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21 | 22 | 23 | 24 | 2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나는 나에게 잊히는 것이 싫어서 일기를 썼다 - 그림책 작가 오소리 에세이
오소리 지음 / 아름드리미디어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소리 작가님이 들려주는 솔직한 이야기! 일기를 써야 하는 이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백룸 소설, 잇다 3
이선희.천희란 지음 / 작가정신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백룸에도 출구는 있다.

이선희와 천희란, 백룸(작가정신)

 

매번 주문을 외우는 것처럼 소설-잇다시리즈의 취지를 읽고, 책을 읽는다. 취지가 내가 존재한 적 없는 세상과 현재 발을 딛고 사는 세상을 이어주는 가교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희망을 꿈꿀 수 있는 순간이다. 다만 희망이 사그라들고 현실과 부딪칠 때면 좌절을 경험하게 된다. 소설을 읽는 것만으로도). 이선희와 천희란 작가를 백룸을 통해서 알게 되었듯이 소설-잇다시리즈는 시대를 넘어선 두 여성 작가의 만남이 또 하나의 가능성과 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다른 시대를 살던 우리의 이야기가 닮아있음을, 그렇기에 계속 목소리를 내고 글을 써야 함을 알려주는 나침반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해낼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그 역할 이상의 것을 해낼 것임을 보여준다.

이선희 작가의 계산서여인 명령은 가부장제와 자본주의가 결합된 시대 속의 여성상을 그렸다. 계산서여인 명령에 등장한 여성 인물은 불행으로 치환할 수 있을 만큼 자신이 아닌 타인의 삶을 사는 듯한 느낌(이 시대에는 모든 여성이 그랬고 당연했을 거라고, 생각하니 불편한 감정이 뒤섞인다)이 강하다. 다리를 잃은 여성과 결국 본처가 될 수 없음을 깨닫는 여성(숙채)의 삶은 햇빛이 들지 않아 습기가 가득한 것보다 닿기만 해도 소름이 돋을 만큼 건조하고 탁하다. 물기는 오래전에 증발했고, 물기를 만들기에는 아무 의미 없음을 깨달은 여성들은 회색빛을 띤 채 그림자로 전락한다(그림자도 빛의 경로에 따라 존재 여부를 명확히 보여주는데 여성은 왜 사라지는 건가. 여성은 스스로 그림자로 전락하길 바란 적이 없다). 그림자가 된 여성은 몸과 마음이 파괴된 채 다가오는 죽음을 기다리며 살아간다. 불행을 모든 여성에 보편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이선희의 소설에 등장하는 두 여성만 봐도 그렇다. 불행이 내재된 삶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차이점이 분명하다. 다리를 잃은 여성은 남편의 목숨값을 받아야 할 몫이라고 한다. 이 여성이 거침없고 당돌하다고 생각한다. 불구가 된 자신을 바라보는 남편의 눈빛과 행동이 달라진 것을 먼저 알아차리고 느끼는 건 불구가 된 여성 본인이며,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받은 그것들은 상처와 슬픔을 거쳐 좌절, 분노로 확장된다. 불구가 된 순간부터 약점이 생긴 사람임을 인정해버리고, 하루아침에 변한 삶은 받아들여야 하는 그녀의 분노가 남편의 목숨값으로 환산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안타깝다. 수치화할 수 없는 사랑이 장애(신체든 정신이든)로 인해 숫자로 환산되어 맞아떨어지는 몫이 나온다는 것이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가져야 하는 무게(계산서를 품고 사는 모든 여성)’사랑의 유한 기간에 대한 싫증을 부풀렸다. 다리 잃은 여성은 목숨값을 받지 못했지만, 수동적이라는 느낌은 약했다. 하지만 여인 명령의 숙채는 앞으로 나아가는 인물 같지만,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유원과의 낭만적인 결혼 생활을 꿈꿨지만 숙채를 기다리는 건 징역살이를 하는 유원이었고, 백화점 직원으로 일하면서 알게 된 안나와의 만남은 숙채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유원과의 관계가 끊겼다고 봐도 되는 건지 알 수 없지만, (아마 숙채는 유원을 한시도 마음에서 지운 적 없는 것 같다) 뭔가 쫓기듯 김 의사와 결국, 결혼하게 된다. 김 의사와의 결혼은 숙채가 불행으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결혼 제도가 불행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숙채는 결혼 제도를 통해 불행 그 이상의 경험을 했다. 결혼 전에는 숙채를 통해 여성의 변화를 잘 보여줬다. 숙채가 독립을 하고, 여러 직업을 갖는 부분은 숙채의 삶을 정적이지 않게 만들었다. 숙채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삶을 자연스레 기대했던 건지도 모른다. 그 시대 여성은 수동적이고 소극적이며, 남성 그늘 아래 그림자로 존재했기 때문에 작품에서라도 그것을 깨부숴주길 바랐다. 숙채는 아들을 낳고 살면서 어쩌면 부딪치고 싶지 않았던 현실과 정면으로 만났고, 남편 김 의사의 소극적인 태도(본처와의 이혼 과정에서)에 신뢰를 져버렸던 건지도 모른다. 부부 사이는 신뢰를 기본으로 탄탄한 가정을 꾸리기 마련인데, 숙채는 흔들리는 가정(본처의 편지, 처남과 본처의 집 방문, 여인숙에서 머무는 본처)에서 남이 알려주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사실(숙채 본인은 본처가 아니라는 것)을 부정하면서 불안이 불피운 화구를 오고 가다가 모든 것을 잃고 만다. 본처의 자리에 제 이름을 올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 숙채는 여성으로서 얼마나 비참하고 억울했을까. 그렇다고 본처를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숙채의 원망을 들어야 할 남편은 자다가 숨이 멎어 세상을 뜨고, 본처는 남편의 죽음에 밤낮없이 울다가 목을 매달아 운명을 같이 했다. 남편의 장례를 찾아온 이들은 하나같이 본처의 칭찬을 했고, 그 안에서 숙채는 구석으로 숨게 된다. 숙채 자리가 없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숙채는 김 의사를 유원처럼 사랑하여 결혼한 것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사랑이라는 감정이 있었을 것이다. 숙채는 안나가 준 기회를 통해 다른 삶을 꿈꿔보려고 했던 건지도 모른다. 안나는 자신이 살아온 삶을 바탕으로 자신과 닮은 것 같은 숙채만큼은 자신과 다른 삶을 살길 바라는 그 마음 하나로 숙채를 보살폈던 것 같다. 그 보살핌이 퍽, 다정했지만 숙채는 무너진 신뢰 위에서 불안과 분노, 한숨으로 보낸 날들이 많다. 김 의사와의 결혼은 숙채 선택이었을지 모르지만 분명한 건 숙채는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쫓긴 건 확실하다. 숙채가 죽기 전에 유원에게 한 부탁과 숙채의 죽음은 출구 없는 방을 맴도는 모습을 연상케 했다. 출구는 있지만 출구가 보이지 않는 방 안에서 숙채는 죽음으로 사라졌다. 백룸에서 나왔다고 할 수 있을까?

