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어느날, 집에서 함께 이야기하던 저의 연인이자 친구, 반려이자 영원한 배후인 그가 급성심근경색으로 인한 실 정지로 쓰러졌습니다. 아무런 전조도 없이 순식간에 일어난 일 이었습니다. 그날 그 순간 나와 그의 동선이 3분만 어긋났어 도 지금 이 시간은 저와 그에게는 없는 시간입니다. 반사적인 CPR과 응급시술, 입원치료를 거쳐 남편은 극적으로 회생했고 그 덕분에 우리의 일상이 다시 펼쳐질 수 있었습니다.
그날부터 펼쳐진 두달은 죽음 곁에서 지낸 시간이었습니 다. 그렇게 죽음의 문턱까지 다녀오고 나니 확실해졌습니다.
남편의 심정지 이후 우리 둘은 삶과 죽음에 대한 명료한 결론 하나를 얻었습니다. 죽음을 위한 대비는 충분히 사랑하고 충분 히 사랑받았다는 사실 외에는 없다는 것을요. 그것이 죽음에 대한 유일한 대비책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알게 됐습니다.
이번 일을 거치면서 우리 부부는 거의 동시에 "이제는 진 짜 죽을 준비가 된 것 같다"라고 고백했습니다. 죽음에 대한 공 포가 거의 사라졌습니다. 죽어도 특별한 회한이 없을 것 같습 니다. 이별의 위협 속에서 둘이 함께했던 지난 시간들을 살살 이 훑어보니 사랑하고 사랑받은 시간으로 가득 차 있었음을 확 인해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