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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고 싶을 때 읽는 책 - 삶에 지친 당신을 위한 피로회복 심리학
이시하라 가즈코 지음, 이정은 옮김 / 홍익 / 201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당신과 함께하는 이 사이에는 거리가 있어야 한다. 하늘의 바람이 그 사이에서 춤출 수 있도록. 그 사람에 대한 애정이 서로를 옭아매는 것이 아닌, 영혼의 기슭 사이를 움직이는 바다가 될 수 있도록."
-칼릴 지브란(레바논의 철학자)
얼마 전, 한 연예인의 이혼이 하루 종일 검색어 탑에 걸려 있었습니다. 그 기사에는 인스타를 언급하는 네티즌의 댓글이 여럿 달려 있었습니다. 댓글은 "행복한 것처럼 보이더니...", "힘들어하던 게 보였다." 이렇게 둘로 갈렸습니다.
연예인 아내의 여행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모 방송 프로그램도 얼마 전, 인스타로 시끄러웠습니다. 방송에선 아이 넷 낳고 힘들고 어려운 것처럼 말하던 한 연예인의 아내가 인스타에선 고생 모르는 팔자 좋은 사모님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아이 넷의 엄마에 대한 환상이 깨진 것에 대한 분노인지, 돈 많은 사람들이 돈 받고 놀러 가는 것에 대한 질투인지 구분되지 않는 질타가 이어졌습니다.
누구나 현실을 피해 도망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대피처로 온라인을 택한 이들이 모여 만든 공간이 블로그이고, 인스타이고, 트위터이고, 페북입니다. 저도 블로그라는 이 공간이 제 마음과 생각을 편하게, 눈치 보지 않고 털어놓을 수 있는 일종의 대피처입니다.
인터넷상에서 아무리 행복한 척해도 현실에서 100% 행복한 사람은 없습니다. 사는 게 힘들지 않은 사람은 없는데, 우린 다소 남의 고생에는 관대하지 않나 싶습니다. 아마 오랫동안 남보다 더 많이 일하는 게 미덕인 사회를 살아와서 타인의 고생을 그저 부지런함 정도로 치부해버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화살이 자신에게 돌아와 힘들어도 쉴 수 없는 사회가 만들어져버렸습니다.
"그냥 조금 힘들다. 하지만 남들도 다 이렇지 않을까? 그런데도 나 혼자만 앓는 소리를 하며 나약한 건 아닐까."
어쩌면 온라인에서 행복한 모습만 보여줄 수밖에 없는 건 사회 탓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른 사람 눈치 보느라 힘들어도 힘들다 말 못하고, 쉼이 필요한 자신에게 채찍질만 하고 있는 그런 현실 속 진짜 모습이 온라인에서 웃는 가면으로 드러난 건 아닐까요.
무엇이 나를 힘들게 하는지, 무엇이 참기 힘든지, 언제 도망치고 싶은지, 이런 감정이 들 때 나는 어떻게 반응하고 대처했는지, 내가 정말 원하는 해결책이었는지 나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한 해를 보내볼까 합니다. 더불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도망치고 싶을 때 자유롭게 도망칠 수 있게 수고와 짐을 내가 좀 더 짊어져 줄 수 있는 힘센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좋은 휴식이란 그냥 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쉬고 싶은 자신'을 마음으로부터 허락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