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가 눈뜰 때 소설Y
이윤하 지음, 송경아 옮김 / 창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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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가 눈뜰 때』는 한국의 전통 설화들을 기반으로 두되, 인종과 배경을 우주적 세계관으로 펼쳐놓으며 SF적 상상력을 가미한 판타지물이다.

최근 『파친코』『작은 땅의 야수들』『사라진 소녀들의 숲』『바다에 빠진 손녀』등의 연이은 출간으로 일제 강점기, 고려 공녀제도, 심청전 등 '한국계' 작가들이 한국 설화와 문화를 끌어들이면서 전 세계가 K-스토리의 매력에 빠지게 했는데 이 『호랑이가 눈뜰 때』도 그 계보를 잇고있다. 그리고 이제 그 영역을 SF까지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작가의 전 에이전트 대표 '릭 라이어던'에 의하여 인도, 쿠바, 멕시코, 한국 등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작가들에게 각국의 신화를 바탕으로 SF적 판타지 소설쓰기 기획에 참여한 이윤하 작가는

'한국 신화와 스페이스 오페라를 결합한 이야기'를 써달라는 제안에 자신의 '천개의 세계'시리즈 작품으로 이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호랑이령 주황 부족으로 우주군 전함 '해태호'에 승선한 13살 호랑이 인간 세빈은, 가족(삼촌)에 대한 결속력(믿음, 충성)과 우주군의 일원으로서의 의무 속에서 갈등하며 '천개의 세계' 전체를 위함에 대해 선택과 결정들에 맞선다. 우주군에서 만난 동료들과 함께 적들에 맞서 전투를 벌이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펼치는 성장소설이자 모험담이기도 하다.

이 해태호 부대에서는 공용어가 한국어이다. 한자를 섞어 쓰는것 조차 전통적이다. 공식 의복도 한복이다. 풍수지리에 따라 설계된 우주 기지가 설계되었으며, 무당이 등장하여 우주선의 축귀 의식을 한다. 전투 식량이 잡채이고, 미역국과 따뜻한 밥, 김치가 식사로 등장한다. 또한 호랑이 설화, 구미호(여우령) 전설 등이 등장한다.

우리에겐 익숙한 문화에 상상력이 가미되었다는 확장형 SF지만, SF 세계관에 녹아든 한국 문화를 처음으로 접하는 해외독자들의 입장이라면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낯선 상상력에 놀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점까지 감안해서 읽어본다면 더욱 독특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스페이스 액션물답게 빠른 전개와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모험은 덤이라고 할수 있겠다.

여기에 등장하는 주인공 세빈은 남성도, 여성도 아닌 '논바이너리(그이they )'로 묘사된다. 남녀로 구분짓는 이분법적인 성정체성에서 벗어난 개념인데, 논바이너리라는 젠더 정체성을 지닌 사람이 세빈 외에도 여럿이 등장하기에 오히려 다양한 정체성으로 존중받는 평범하고 당면한 보통의 정체성으로 받아들이게 한다. 한국계 미국인이자 황인종이자, 트랜스 남성인 작가는 이처럼 SF적 상상력 뿐만이 아니라 편견과 통념을 이분법에 저항하는 사회적 상상력까지 보여 준다.

이처럼 국가, 문화, 성별, 민족(사람)과 동물, 지구와 우주, 과거와 미래의 경계를 모두 뛰어넘으며 '설화적'이면서 '현대적'이고, '친숙'하면서도 '낯선 '것들이 섞여 독특한 매력을 자아내는 소설이라는 평이 탁월하게 드러맞는다.

게다가 우리는 완벽한 세계에 사는것이 아니기에 완벽한 판단이 아닌 필요할 '때', 필요한 '최선의 선택'으로 무엇을 '했느냐'가 아닌, 앞으로 무엇을 '할것이냐' 라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행동의 중요성을 얘기하며 성장소설의 면모도 제대로 갖추고 있다.

이 한국 신화와 스페이스 오페라를 결합한 환상적인 SF이야기는 영상화가 확정되어 곧 디즈니+ 시리즈에서 만날수있게 되었다.

📚#창비#이윤하#호랑이가눈뜰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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