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아이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 내로라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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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 모드 몽고메리 (1874~1942)

<빨간 머리 앤>의 작가로 가장 유명하다. 출간 직후부터 베스트셀러에 오른 몽고메리의 첫 번째 소설 <초록 지붕 집의 앤(Anne of Green Gables)>은 아직도 전 세계의 베스트셀러 차트에 머물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봄을 사랑했던 남자는 봄에 조세핀을 만나 처음 사랑에 빠진다. 함께 새로운 봄을 맞이할 때마다 이들의 사랑은 한 단계씩 깊어졌고. 이듬해 봄 이들은 결혼식을 올린다. 그리고 세번 째로 찾아온 봄에 남자 아이가 태어난다. 하지만 아이는 20개월을 살다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고, 남자는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지만 현실은 불타는 각인처럼 서서히 남자의 영혼에 파고들었다. 조세핀은 집안에서 언제나 불안감에 시달렸고, 날이 갈수록 생기를 잃어간다. 또 아들의 목소리가 들린다며 밤마다 바다를 헤매기 시작한다. 의사는 아내가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상태가 전혀 아니며 시간이 지나면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니 최대한 돌봐주고 도와주고 웃게 해주라는 조언을 한다. 그렇게 이들 부부는 꿈의 아이를 찾아 밤바다를 헤매고 다닌다. 그러던 어느날 이들 부부에게는 기적이 일어나는데...

 

 

"한 번이라도 좋으니 만날 수 있다면......한 번이라도 좋으니 입을 맞출 수 있다면......꽈악 품에 안을 수 있다면 ......이 끔찍하게 찢어지는 내 심장에 닿도록 꽈악 안을 수만 있다면-그러면, 이 아픈 고통이 나를 떠날 것 같아요. 어여쁜 아이야. 엄마를 기다려 주렴. 엄마가 가고 있단다. 들어봐요! 데이비드! 울고 있잖아요. 저렇게 슬프게 울고 있잖아요. 당신은 이 소리가 들리지 않나요?" P.59 중에서.

 

 

<꿈의 아이>는 아이를 잃은 한 부부의 이야기를 루시 모드 몽고메리가 그녀 특유의 따스함으로 써내려간 소설이다. 아이를 낳고, 기르기 전에 이 글을 읽었더라면 이 부부의 감정을 공감하기 어려웠을텐데,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지금은 부부의 상황들이 고스란히 이해가 된다. 아이를 잃으면서 엄마가 느끼게 되는 극도의 공포와 불안이 내게도 전해져서 가슴이 저릿했던 것 같다. 또 그런 아내를 바라볼 수 밖에 없는 남자. 나아지지 않고,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아내의 증상을 어찌하지 못한 채, 묵묵히 곁을 지키는 남자의 모습에서 마음이 아프기도 했지만 또 그 속에서 감동을 느끼기도 했다. 포기하지 않는게 이 남자만의 사랑 방식이라 생각하니. 이야기가 마무리 될 즈음엔 남자의 사랑이 더욱 돋보인다. 그리고 이어지는 따스한 결말은 언제 들어도 다행이고, 좋은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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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의 날의 거장 열린책들 세계문학 271
레오 페루츠 지음, 신동화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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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레오 페루츠

<심판의 날의 거장>(1923)은 페루츠의 전겅기 대표작으로, 당시 대중적으로나 비평적으로나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저택에서 갑자기 불가사의하게 목숨을 끊은 유명 궁정 배우의 죽음의 진상을 추적하며, 그와 관련된 연쇄 자살 사건의 비밀을 파헤치는 과정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환상 소설의 대가로 알려진 오스트리아 작가 레오 페루츠의 작품. 책 소개를 읽으면서 이미 매료되는 기분이랄까. 뒤에 이어지는 내용들이 궁금해서 참기가 어려웠다.

 

 

책은 1909년 가을에 연달아 일어난 비극적 사건들을 이야기하면서 시작된다. 오스트리아 빈의 한 저택에서는 두 발의 총성이 울리고, 이후 유명 궁정 배우인 오이겐 비쇼프가 갑작스레 목숨을 끊는다. 여러 정황과 단서들은 손님으로 저택을 방문했던 요슈 남작을 범인이라 지목하고 있다. 그는 과거에 비쇼프의 아내와 연인 사이로 그녀에게 여지껏 미련을 가지고 있었고, 비쇼프에 관한 비밀스러운 정보도 알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요슈 남작과 그의 일행은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기 시작하는데, 생각치도 못한 일들이 수면으로 떠오른다. 비쇼프와 유사한 죽음의 형태를 한 사건들이 주변에서 여럿 일어났던 것. 사건은 예상치 못했던 방향으로 전개되는데 이야기는 어떤 결론을 맺게 될까...?

