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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실
구자현 지음 / KONG / 2022년 6월
평점 :


저자 구자현
1999년에 태어나, 의정부에서 자랐다. 교내 미술 대회에서 빠짐없이 상을 받게 되어 앞으로 그림을 그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동양화를 배우는 중이다. 혼자 있을 때는 거의 모든 시간 동안 상상을 한다. 식물을 관찰하다 이끼와 작은 생물들에게도 관심이 생겨 작은 세계에 대해 상상하게 되었고, 이 책을 구상하게 되었다.
처음 그림책을 받아봤을 때 아기자기한 그림체가 귀엽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웬걸? '푸실'이라는 단어도 낯설고, 모호한데 무심결에 펼친 책은 진짜 그림 밖에 없는 그림책이라 꽤 당황했던 것 같다. 그 때, 아홉살 난 아들이 "엄마, 이 책은 푸실들이 여행을 떠나는 것 같아."라고 말하며 중얼중얼 나름대로의 해석을 늘어놓는다. 상상력의 부재였던 탓일까? 대충 보았서였을까? 아이가 말하는 이야기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희안한 경험을 해본다.
<푸실>에는 세 생물이 등장한다. 주인공 '푸실'은 풀이 많은 곳을 좋아하는 가상의 미생물로 자신이 살고 있는 테라리움을 꾸미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 우산이끼를 이용해 날아다니기도 하고 가방으로 쓰기도 하는 생명체다. 그리고 '진딧물'은 식물에 기생해 즙액을 빨아먹는 곤충으로 몸 빛깔이 다양하고 아주 연약하다. 내가 알고 있는 진딧물에 비해 아주 귀엽다. 마지막으로 '물곰'은 완보동물로, 움직이는 모습이 곰의 모습과 비슷해 물곰이라고도 불린다. 이끼류의 물막 속에서 자유생활을 하며 산다고 한다.
‘푸실’은 풀이 우거진 곳이라는 뜻을 가진 순우리말인데,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단어이다. 신기하면서도 참 이쁜 말이라 생각했다. 책의 첫 장면은 주인공인 '푸실'들이 살고 있는 테라리움의 허전함을 인지하면서 시작된다. 그들은 테라리움이 멋지게 꾸며질 상상을 하며 우산 이끼를 타고 여행을 떠나는데... 여행 중 마음에 드는 풀을 만나기도 하고, 엄청난 수의 진딧물들을 보고 당황해서 가던 방향을 틀기도 한다. 바위 틈 아래로 난 풀과 이끼를 챙기며 즐거워 하던 중, 늘어지게 자는 물곰을 만난다. 또 밤이 되어야만 볼 수 있는 빛 이끼를 만나기도 하며 다양하고, 신기한 경험들을 한다. 이후 물곰 무리들은 푸실들을 테라리움으로 데려다주는데, 이들은 여행의 목적을 무사히 달성할 수 있을까?
푸실들의 여행을 통해 덩달아 여행하는 기분이 든다.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는 존재지만 생물 시간 이외에 그리 눈여겨 보지 않았던 이끼나 눈에 보일까 말까하는 작은 미생물에 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아이와 함께 재미있게 읽으며 지구상에 살고 있는 작은 존재들에 대해서도 대화할 수 있어서 의미있는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