백룸은 확장된 세계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여성 서사의 확장, 즉 하나로 단정할 수 없는 복합적인 이야기다. 가부장제와 자본주의를 바탕으로 한 시대에서 살던 여성상이 오늘날에도 있으며, a가 더해져 사회를 바라보는 태도와 사회 구성원으로서 갖는 연대 등을 깊이 사유하게 만든다. 백룸이라는 제목을 표지에 각인한 것은 이 세 편의 소설을 전체적으로 아우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백룸은 일종의 미궁으로, 현실의 이면 혹은 숨겨진 장소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백룸에 직접 발을 들였고, 게임은 시작됐다. 게임은 우리에게 해를 가하는 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로부터 도망쳐 출구를 찾아 나와야 끝난다. 출구는 있지만, 그 공간에 오래 있으면 출구가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다. 백룸을 읽다 보면 앞서 읽었던 이선희 작가의 작품 두 편에서 언급한 특정 단어들이 그것으로만 읽히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같은 자리를 맴도는 것은 출구가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는데 서부터 시작된 도돌이표이며, 하나의 의미로 읽히는 특정 표현은 없다는 것을 잊고 있다면 작품을 넘어 세상을 둘러싼 백룸에서 벗어날 수 없다. 백룸의 공간에 고독은 필수적이며, 나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있는 사람이고 자신이 누구였는지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미궁울 견딜 수 없고, 미궁을 나올 수 있는 방법은 출구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세 이야기에 등장한 여성들은 끝이 어떤지 알고 있으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제자리에 머물지 않았다. 그것만으로도 백룸에서 벗어난 것이다. 우리는 항상 목표를 완수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묻지만, 틀렸다. 우리가 물어야 할 것은 어떤 규칙이 이 행위성을 제한하는가?’이다. 이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다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한결 수월해질 것이다.