 

 

책장을 덮으면서 <심판의 날의 거장> 이 무려 100여년 전의 이야기라는 사실을 인지했고, 당시 이토록 기발하면서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를 서술해 낸 작가의 상상력이 놀라웠다. 지금 읽어도 어색하지 않은 구성과 반전은 이야기를 읽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었다. 다른 시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불편함없이 읽을 수 있었고, 또 그 속에서도 그가 주는 메세지들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레오 페루츠'의 작품들은 당대에 큰 인기를 누리지만 2차 세계 대전 이후에는 그 명성을 되찾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20세기 말에 재평가되면서 그의 작품 다수는 재출간 되었다고 한다. 사실, 이번에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서 급하게 책을 읽은 감이 있다. 여유있는 어느날 <심판의 날의 거장>을 비롯해 '레오 페루츠'의 다른 작품들도 찬찬히 음미하면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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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러브 안전가옥 앤솔로지 7
표국청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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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표국철, 황모과, 안영선, 하승민, 박태훈

책은 메가박스와 안전가옥이 '뉴 러브'라는 주제로 주최한 공모전에서 선정된 다섯 편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조금은 다른 환경에서 새롭게 자라나는 사랑 이야기...

#장군님의 총애

RPG게임의 이름인 '장군님'의 총애. 게임은 대중들에게 인기를 끌지만 어느날 문제가 생긴다. 게임 속 AI인 진성과 옥지. 옥지에게 상태 이상의 문제가 생겼다. 애당초 제작자들이 만들어넣지도 않은 '사랑'의 상태라니. 일단, 설정 자체가 독특해서 흥미롭다.

"

옥지의 기억들은 전부 동진이 집어 넣은 것이었다. 하지만 그 기억들에 대한 옥지 자신의 감정과 해석, 그것을 표현하는 말들은 결코 설계된 것이 아니었다. P.54중에서. "

"

"난 욕심을 부리면 안 되는 존재라고 생각했어. 정해진대로 살았고 그 정해진 길마저 언제나 남을 위한 길이었지. 하지만 이제는 아니야. 나는 내가 사랑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것을 지켜 나갈 거야. P.71 중에서.

"

다섯 편의 이야기 중, 개인적으로 <장군님의 총애>를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 개발자에 의해 만들어진 가상의 세계에서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는 AI들이라니. 또 이들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색하여 보다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언젠가 멀지 않은 미래에 지능과 감정을 가지고 자의로 움직이는 AI가 나타나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공존'을 고민하는 그런 날들이 머지 않은 듯도 싶다.

#나의 새로운 바다로

해양환경탐사 로봇 벨루가 이야기. 벨루가 로봇 벨카에게 진짜 벨루가 앵지가 사랑을 고백한다. 서로 다른 존재의 그들이 그려내는 사랑 속에서 다시 한번 사랑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롤백

군인 신분의 남편은 파견지에서 사망하게 된다. 특별 프로그램에 의해서 남편을 살릴 기회가 생기지만 선뜻 동의하지 못하는데...아내를 고민하게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의 얼굴

자신과 마주하는 사람의 표정을 훔치는 서희의 이야기. 내게는 섬뜩하면서도 기묘한 이야기로 다가왔는데...실제로 이런 일들이 벌어지면 어찌해야할까?

#가능성 제로의 연애

인공지능이 미혼 남녀를 매칭해 소개팅을 주선하는 이야기, 한류스타 수진과 양자역학 전공의 대학원생 정남의 만남. 이야기의 설정 자체는 어디선가 한번쯤 봤음직한 이야기 하지만 수진과 정남으로 풀어가는 이야기는 또 신선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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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박물관 책 읽는 샤미
박현숙 지음, 김아영(쵸쵸) 그림 / 이지북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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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숙 지음

아이들과 수다 떨기를 제일 좋아하고 그 다음으로 동화 쓰기를 좋아하는 어른입니다.

 

책은 주인공 조호가 엄마 아빠와 이별 여행을 떠나면서 시작된다. 여름 방학이 오기도 전에 이혼을 선언한 엄마 아빠와 마지막으로 꼭 가고 싶었던 '스파이 박물관'에 갈 것을 제안하면서 여행길에 오른 것이다. 조호는 박물관에서 세계적인 스파이인 후안 푸욜 가르시아의 DNA를 손에 묻히게 되고, 때마침 의문의 남자 강비가 나타난다. 강비는 조호가 수행할 미션을 설명하고, 조호는 1950년 강원도의 한 산골마을로 소환된다. 6.25 전쟁이 한창인 그 곳에서 서화와 성수 그리고 가희를 비롯해 안타까운 사연의 한 가족을 만난다. 조호에겐 모스부호와 수학 암호 지령이 내려지는데, 이 모든 것을 잘 풀어나갈 수 있을까?

