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인생수업 - 지금,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
이동섭 지음 / 아트북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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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균형이 오롯이 한쪽으로만 기운 사람, 그리고 기운 쪽에 그림이 있었다. 그림이라는 것은 실용적이지 않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선 돈이 들지만, 팔리지 않는 그림이나 감상하지 않는 그림은 전적으로 무용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림을 그린다. 그리고 그림을 통해 질문한다. 하루하루 먹고사는 문제를 고민하는 우리에게, 삶이 무엇이냐고. 원하는 삶을 살고있냐고.

죽어야만 끝나는 제몸의 징그러운 허기를 평생 달래느냐 사는 내내 애썼지만 자기 삶에 대한 강한 확신이 있었기에 빈센트는 아름다움의 본질에 도달할 수 있었고 영혼을 위로하는 그림을 완성했다. 아름다움은 '앎'과 '앓음'이라고 했던가. 많이 경험하고 한바탕 앓고 알아야 아름다움에 도달할 수 있다고 했던가.

'평생 원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찾았고 찾은 후에는 그일에 목숨까지 걸어본적 있는가' , '열정적으로 살았고 열정의 그림자인 수난마저도 헤치고 넘은적이 있는가'

인생을 살면서 두가지 물음을 맞이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지도 모른다. 빈센트가 살던 시기에도 그림의 가치(효율성)과 가격(경제성)을 중시했고, 여전히 직업과 돈과 자아실현이 양립하기 쉽지 않은 세상이라 순수 열정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무언가에 너무나 몰두한 나머지 누군가에게 "너무 무리하는거 아니야? 그러다가 몸 망가져"라는 말을 들어본적 있는가. 내게도 그런 시절이 3번정도 있었다. 그렇게 죽을만큼 노력했던 시절을 보내고나면 인생을 되돌아보고 후회하는것이 얼마나 무의미한지 알게된다. 이 삶이 만족스럽지 못할지언정 결코 그시절로 돌아갈생각이 없고 누군가 나의 노력에 가타부타한데도 큰 미동도 없다. 내가,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비슷하진 않겠지만 빈센트 역시 이 모든 도달했던 사람이었고 그것만으로도 빈센트를 사랑할만한 이유는 충분하다.

그의 친구이자 비평가인 알베르 오리에가 '과도함(격정), 과도한힘(강렬함), 과도한신경증, 표현의 폭력성'이란 특징으로 그를 칭찬하자 그는 과분하다며 '내가 현재나 미래에 받을 수있는 몫은 단언컨데 그다음이다'라고 말했다. 화가는 죽어서 미술관에 묻힌다. 그가 삶을 바쳐 그려낸 그림에 대한 평가는 뒤늦었다. 그가 죽고난 뒤 인정받은 것이 아니라 그가 먼저 목적지에 도착해있었던 것 뿐이다.

그는 말했다.
언젠가 날 괴팍한사람, 아무것도 아닌사람이라고 했던 사람들에게 내작품을통해 그런 그의 가슴에 가지고 있는것을 보여주겠다고. 그러니까 계속 그림을 그려야겠다고.

행복해 질 수 있는 일을 찾았는가.
무엇이 내 행복을 막았는가.
내 행복을 위해 자기의 삶을 살았는가.
그리하여 나는 앓고 알아 아름다움에 다가갔는가.
인생이 묻고, 반고흐가 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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