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마주할 수 있다면
탐신 머레이 지음, 민지현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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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하기보다는 익숙한 소재의 로맨스 소설이지만 잔잔하면서도 뭉클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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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마주할 수 있다면
탐신 머레이 지음, 민지현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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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탐신 머레이

그림책에서부터 로맨스 소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 콘월에서 태어나 영국의 여러 도시를 옮겨다니며 살았다. 현재는 남편과 딸, 아들과 하트퍼드셔에 살며 런던의 시립대학에서 아동문학을 가르친다.

 

 

소설에서는 조니와 레오, 두 주인공의 이야기가 교차로 전개된다. 조니 웹은 '베를린심장'이라고 하는 인공 심장을 연결한 채 살고 있으며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 곧 열다섯 살이 되는 그에겐 새 심장이 필요하다. 조니웹은 골수성 백혈병을 앓고 있는 에밀리와 병원에서 가장 친한데, 그들은 회복된 후에 하고 싶은 일들을 목록으로 만들어 보며 계속해서 살 수 있기를 꿈꾼다. 한편, 니브와 쌍둥이지만 외모와 성격이 완전히 다른 레오 오빠는 밝고 활달한 성격에 항상 열정이 넘치며 한창 성장기인 강아지 래브라도처럼 갈색 눈동자와 황금빛 머리칼을 가지고 있다. 니브는 가족과 함께 간 휴가에서 레오 오빠와 돌무더기에 올라가는 경주를 하고, 레오는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한다. 그는 결국 뇌사 판정을 받고, 가족들은 그의 장기를 기증하기로 한다.

 

심장을 기증 받게 된 조니는 기증자가 누구인지 궁금해 하고, 담당 의사인 바토진스키 선생님으로부터 나이가 자신보다 아주 많지는 않고, 남자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는 해서는 안 될 일이라는 걸 알았지만 검색을 통해 세 시간 이내의 거리에서 죽은 이를 찾다가 '레오'라는 소년에 대해 알게 된다. 조니와 니브는 어느날 페이스북을 통해 메시지를 주고 받고, 서서히 가까워진다. 그들은 만나기로 하고, 조니는 니브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레오의 심장이 99.99% 자신에게 왔다는 사실을 확신하는 상황에서 그의 쌍둥이 동생과 데이트하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기 시작하는데...

 

장기를 기증 받은 사람이 기증자와 관련 있는 사람과 인연을 맺게 되는 이야기들은 많이 접해온 터라 이야기의 소재는 신선하기보다 익숙했다. 하지만 두 주인공의 이야기가 교차로 서술되는 구성은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각 인물의 감정이 섬세하게 그려져 있어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잔잔하면서도 뭉클한 작품 특유의 매력이 있기에 이런 감성을 느끼고 싶은 날이라면 읽기 좋은 책인 듯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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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영혼의 이용
마쓰다 아오코 지음, 권서경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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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마쓰다 아오코

일본의 대표적인 페미니즘 작가. 핵심을 찌르는 간결한 문장으로, 에세이와 소설을 비롯한 작품들 전반에서 여성에게 가해지는 사회적 여성성의 압력을 날카롭게 이야기하기로 이름이 높다.

 

 

'지속가능한 영혼의 이용'이라는 책의 제목은 낯설기도 하고 동시에 호기심도 불러일으킨다. 제목만으로 책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짐작하기가 어려워서 책 소개를 둘러보던 중, 제법 눈에 띄는 글귀들이 있다. 일본의 페미니즘 작가가 바라보는 사회는 어떨지, 그녀의 시선이 궁금했고 또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건지 알고 싶어졌다.