 

이 책은 작정단 114번째 활동을 위해 작가정신 출판사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이선희, 천희란 작가님의 만남으로 이해 더 나은 내일을 꿈꾸고 싶어졌습니다.

 

#백룸 #이선희 #천희란 #작가정신 #소설잇다 #여성서사 #작정단11#책로그 #230929




이선희와 천희란, 백룸』(작가정신)




이선희 작가 x 천희란 작가




<차 례>




이 책에 대하여 _ 편집부




'어떤 규칙이 이 행위성을 제한하는가'

-

<해설> 백룸 : 알고 있지만 보이지 않고 그러므로 믿어야만 걸어나갈 수 있는 곳에 대하여

(문학평론가 선우은실) _ 488쪽




출구가 있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면 

반드시 '백룸'을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기




<소설_잇다> 시리즈




내가 책을 사랑하는 수십 가지 방법 중 하나 :)

-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D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호한 상실 - 해결되지 않는 슬픔이 우리를 덮칠 때
폴린 보스 지음, 임재희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답만 가져가려다가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었다.

폴린 보스 지음 · 임재희 옮김, 모호한 상실(해결되지 않는 슬픔이 우리를 덮칠 때)(작가정신)

 

모호한 상실이라는 제목만큼 모호했다. 긍정의 모호도 부정의 모호도 아닌 찝찝한 모호였다. 완독했지만 개운하지 않았다. 문학 장르를 즐겨 읽는 나에게 낯설었다. ‘상실이라는 단어를 이렇게 만나게 될 줄 몰랐다. 평소에 상실을 쓴 적 없으며, 상실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기 때문에 상실의 의미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책장을 덮고 나서도 상실은 여전히 미지의 세계였다. 이 책을 옆구리에 끼고 틈틈이 반복해서 읽어야 비로소 상실에서 먼 삶을 살고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을 것 같다.

상실의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상실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산다고 말한 나 또한 상실을 경험했을 것이다. 그것이 상실인지 모르고 지나쳤던 것 같다. 폴린 보스가 들려주는 상실의 사례는 조금만 더 귀를 기울이고, 주변을 향해 고개를 돌리면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부재와 존재’, ‘희망과 일상’, 그리고 받아들임의 이야기였다. 상실의 경험은 하나같이 고통스러웠다. 실종된 조종사의 아내, 자녀를 잃어버린 부모,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떠나 타국에서 적응하여 살아야 했던 여자(누군가의 아내, 엄마, ) 등 그들이 겪는 상실은 짙은 안개 속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는 혹은 돌아올 수 없는 부재한 상대를 기다리는 형태로 잔인하게 따라붙어 그들의 머리와 마음을 갉아먹고 있었다. 상실로 인한 슬픔과 충격은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상실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사실은 당사자도 알고 있다. 따라서 상실에서 벗어나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건 상실을 경험하고 있는 본인의 몫이지만 전문가와 가족, 친구, 이웃, 지역사회 공동체의 적극적인 도움과 지원이 필수적이다. 상실에 관한 비슷한 사례가 많았지만 분명 상실을 대하는 태도, 즉 자신의 상황을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에서는 상대적이었다. 따라서 개별적으로 이야기를 자세히 듣고, 적합한 전문적인 도움을 받아야 한다. 폴린 보스가 여러 번 언급했듯이 전문가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아마 갈수록 상실로 인해 파도에 휩쓸린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 같다. 이에 전문성과 창의성 등을 두루 겸비한 전문가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증가할 것이다. 그 분야에 전문가가 늘어난다는 것이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한 상황과 사람이 늘어나는 의미로도 해석되기 때문에 씁쓸하기도 하다.

