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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의 기억, 시네마 명언 1000 - 영화로 보는 인문학 여행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6월
평점 :
세상에 똑같은 사람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우린 매일 나와 다른 사람들을 받아들이며 살고 있다. 나와 취향이 다르고 식성이 다른 사람과 마주하면서도 웃을 수 있는건 기저에 사랑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 사랑은 때론 크기도 하고 작기도 하다. 어느 날 갑자기 설렘으로 다가오기도 하고, 믿음이 쌓여 사랑이 되기도 하고, 불쌍히여기는 동정심으로 변모하기도 한다.
이런 다양한 사랑을 가장 이해하기 쉽게 표면적으로 그려낸 게 바로 영화이다. 영화는 아니지만 영화 속 명대사를 담고있는 《스크린의 기억, 시네마 명언 1000》은 다양한 가치와 영화의 매력, 인문학적 통찰을 고스란히 옮겨 놓았다. 글로 읽는 대사가 주는 낯섦에 설레였다.
"내겐 소중한 것이 있다. 친구도 있고, 부모도 있고, 애인도 있고, 그러나 그들 때문에 상처도 많이 받는다. 모두 그걸 견디며 살아간다."
<릴리 슈슈의 모든 것> 중에서 (p.171)
오랫동안 약국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일은 쉬웠지만 매일 아픈 사람들을 마주하는 건 쉽지 않았다. 환자니까, 통증에 짜증이 나는거지 내게 짜증내는게 아니란걸 이해한 뒤에야 눈물이 그쳤다. 그 뒤론 빌런을 만나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 전까진 한 사람의 다양성을 체득하며 겪는 피로를 영화로 달래며 지냈다. 아니 버텼다. 그 때 가장 많이 본 영화가 <인생은 아름다워>랑 <어톤먼트>였다.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로베르토 베니니가 주는 밝고 긍정적인 마음은 하루 종일 아픈 사람들을 마주하느라 드는 우울감, 회의감을 떨치기 충분했다. '끝이 결국 이르고 억울한 죽음일지라도 살아있는 동안 최선을 다했다면 그걸로 족할 수 있구나.' 끝이 좋을 수 있단걸 어렴풋이나마 배울 수 있었고 훗날 내가 환자가 되었을 때 인성의 끈은 놓지 않고 평온함을 유지할 수 있는 힘이 되어 주었다.
"Son, life is so beautiful no matter how hard the reality you are in."
"아들아, 아무리 처한 현실이 이러해도 인생은 정말 아름다운 것이란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 같은 사람을 마주해도 사람은 저마다 다른 이야기를 갖는다. 누군가는 악의를 품고 남의 이야기를 뒤틀어버리기도 한다. 다들 이런 경험 있지 않은가? 나만 많은가? 억울할 일도 많았던 이십대의 난 <어톤먼트>를 보며 생각에 잠기길 좋아했다.
한 소녀의 시기, 질투가 어떻게 사람의 인생을 망가뜨리고 마음을 산산조각낼 수 있는지 영화를 보고나면 매번 가슴이 뻐근하다. 거짓말이라는 가장 대중적이면서 강력하고 위험한 무기를 쥔 천사의 얼굴을 한 악당을 어떻게 물리쳐야할까. 복수해야할까 고민도 많았지만 나는 지금도 그렇듯 입을 다물고 진실이 수면 위로 떠오르길 기다리기만 했다.
"The story can resume, our story can resume, I'll simply resume."
"이 이야기는 다시 시작될 수 있어. 우리의 이야기도, 나도 다시 시작할 수 있어."
(p.232)
이 외에도 내가 좋아하는 영화들이 <스타워즈>빼고 거의 다 들어있다. <인턴>, <그린 북>,<레 미제라블>,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다 본 영화들이라 안 본 영화를 꼽아보니 10편이 채 되지 않는다. 요즘 말로 "개취" 혹은 "취저"책인듯. 책처럼 영화도 참 가리지 않고 많이 봤나보다. 영화를 좋아한다면 그리고 나처럼 타임머신을 타고 싶다면 꼭 한번 책을 펼쳐 보시길. ;) 뿅!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