최후의 순간 만큼은 '아저씨'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다. '아저씨'기 사라진다면 사회 구조는 극적으로 바뀔 것이다. 그 사회를 보고 싶다. 작금의 사회 구조에 진저리가 나고, 신물이 나고, 절망할 대로 절망했으니 새로운 구조를 보고 싶다.

p.271 중에서

 

 

이야기는 '아저씨'들의 눈에 소녀들이 보이지 않으면서 시작된다. 소녀들을 볼 수 없게 된 그들은 커다란 즐거움을 빼앗긴 듯 불만이 커져갔고, 업무 태도는 불성실 해졌으며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이들도 늘어났다. 반대로 소녀들은 아저씨들을 볼 수 있었는데, 아저씨들에게 자신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생활에 큰 변화를 맞이한다. 이른바 그것은 '자유'였다. 어른들에 의해 '아저씨'로부터 몸을 지켜야 한다는 말을 들을 필요도 없었고, 외출 시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었다.

 

책에서 말하는 '아저씨'는 여성을 상품처럼 여기고, 음흉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인데, 우리 사회에도 분명 존재하는 유형의 사람들이다. 이러한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지고싶은 여성들의 바람을 담은 책이라 생각된다. 설정부터 독특했고, 또 의미하는 것들도 있어서 읽어볼 만한 책인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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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두품 아이 성무의 꿈 똑똑! 역사 동화
김영주 지음, 김다정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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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영주

가톨릭 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전공, 박사 학위를 받고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지금은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글을 쓰고 있다. 실험용 쥐가 주인공인 『하얀 쥐 이야기』로 제17회 MBC 창작동화대상을 받았다.

 

 

<육두품 아이 성무의 꿈>은 신라의 소년 성무의 이야기를 다룬다. 또래보다 눈치도 빠르고, 영특한 성무는 부지런히 수련해서 화랑이 될 자신을 떠올리며 친구들과 화랑놀이를 한다. 진골 무진이에게 몇 마디했다가 진돌이 입에서 '육두품 주제에'라는 모진 말이 튀어나오고, 성무는 머릿속에서 그 말이 맴돌아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신라에는 사람의 운명이 태어날 때부터 뼈에 새겨져 있다는 골품제가 존재했고, 아무리 능력이 좋은 인재라고 하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이 정해져있었다. 성무는 골품 때문에 차별받으면서도 억울하다 한 마디 못하는 세상이 이해되지 않았고 그러던 차에 최치원을 만나 세상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렇잖아. 우리 중에 성무가 가장 똑똑한데 골품제 때문에 할 수 없는 일이 있어. 그게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일이니? 게다가 우리를 봐. 어릴 때부터 친한 친구인데 그깟 골품 때문에 갈라져서 싸웠잖아. 나는 정말 골품제가 싫어.

p.66 중에서

 

 

 

신라의 골품제나 조선의 가부장적인 제도 아래에 있던 여성들 그리고 노예제도를 생각하면 오늘 이 시대를 살고 있음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능력으로 온전히 평가받고, 인정받는 것을 지향하는 사회 속에서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차별이라고 당당하게 목소리를 높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간혹 조선 시대의 문학작품인 '가사'나 '시조'를 읽게 되는데, 떠난 후에 몇 년이고 소식없는 임을 기다리며 한을 노래하는 여성들의 작품이 많다. 또 매운 시집살이라던지 기구한 운명을 슬퍼하는 노래들도 있는데, 이러한 글을 읽다보면 마음이 아릴 때가 있다. 기다리고, 숨죽여 울고, 참고. 시대가 요구했던 여성상은 참으로 가혹했던 게 아닌가 싶어서.

 

<육두품 아이 성무의 꿈>에서 성무의 스승인 '최치원'은 실존했던 인물로 당나라에서 능력을 인정받을 정도로 명석했지만 조선에서는 신분의 벽에 부딪혀 자신의 뜻을 펼치지도 못한 채, 유유자적한 삶을 살았다고 한다. 그런 그가 성무에게는 눈앞의 작은 성패에 연연하기보다 “언젠가 너의 꿈이 네게 다가올 때 힘차게 잡아챌 수 있는”멋진 어른이 되라는 조언을 한다.