폴린 보스는 말했다.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 중 가장 어려운 것은 이해라고. 자신의 상실을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모를 것이다. 상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는데, 이해하라니. 하지만 상실을 이해할 때 비로소 앞으로 나아가는 건 분명하다. 솔직히 이 책을 통해 답만 쏙, 가져가려 했다. ‘이라는 포괄적인 문제에 명확하고 간단한 답을 바라는 건 불가능하고, 서술형으로 적는 것 또한 의미 없는 짓이라는 걸 알면서도 답을 찾고 싶었다. 마지막 장에 다다를수록 억울하기까지 했다. 뭐라도 얻고 싶어서 밑줄을 긋고, 여백에 내 생각을 적었는데 끝나지 않는 상실의 지평선에 도착이라니. 몸에 난 상처처럼 아물면 그게 상실이라고 할 수 있을까. 상실을 이해했지만 받아들이기는 싫었다. 끝이 없는 상실이라는 걸 알지만, 삶과 죽음을 가르는 아슬아슬한 경계에서 그저 상실이 존재한 것임을 알지만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상실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사람, 체념한 채 가라앉는 사람을 떠올리니 분하다. 그럼에도 다행인 것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이 말해주고 있다. 우리는 상실을 경험했고, 경험하겠지만 창의적이고 역동적으로 상실을 딛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그 능력을 발휘하는 순간, 상실은 더 이상 우리의 머리와 마음을 갉아먹지 못할 것이다.

나의 상실에 새로운 세계와 톡톡 쏘는 힘을 불어 넣어준 폴린 보스 작가님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이 책은 작정단 11기 활동을 위해 세 번째로 받은 도서입니다:D

 

상실이라는 세계에 겁 없이 몸을 던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을 대하는 태도를 다져보고 싶습니다. 0.1%도 깨닫지도 못했지만 반복해서 읽다 보면 분명 끝나지 않는 상실의 지평선에서 개운함을 느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모호한상실 #폴린보스 #임재희_옮김 #작가정신 #심리전문가들의바이블 #작정단 #작정단11_세번째도서 #상실 #심리 ##나아가다 #책추천 #책로그 #책스타그램 #230920





폴린 보스, 『모호한 상실』(작가정신)





폴린 보스





'상실을 경험하지 않을 수 없는 우리'에게

필요한 '상실의 바이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집고양이 가출소동
임수진 지음, 서영은(미날) 그림 / 모담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집고양이 앤지의 한바탕 가출 소동!

임수진, 집고양이 가출소동(모담)

 

고양이와 함께 사는 집사로서 제목부터 기대가 됐다. 책제목부터 표지, 내용, 내용 보는 재미를 더해주는 아기자기한 그림까지 너무 재밌었다!

생각지 못한 일로 고양이와 동거를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고양이에 대한 관심이 생기고, 고양이의 정보를 얻기 위해 책까지 읽게 되었다. 책을 읽는 것이 고양이와 함께 지내는 순간마다 많은 도움이 됨을 자주 느끼는 중이다. 이번 책은 고양이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정보가 앤지라는 고양이 캐릭터에 잘 스며들었다고 생각했다.

집고양이 앤지의 가출소동은 집고양이 세계와 길고양이 세계를 엿볼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가족이 주는 사랑과 행복, 가족으로부터 나오는 안정감을 느끼게 해준 따뜻하고 포근한 이야기였다.

아빠, 엄마, 세령이, 민준이가 모두 나가고 혼자 집에 있는 동안 앤지는 심심해한다. 심심함으로부터 시작된 앤지의 가출 계획! 앤지의 가출은 성공적이었지만, 집과는 전혀 다른 세계를 경험한다. 기대했던 세상을 경험한 앤지는 자기가 몰랐던 길고양이 세계를 알게 된다. 자기와 달리 하루하루를 살기 위해 아등바등 전쟁터 같은 생활을 해야 하는 길고양이와의 무서운 만남은 앤지에게 값진 의미를 전해주었다. 앤지는 마냥 행복하다고만은 할 수 없는 경험을 했지만, 그래도 고양이 삼형제를 꼭 만날 거라고 다짐한다. 그 모습이 참 대견하고 아름다웠다. 나였다면, 가출을 할 생각도 못 했을 것이다. 더더욱, 낯선 곳에서 낯선 이들과의 만남이 힘들었다면 그 부분이 가장 크게 남아 다음 도전을 꿈꾸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앤지는 그다음을 꿈꾸고 있다. 앤지가 언젠간 꼭 고양이 삼형제와 만나 잔디밭에 몸을 뒹굴며 서로 몸을 비비며, 앤지가 가보지 못했던 세상의 이야기들을 꼭 듣길 바란다. 그리고 언제라도 돌아갈 가족이 있다는 소중함을 늘 기억했으면 좋겠다. 앤지와 앤지의 가족들이. 앤지가 가족들과 시끌벅적,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길!

