원한다. 다행히 수술로 생명은 부지하지만 반신불수의 휴유증을 얻어 거동이 불편해지게 되고, 어머니 큰아들 상길의 집에 머무르게 된다. 이 문제로 상길은 와이프와 싸우고, 동생들과 의논 끝에 어머니를 4개월씩 번갈아가며 모시기로 한다. 자식들의 집에서 그들과 함께 생활하게 된 어머니는 씁쓸함을 느끼고...
부모들은 말한다. 부모 노릇하는 것이 힘들다고. 자식들도 말한다. 자식 노릇하기 정말 힘들다고. 힘듦이 있는 건 양쪽 다 같은 마음일 것이다. 부모들이나 자식들이나...
평생을 바쳐 자식들에게 희생해왔지만, 자식들은 생활에 급급한 나머지 어머니의 아픈 현실을 외면한다. 비슷한 이야기를 주변에서 심심치않게 들었던 터라, 더 슬프고 안타까운 이야기였다. 철부지 시절을 지난 어느새 나도 부모가 되었고, 또 언젠가 나의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독립할 날이 올거란 생각한다. '나는 아이들에게 내 아픔을 기댈 수 있을까...?' 남편과 노후 준비를 조금씩 해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폐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이들어 병들고, 아파도 내가 가진 경제력으로 해결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한데. 내 부모님도 같은 마음이겠지? 원가족을 떠나 새로운 가정을 꾸리면서 우리는 독립적인 또 하나의 가족 구성원이 된다. 하지만 내 현실이 팍팍하다고해서 평생을 헌신했던 부모의 아픔을 외면하고 싶지는 않다. '가족'이 주는 진정한 의미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설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