 

 

이루지 못한다 한들 꿈이 사라지는 건 아니란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꼭 우리가 원하는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 나는 믿는단다. 그리고 그 변화의 때가 비록 나의 시대에는 오지 않더라도 내가 한 노력들이 밑거름이 되어 너나 무진이, 해강이의 시대에 꽃피울 거라고 믿는다. 그때가 오면 너와 네 친구들의 꿈이 이루어 질 것이라 나는 믿어.

p.83-84 중에서.

 

 

아이들과 읽고 싶었던 책이지만 아직 함께 읽지는 못 했는데, 이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어떤 것을 남길지 문득 궁금해진다. 힘이 있는 자들이 자신의 기득권을 지켜내기 위해 만들었던 골품제에 관해 이야기 나눠보고, 지금의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하며 나아가야 할지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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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교사 영업 기밀 - ‘우리 아이 이번에 초등학교 가요’라는 말에 책가방보다 먼저 사줘야 할 책
윤지선 지음 / 더디퍼런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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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윤지선

교사 인생과 엄마 인생의 합집합 20년 차. 내 아이건 남의 아이건 내 한마디가 아이의 인생에 임팩트 있는 울림이기를 바라며 아름다운 말을 하려고 노력한다.

 

                           

 

여행지에서 처음 보는 사람과 가볍게 인사를 나누거나 이방인인 내가 길을 물어볼 때 건네는 따뜻한 사람들의 눈빛. 학교도 마찬가지다. 측은지심과 수오지심이 있는 개똥이와 소똥이가 있는 곳, 울고 웃고 짠내 나며 시큼하고 쓴맛보다는 어우려저 사는 달콤한 향이 가득 한 곳이다. 내 아이의 1학년에 엄마가 너무 겁먹지는 말자.

p.33 중에서.

 

 

나에겐 올해 초등학교 4학년이 된 딸과 2학년이 된 아들이 있다. 아이들이 학교 생활은 별탈없이 하고 있는지, 친한 친구는 사귀었는지, 수업시간에 씩씩하게 발표를 잘 하는지, 또 급식실에서 밥은 양껏 받아 먹는지. 내색하지 않았지만 사실 궁금한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내가 없는 곳에서 펼쳐지는 아이들의 세계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도 되고, 한편으론 걱정이 되기도 한다. <초등 교사 영업 기밀>은 초등학교 교사이자 엄마인 작가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아이들의 교과를 비롯해 학습, 교우관계, 생활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두루뭉술한 이야기가 아닌 솔직하면서도 상세한 조언은 아이를 학교에 보낸 채 전전긍긍하고 있는 엄마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책에는 "한글깨치기보다 중요한, 감정과 생각을 '잘'표현하는 법'이라는 챕터가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잘'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여기서 '잘' 말한다는 것은 자신의 감정을 단답형이나 장황하게 말하는 표현 방식이 아니라 사실과 감정을 잘 구분해서 말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그래야 학교에서 만나는 많은 '관계' 속에서 오해 없이 생활할 수 있단다. 맞는 말이라 생각이 되면서 우리 아이는 사실과 감정을 잘 구분해서 말하고 있는지 염려가 되기도 했다. 아, 나도 어쩔 수 없는 도치 엄마인가 보다. 이래도 걱정, 저래도 걱정. 온통 걱정투성이니 말이다.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했지만 나는 여전히 서툴고 미숙한 엄마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초등학생 엄마는 처음이라서 서툰 것은 앞으로도 어쩔 수 없겠지만 아이들이 성장하는데 있어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싶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작은 팁이라도 얻고 싶은 마음에 평소에도 육아서를 비롯한 책 선배님과 친하게 지내는 편인데, 이론과 현실은 또 다를 때가 있지 않은가. 그럴 땐 적잖이 당황스럽기도하지만 분명한 건 책을 통해 조금 더 나은 방법들을 알게 된다는 사실이다. <초등 교사 영업 기밀>에는 저자의 노련한 경험과 현실감있는 내용들이 많이 담긴 편이라 공감하며 읽을 거리가 많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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