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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 날들을 위한 안내서
요아브 블룸 지음, 강동혁 옮김 / 푸른숲 / 2022년 7월
평점 :
저자 요아브 블룸
굿리즈 작가 평점 4.5점에 이르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소프트웨어 개발자. 1978년 이스라엘에서 태어났다. 출간과 동시에 5만 부 이상 판매된 데뷔작 《우연 제작자들》을 시작으로 펴낸 모든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다가올 날들을 위한 안내서》는 독창적이고 지적인 플롯 속에 사랑과 인생에 깃든 철학적 의미를 김이 있게 담아 낼 줄 아는 작가라는 평을 듣는 요아브 블룸의 두 번째 소설이다. 그는 판타지 소설을 읽거나 씀으로써 현실로부터 도피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얻는다고 믿는다.
"소설과 위스키로 빚은 미스터리 판타지"
어느날 문득 책이 내게 말을 걸어온다면? 설정부터 독특했던 <다가올 날들을 위한 안내서>. 소설은 주인공인 벤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벤에게 말을 걸어오는 존재가 있다. 다름 아닌 책인데, 책은 벤이 '하임 울프'의 유산으로 받은 위스키병에 관해서도 알고 있다. 게다가 이 위스키병을 노리고 이는 자가 있으며 그가 곧 찾아올 것이니 창밖으로 나가 탈출하라는 조언까지한다. 위스키의 정체가 뭐길래 벤이 쫓기게 되는걸까? 이야기는 위스키 두 병과 나만을 위해 쓰여졌다는 책 한권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위스키는 평범한 술이 아니었다. 울프가 죽으면서 벤에게 남긴 두 병의 위스키는 울프의 경험이 담긴 술이었는데, 이 술을 마시면 울프의 경험을 고스란히 전달받을 수 있게 된다. 위스키에 담겨 있는 울프의 경험은 어떤 것이었을까?
사실, 내겐 몰입이 어려웠던 책 중의 하나이다. 유산으로 위스키병을 준다는 것도 희안했고, 또 이 병을 차지하기 위해 적들이 벤을 쫓는 설정도 공감이 되지 않았다. 나의 삶 속에서 '위스키'라는 단어는 그 자체만으로 낯설고 이질적인 탓도 있는 것 같다. 소설의 도입부에선 책장을 꾸역꾸역 넘겼지만 읽다보니 앞에서 품었던 의구심이 조금씩 해결되기 시작했고, 이후부터는 자연스럽게 책에 빠져들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장을 넘길 때, 비로소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오스나트는 조용히 말했다. “우리가 울프의 뜻을 정말로 알아들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사람들은 대부분 비교하는 데 집착하느라 자신의 인생이 작다고 느끼죠. 울프가 한 말은 다른 사람의 삶이 아니라, 자신만의 큰 인생을 살아가라는 뜻이었어요. 울프는 ‘맞춤옷처럼 거슬리는 것 없는 삶을 살라는 얘기다’라고 얘기한 적도 있어요. 높이가 높은 인생이 아니라, 깊이가 깊은 삶을 살라는 뜻이었겠죠.”
책과 위스키는 벤을 미지의 세계로 이끌고, 그를 성장하게 만든다. 평범한 삶을 살던 어느날 내게도 이런 일이 생긴다면 무척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상상을 해본다. 나만을 위해 쓰여진 책이 말을 걸어주고, 또 술을 마시는 것만으로도 타인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니. 물론 기상천외하면서도 재미있고, 긍정적인 것만 경험하고 싶다. 판타지라는 영역에 책과 위스키라는 두 소재를 적절히 어우러지게 만든 이 이야기는 읽을수록 매력있게 다가오는 듯하다. 묘하게 독특한 판타지를 읽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