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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음식 속 조선 야사 - 궁궐부터 저잣거리까지, 조선 구석구석을 우려낸 음식들 속 27가지 조선사, 2018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도서
송영심 지음 / 팜파스 / 2017년 9월
평점 :

‘옛 선조들은 어떻게 이 재료를 음식에 쓸 생각을 했을까?’
살림을 하다 보면, 음식을 하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서구와는 다르게 풍부한 식재료를 자랑하는 한식은 조리법도 아주 다양하지요. 찌고, 삶고, 데치고, 볶고, 무치고...
지금이야 가스레인지도 있고, 조리법에 따라 골라 쓸 수 있는 냄비도, 조리도구도 다 쓰기도 벅찰 만큼 다양하잖아요. 덕분에 요리가 손쉬워졌고 위생관리도 수월해졌는데 그 옛날 어떻게 아궁이에 불 때워서 그 큰 가마솥에 요리를 해서 먹고살았는지.. 정말 상상만 해도 등골이 휘는 것 같은데 사실... 선조들의 음식 이야기를 하자면 밭에 씨를 뿌린 이야기부터 시작하는 게 맞겠지요.
밭을 일구고, 수확하고, 다듬고, 요리해서 먹기까지 얼마나 많은 손이 갔을지 마트에서 깨끗하게 닦인 채소를 사보기만 한 저로선 상상조차 되지 않지만 옛 여자들의 노고가 보통이 아니었음은 어렴풋하게 나마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들이 있었기에 지금껏 대가 이어지고 우리가 이렇게 살아 숨 쉴 수 있는 거겠지요.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음식 속 조선 야사》에는 매일 먹어 익숙하고 가끔은 지겨워서 외면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밥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궁금해했을 음식 속 재미나고 굴곡진 사연이 아주 맛깔나게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이 끌렸던 건... 인간 젓갈 이야기 때문이었는데요. 전체 관람가 블로그인 관계로 요 이야긴 풀어놓을 수가 없겠네요. 대신 요즘 제 머릿속을 지배한 약과 이야기를 좀 나눠볼까 해요. 외국에 도넛이 있다면 우리에겐 약과가 있다! 기름에 튀긴 음식은 동서양은 물론 시대를 거슬러서도 거부할 수 없는 맛이었나 봅니다.
사실 약과를 만들어본 적도 없고 만들어볼 생각도 못해봤는데 책에 레시피가 있더라고요. 이걸 보니 손이 근질근질하긴 한데 체력이 안 따라 주는 게 다행이다 싶어요. 약과가 손이 정말 많이 가는 음식이더라고요. 재료 손질부터 튀겨도 부서지지 않도록 잘 빚어서 칼과 젓가락으로 모양을 내고, 튀기고 꿀 발라 살짝 말려 포장까지... 먹고살기도 버거운 서민들은 평생 냄새도 못 맡아 봤을 것 같단 생각도 들어요.
지금은 대부분의 음식이 대중화되었지만 딱 하나 아직 사극에서나 볼 수 있는 음식이 하나 있었어요. 바로 신선로. 드셔 보셨나요? 전 한 번도 못 먹어 봤어요. 해 먹자니 그릇사는 것부터 마음에 안 들고.. 그냥 안 먹고 말지 싶도록 손이 정말 많이 가는 음식이더라고요. 재료가 무슨 스무 가지나 들어가는지.. 장 보다 지치겠어요. 누가 월급 주면 한번 만들어 볼까. 사서 고생하는 음식이 따로 없네요. 너무 주부스러웠나요? ㅎㅎ 서양 음식에 비해 한식은 손이 많이 가서 주부가 되고 보니 여자 발목 잡는 녀석이 여기 있었구나 싶었는데 신선로를 보니 급이 다르네요. 이런 음식은 사극 속에서 보는 걸로 만족해야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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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아이가 부르던 휘모리장단을 따라서 흥얼거리고 있게 되는 책.
재미지구나~하~ 얼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