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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들남 공포 이야기
괴들남(김성덕) 지음 / 북오션 / 2025년 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부쩍 공포이야기에 관한 책들이 많이 출간되는 것 같아서 즐겁다, 사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삼십년 가까이 공포, 추리, 오컬트, 스릴러에 관한 이야기들을 읽다보니 엄청 신선하거나 독특한 플롯을 가진 이야기들을 만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장르들을 선호하는 이유는 책을 읽을 때 만큼은 다른 생각들이 나를 지배하지 않는달까. 바짝 집중해서 빠르게 읽히는 것도 기분이 좋다. <괴들남 공포이야기>는 1부 미공개 스토리 2부 독자 제보 스토리로 나누어져 총 25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장례식장, 마네킹 공장, 얼굴 없는 여자, 중고 물건, 택시기사, 강원도 황토민박, 선산 파묘 사건 등 어디선가 주변에서 들어봤음직한 이야기들도 있었고, 새로운 이야기들도 담겨 있었다.
읽었던 여러 이야기들 중에서 서울에 살고 있는 30대 초반의 여성이 제보했던 <엄마가 무당이 된 이유>가 기억에 남는다. 제보자의 엄마가 운영했던 펜션에서 겪었던 일로 그녀는 이혼 가정에서 아버지와 살았는데, 중학교 입학 때까지 엄마의 소식을 모르고 자라게 된다. 열다섯 살이 되던 해에 엄마와 연락이 닿아 아버지 몰래 연락을 주고 받았고, 간혹 만나다가 성인이 된 이후에야 별다른 제약없이 만나게 된다. 엄마는 암에 걸려서 강원도 정선으로 내려가 조그만 펜션을 운영하게 되었는데, 제보자는 서울에 살고 있다 보니 가끔 언니와 함께 엄마를 보러 가곤 한다. 그 시기쯤 그녀는 지인들에게 귀뜸해주는 말이 맞거나 꿈으로 이모의 암을 발견하는 것과 같이 이상한 것들을 보고, 느끼게 된다. 그러던 중에 엄마를 보러 갔다가 엄마는 깜짝 놀라시며 엄마가 신내림을 받지 않으면 딸이 제보자가 받아야 된다는 말을 무당으로부터 듣게 되었다고 한다. 그날 밤 인기척에 깼는데, 30대 정도의 평범한 여자가 서있었고, 제보자에게 따라 오라는 손짓을 해서 홀린 듯 걸어갔다가 자신을 말리는 엄마에 목소리에 깨게 되는데....
실제로 엄마가 신내림을 받게 된 이야기여서 조금 더 실감났던 것 같다. 오컬트나 공포는 우리가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수 많은 현상에 관한 이야기라서 호기심 많은 나에겐 미지의 영역임과 동시에 또 알고 싶은 영역이기도 하다. 제보를 엮은 이야기라서 어렵지 않고, 가독성도 좋게 구성되어 있다. 초등학생인 딸이 "엄마, 무섭고 재미있어."를 외치는 걸 보면 내심 '나의 딸이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요즘 티비로 보는 '심야 괴담회'와 비슷하다나...... <괴들남 공포 이야기>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여름 밤, 혹은 무서운 이야기가 읽고 싶은 날에 제격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