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종신검시관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민경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L현경의 종신검시관이라는 별명을 가진 구라시이를 주인공으로 한 단편집이다. 양아치같은 껄렁한 외모와 말투, 그리고 아무리 자신의 상관인 형사부장이나 수사과장이라도 거침없이 막 대하지만 그래도 사건현장에 있어서만큼은 진지하게 사건을 파헤친다. 단순한 증거하나도 놓치지 않고 사건을 해결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사람들이 그를 따르는건 어쩌면 당연할지도... 책 한편한편 모두 그러한 그의 면모가 잘 나타나있는데 어쩌면 그것은 구라시이 검시관의 주위사람들이 보는 시선으로 쓰여졌기 때문에 더욱 두드러졌지 않았나 싶다.
총 8편의 단편중 가장 좋았던건 전별과 실책, 그리고 17년의 매미. 전별에서는 퇴임을 앞둔 수사부장의 의뢰를 받아 그에게 10여년동안 엽서를 보내오던 사람을 찾아주게 되고 실책에서는 한달동안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자신의 밑에서 부하로 지냈던 옛 동료의 죽음을 파헤치게 된다. 비록 외무와 말투는 양아치 같고 투박하지만 퇴임을 앞둔 수사부장을 위한 마음이나 자살한 옛 부하직원의 마지막 예를 다하기 위해 자신의 경력에 흠이 될 실책조차 서슴없이 감행하는 그의 모습이 좋았다. 짧은 인연일지라도 그것을 소중히 한달까...17년전 사건현장에서 보았던 피해자의 남자친구였던 지금의 부하에게도 마음을 쓸 정도이니 말이다.
사건을 해결하기에는 너무 짧았고 금방금방 사건을 해결하는 그의 놀라운 능력이 좀 얄밉기는 했지만 피와 무정함이 가득한 추리소설들 속에서 이렇게 가슴 따뜻해지는 책두 있구나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