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위한 B컷 문학동네 청소년 64
이금이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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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에서 출간한 #이금이 작가의 신작 『너를 위한 B컷』은, 다 읽고나면 이 책제목이 책내용과 얼마나 찰떡인지 알 수 있다.

#청소년문학 소설을 대표하는 작가답게 이책에는 청소년의 많은 문화가 아주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가장 선호하는 직업으로 진로를 생각하는 아이들, SNS가 인간관계의 전부인것 처럼 연결되고, 무리 속에 보이지 않는 계층이 존재하며, '찐친'과 '겉친'을 가리며 사귀는 교우관계에, 교묘하게 친한척 하며 괴롭히는 방식으로 바뀐 학교폭력의 수법과, 학업과 진로에 대한 압박감 등을 모두 만날 수 있다. 여기에 이금이 작가는 우리의 '3년'을 강타한 '코로나 시기의 학교'를 시기적 배경으로 다루며 온라인 개학, 실시간 쌍방향(줌) 수업의 우왕좌왕한 모습 속에서 아이들이 학교를 가기 싫어하면서도 결국 연대의 장이 되는 예전의 학교를 그리워하는 모습까지도 놓치지 않고 담아낸 점은 정말이지 탁월했다. 

주로 잡지에 실리는 화보용 사진을 찍을때 선택되어 실리는 사진을 A컷, 선택되어 실리지 못하였지만 우수한 후보로 남겨진 컷들을 B컷이라고 부른다. 요즘의 SNS는 개인이 발행하는 잡지와 같다. 선택되어 올려진 사진들은 아마도 수십장의 사진 중에 고르고 골라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최상의 사진을 올렸을 것이다. 이처럼 선택되어 업로드 된 컷들은 '보여주고 싶은' 부분이고, 선택되지 못한 컷들은 '보여주고 싶지 않은' 부분들이 존재할 것이다. 오늘도 우리는 타인의 A컷을 보면서 동경하거나 질투하면서 '좋아요'로 공감을 표시했을 터이다. 후보였거나 잘라버린 B컷까진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중학생 내에서 소위 잘나가는 친구들과 함께 브이로그로 유튜브를 시작한 친구와 이를 편집해 주는 친구 사이에서 일어난 일을 주 내용으로 담고 있는 이 소설의 키워드는 '편집'이다. 일상 영상을 고스란히 찍어서 넘겨주면, 편집의 힘을 빌려 캐릭터성을 부여하여 단점은 잘라 내고, 장점만을 내세우며 얼마든지 매력적인 인물로 연출할 수 있다. '컨셉'에 따라 필요 없다고 여겨지는 부분은 모두 B컷이 되어 잘라낸다. 이 이야기는 보여주고자 했던 A컷과 임의로 잘라낸 B컷 과의 괴리감, 그 속에 담겨진 '진실'과 '진심'에 관한 이야기이다. '보여주고자'했던 것들 이면에 '모르는척' 외면 했던 것은 없었는지,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당최 인생에 '편집'이라는 것이 있을 수 있는 것인지를 근본적으로 묻는다. 한 사람의 진실, 삶의 진실은 고르고 골라 내세운 A컷이 아닌 잘라내고 감추려 했던 B컷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꼭 SNS가 아니더라도 스스로도 편집하고 가공하여 드러내려 하는 인간관계 속에서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 A컷을 보여주어도 그 너머의 B컷까지 들여다 볼줄 알고 서로에게 진심어린 안부를 물을 수 있을까. 

SNS에서의 '편집'과 '선택'은 우리의 일상에서 '편견'과 '오해'로 불리울 수도 있는 부분들이다.

이 책의 마지막에 보여준 주인공의 배려와 용기 있는 마음은 우리에게 큰 울림과 희망의 메세지를 전달하지만, 동시에 당신도 누군가의 이면을 들여다 볼 줄알고, 헤어릴줄 아는 다정함을 지니고 있냐고 묻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부디 그렇다고 대답하길.

스마트폰 화면을 보며 안부를 묻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눈을 보며 진심을 알아주길 부디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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