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는 소설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강영숙 외 지음, 이혜연 외 엮음 / 창비교육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이책을 관통하는 문장 한 줄.


망각했으므로,

세월이 가도 무엇하나 구하지 못했구나

기억하는 소설 中

청년의 삶을 주제로 했던 땀흘리는 소설, 세대별 사랑에 대한 주제를 이야기 한 가슴뛰는 소설에 이어, 자연 혹은 사회적 재난을 주제로 한 소설집『 기억하는 소설』

재난이 일상이 되어 버린 재난의 시대(팬데믹)에 우리의 안전하고 행복한 내일을 고민하는 시간을 선사하는 8편의 단편 소설은 다음과 같다.

강영숙 ㆍ 재해지역투어버스

김숨 ㆍ 구덩이

임성순 ㆍ 몰:mall:沒

최은영 ㆍ 미카엘라

조해진 ㆍ 하나의 숨

강화길 ㆍ 방

박민규 ㆍ 슬(膝)

최진영 ㆍ 어느 날(feat. 돌멩이)

이 소설들은 재난 속 일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대로 보여준다는 것, 이는 소설 속 주인공만의 재난이 아닌, 우리 모두의 재난으로 느끼게 하는 "재난의 당사자성"을 경험하게 해준다. 경험 그대로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게 되면서 이러한 무비판적인 상황속에서는 스스로가 피해자가 되고 만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재난을 통해 무언가 배우지 못한다면 다음, 다음 재난의 연속으로 이어지고만다는 것을. 그러지 않기위해서, 적어도 재난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재난을 더욱더 기억해야 한다.


반복되는 재난을 겪으면서도 왜 우리 사회는 나아지지 않을까요?

기억하는 소설 中

기억은 세상을 바꾸는 토대이다. 그러나 우리는 자꾸 망각한다.

그러므로 소설은 잊을만 하면 잊지말라고 계속 이야기를 해주는 역할을 해내야한다. 그렇게 오늘을 잊지않음으로써 더 오래 지속될 내일을 기대하게 하는 것. 그 역할을 하기 위한 책이 바로 『 기억하는 소설』이다.


소설 선택의 기준, 소설의 나열 순서, 이 책의 영향력(현실에 대한 실망과 절망을 주게될 것인가 새로운 질문을 던저 사회적 안정망이 작동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줄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두는데 소설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ㆍ 재해지역투어버스

미국 뉴올리언즈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후일담으로 자연재해가 사회적 재난으로 확장되는 보편적 재해 모습을 담고 있다.

ㆍ 구덩이

자연재해인지 인간이 낸 사회적 재난인지 알수없는 동물 전염병에 대한 얘기로 모르는척 덮으려 할수록 여러문제가 나타나는 임시방편식 대응방식을 비판적으로 담고 있다.

ㆍ 몰:mall:沒

침몰의 몰, 망각했으므로 다시 반복되는 비극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ㆍ 미카엘라

피해자들에 대한 이해와 감정을 기억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메세지를 담고 있다.

ㆍ 하나의 숨

개인적 사고가 아닌 사회적 약자인 실습생의 죽음으로 산업재해도 재난으로 봐야 하는지에 대한 반복되는 사회적 문제를 담고 있다.

ㆍ 방

태안 앞바다의 원유유출,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폭발 등의 사건 복구에 투입되는 힘없고 약한 사람들, 즉 재난 복구 과정에서 영웅심에 의해서가 아닌 희생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ㆍ 슬(膝)

코끼리(다쓰러져가는 국가, 공동체)를 개인이 이길 수 없다. 국가 도움 없이 개인(어쩔 수 없이 남겨진 소외된 자)의 힘만으로 재난을 극복해 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ㆍ 어느 날(feat. 돌멩이)

운석으로 지구가 멸망한 이야기로 광기속의 디스토피아, 혼란속의 인간애(휴머니즘)를 다루며 피할 수 없는 재난을 함께 극복하는 인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2021.6.13일 반영되었던 알쓸범잡에서는 사회적 재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바로 8개월을 두고 반복적으로 벌어졌던 성수대교 붕괴와 삼풍백화점 붕괴사건.

사건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 뿌리깊게 박혀있는 안전불감증에 대한 이야기, 그럼에도 반복되는 것에 있어 기억해야 할 의무(이들의 희생을 기리는 '위령탑'에 대한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이 소설과의 연결성을 느꼈다.



굉장히 많은 사상자를 내는 사건이 하나 있을 때, 같은 이유로 작은 규모의 사건이 29건 있고, 아주 경미한 사건이 300건 발생한다.


우리 사회 깊숙이 있던 안전불감증, 위험한걸 알지만, 어떤일이 벌어질것 같지만, 오늘은 아니겠지, 나와는 상관없겠지. 라는 안일한 사람들의 시선과, 재난과 관련된 하인리히 법칙(1:29:300의 법칙)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히 인상깊다. 모든 사고들은 당시로서는 작을 수 있는 이거 정도는 괜찮겠지 하는 생각들이 차곡차곡 쌓인 것소 잃고 외양간을 고쳐야겠다는 말만 하고 고치지 않고 있는 병든 사회.


우리가 잊는다면,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다.

망각했으므로 반복해서 누군가를 희생한다면 그 얼마나 슬픈일인가. 그 누군가가 아닌 우리 모두는 기억해야 한다, #기억하는소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