 

"

"나는 그 세계와 이 세계를 오가며 전쟁으로 인해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이들의 의뢰를 받는다."...... 강비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허공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그동안 지구에는 수많은 전쟁이 있었고 미래에도 역시 그럴거야. 전쟁 중에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사람이 있는데, 너는 그 사람들의 시간을 되돌려주는 미션에 투입될 거다. 지금 모든 걸 다 이야기 할 수는 없어. 자, 앞으로 너와 나는 이걸로 소통할거다. p. 44-45 중에서.

"

 

아이와 함께 읽어보고자 펼쳐든 책이었는데, 읽으면서 작가가 말하고 싶은게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조호가 이야기 속에서 다시 되돌아간 과거는 6.25 전쟁 시기로 우리 민족의 아픈 시간이었다. 책 속, 한 가족의 비극도 결국 전쟁과 개인의 오해에서 비롯되는데, 이 이야기를 통해 아이에게 당시를 설명할 수 있었다. 어떤 상황이든 거짓말은 잘못된 것이며 또 시대의 비극으로 인해 겪었던 개인의 비극은 그저 애잔하기만 하다. 조호가 다시 현실로 돌아왔을 때, 이혼을 결심한 엄마 아빠의 분위기가 달라질만한 사건들이 전개되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지만 그런대로 아이에게 생각거리를 던져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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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우울증 - 죽을 만큼 힘든데 난 오늘도 웃고 있었다
훙페이윈 지음, 강초아 옮김 / 더퀘스트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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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홍페이윈

임상 심리 상담사. 대만 중위안대학에서 심리임상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양심 심리치료소에 재직하고 있다.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 인생을 바꾸는 첫걸음이자 평생의 과제라고 굳게 믿으며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돕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자 추구할 방향이라고 여긴다.

 

"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의 연구원 올리비아 레메스는 미소우울증을 겪는 사람을 가리켜 "우울증 문제가 있으나 이를 성공적으로 감추고 있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이들은 즐겁게 지내는 듯 보여도 실제 내면은 심각하게 우울하다. p.04 중에서.

 

"

 

미소우울증은 전형적인 우울증의 방식으로 표출되지 않으며 주변 사람들에겐 웃기고,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자청할 정도로 밝은 모습을 보이다가 혼자 있을 때엔 슬픔에 침잠하고 절망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우울증이라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어두운 면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데,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는 생각을 했다.

 

사람들이 미소우울증에 걸리게 되는 이유는 다양한데, 완벽주의, 물질을 강하게 추구하는 가치관, 사회문화의 영향, SNS를 통한 남들과의 비교 등을 통해서이다. 스스로가 틀을 만들고, 그 기준을 기대치만큼 수행해내지 못했을 때 우울함이 밀려드는 것이다. 빈부차가 커지고 개개인에게 요구되어지는게 많은 현대 사회에서는 삶의 중심을 잘 잡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차'하는 순간 타인과 비교하게 되고, 또 그렇지 못한 자신의 삶을 탓하는 순간 그 삶은 금세 불행해지기 때문이다. 한 때, 내게도 그런 날들이 있었는데... 고민 끝에 SNS 활동을 관두고 나니 좀 편안해졌던 기억이 있다. 타인의 행복한 순간이 내게 불편을 준다면 과감하게 그만둘 필요가 있겠다.

 

"

 

완벽하지 않은 자신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야 세상의 기준을 떠나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된다. 당신은 존재 그 자체로 아름답다. 자신을 세속의 표준이나 사회적 정의에 맞추지 않아도 된다. 이 사실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체득했을 때 완벽주의는 그 쓸모를 잃게 될 것이다. p37 중에서.

 

"

 

<미소우울증>은 미소우울증에 관한 정의, 원인, 대처 방법 등을 알기 쉽게 이야기하고 있다. 책을 읽는 동안 나를 돌아보게 되었는데, 내가 꽤 오래 느꼈던 우울감이 무엇이었는지 정리가 되는 기분이다. 무엇보다 완벽주의에 관한 글귀를 읽으면서 많이 위로가 되었달까. 언제부턴가 '완벽'해지기 위해 나는 괴로웠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는 말을 들은 후, 마음이 한결 나아졌는데... 책에서 말하는 완벽하지 않은 나를 받아들이는 과정... 그게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방법이자 곧 나답게 삶을 살아가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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