앤지의 이야기를 다 읽으면서 나와 함께 지내는 고양이의 마음을 잠깐 엿보는 기분이었다. 앤지의 마음이 꼭 우리 고양이 마음은 아니겠지만. 다음에 앤지의 이야기를 꼭 우리 고양이에게 들려주어야겠다. 그리고 우리 고양이가 외롭거나 심심하지 않게, 우리 고양이가 곁에 있다는 소중함과 감사함을 늘 기억하며 바쁘지만, 시간을 내서라도 꼭 우리 고양이와 행복한 순간순간을 가져야겠다.

 

이 책은 서평단 활동을 위해 모담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았습니다

 

모담(@modam_pulisher)

: 앤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재밌는 시간 보냈습니다!


미날(@illust_minal)

: 그림이 너무 아기자기하고 예뻐요! 보는 내내 행복, 힐링 한가득이었습니다^^*

 



앤지의 가출 소동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바로 『집고양이 가출소동』!



과연 앤지는 가출을 성공했을까?

성공했다면 앤지한테 어떤 하루였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네가 있어서 괜찮아
임하운 지음 / 시공사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장편소설 한 권을 앉은 자리에서 빠르게 읽은 건 처음이다.

채웅이와 초희의 시점으로 번갈아 가면서 진행되는 구조 덕분에 빠르게 읽었다. 채웅이와 초희의 각 시점에서 닥친 상황이나 상대를 바라보고 상대에 대한 생각 등이 바뀌는 부분이 간결하게 드러나서 좋았다. 개인적으로 요즘 학생들의 대화 스타일이 잘 드러났다고 생각했다. 짧고 굵은, 모호한 것 같지만 본인들은 단박에 상대방 말의 의미를 찾아내고 답하는.

채웅이와 초희는 동일한 사람에게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생존자이다. 동일한 사람에게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생존자라는 점이 둘의 이상한 관계를 이끌어냈다고 볼 수 없다. 가족을 잃음으로써 발생하는 다양한 형태의 아픔과 상처가 서로에게 끌리는, 본인과 닮은 점을 만들어낸 것이다. 아픔의 계기가 같을지라도 아픔을 키우는 방식, 아픔을 대하는 방식 등 다르게 많은데, 채웅이와 초희는 본인을 보는 것처럼 상대를 보고 그렇게 이상한 관계를 관두고 진정한 친구가 되어 서로에게 남길 바라는 결말로 스토리가 끝난다.

이 스토리는 우리가 늘 봐왔던 주제와 소재, 인물, 장소 등으로 시작해서 결말을 맺는다. 하지만 서로를 만남으로써 변화하고 있는 채웅이와 초희라는 캐릭터가 그 진부함을 덜어내고 있다. 앞으로 채웅이와 초희는 어떻게 살아갈지, 서로 어떤 친구가 되어갈지 궁금증을 남긴다.

채웅이와 초희 이외에도 강민혁, 김선우, 백인우라는 캐릭터도 스토리에서 적절하게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채웅이와 상반된 성격을 가진 강민혁, 적절한 선을 지키며 채웅이 곁에 있는 김선우, 그리고 채웅이와 초희의 가족을 죽인 아버지의 아들인 백인우. 백인우라는 캐릭터가 등장했을 때 채웅이와 초희가 피해자이면서 생존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전사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소설의 분위기를 환시시키는 인물이었다고 생각한다.

너무 현실적이서 현실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읽으면서 채웅이처럼 심장이 빠르게 뛰고 정신이 아득해지는 경험을 했다. 분명 웃을 수 없는 이야기고, 아픔에 절여져 있는 채웅이와 초희였지만 마냥 안타깝게만 보고 싶지 않았다. 채웅이와 초희는 그날의 아픔과 상처를 갖고 있으면서도 안주하지 않고, 한걸음씩 밖으로 향하고 있으니까.

채웅이와 초희가 앞으로 어떤 상황을 직면하고 생각지 못한 일들을 겪게 될지 모르지만, 이젠 혼자가 아닌 둘이기에 잘 이겨낼 것 같다. 그저 둘의 내일을 응원하고 싶다.

"그래야 난 호구처럼 안 살 테고, 넌 네 손목에 상처 안 내겠지." - P27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21 | 22 | 23 | 24 | 2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