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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왜 하필 나를 괴롭히기로 했을까? - 심리학, 내 인생을 망치는 사람을 분석하다
빌 에디 지음, 박미용 옮김 / 갈매나무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내가 죽을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나를 죽자고 괴롭히는 사람을 만나본 적 있으신가요? 전 있습니다.
《그는 왜 하필 나를 괴롭히기로 했을까?》 이 책을 읽다 잊고 지냈던 한 사람이 떠올랐습니다.
상대와 전 밥 한 끼는커녕 대화조차 해본 적 없는 사이였습니다. 서로 얼굴과 이름을 아는 정도였지만, 상대는 주변에 내가 아닌 나를 소문내고 다녔습니다. 1년 정도 갈등과 음해가 반복되었고 상대에게 이야기를 들은 제 지인들이 그 자리에서 그에게 오해임을 여러 차례 지적했지만 상대는 눈 하나 꿈쩍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상대에게 질린 저 또한 말을 섞고 싶지 않았기에 그냥 안 보고 살기를 택했습니다.
하지만 마주할 수밖에 없는 일이 생겼고 크게 부딪치고 말았습니다. 그 사람의 머릿속에 담긴 나란 사람을 마주하곤 너무 억울해 잠도 오지 않았고 밥도 삼킬 수 없었습니다. "누가 손바닥이 마주쳐야 소리 난다 했냐!!"며 애먼 지인들에게 분노를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ㅎ....
그 사람에게 결국 사과받지 못했습니다. 언젠간 받을 수 있을까요? 아마 그 사람에게 전 평생 사과받지 못할 겁니다. 책을 읽고 (사과받지 못할 거란) 생각이 더 확고해졌습니다.

《그는 왜 하필 나를 괴롭히기로 했을까?》는 고도 갈등 성격(=성격장애)을 다섯 가지 유형으로 나눠 세세하게 알려주는데 그중 한 유형이 그 사람과 아주 흡사했습니다.
'용서할 수 있는 구실이 뭐 하나라도 있을까.'
'지금이라도 이 상처를 훌훌 털어내줄 무언가가 이 책 속에 있을지도 몰라.' ...
책을 여러 번 읽으며 지금이라도 그 사람을 이해해보려 했지만 아무리 읽고 또 읽어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급기야는 '이런 사람도 이해하려 노력해야 하는 걸까? 지금 내가 뭘 하고 있는 거지?'란 생각도 들었고, 다른 장을 읽을 땐 '내가 이런 사람들까지 알아야 하나..'싶기도 했습니다.
사실, 책 속의 다섯 가지 성격장애 유형 모두 이해가 가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보통의 도덕적 규범과 사회성을 가진 사람이 보통의 기준이 결여된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 기질을 일부 가진 특별한 사람을 이해하려 한다는 게 얼마나 말이 안 되는 일인지 책을 통해 제대로 느꼈습니다.

누구에게 조언을 할 만큼 오래 살았다거나 경험이 풍부한 건 아니지만, 제 경험상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을 만난다면 무조건 피하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책을 읽어보면 아시겠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피하시면 안 됩니다.) 이 책 또한 저처럼 이해하고 용서하기 위해 읽을 게 아니라 피하기 위해 읽으셔야 합니다. 잘 읽어뒀다가 잘 피하셔야 합니다. 부디, 저처럼 데는 일 없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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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가지 고도 갈등 유형
자기애성 고도 갈등 - 단순히 나를 높이기 위해 남을 깎아내리는 타입. 가장 흔한 성격 장애로 자신이 '우월'하고 특별한 대우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믿어 규칙이나 법규를 신경 쓰지 않는다. 공감 능력도 결여되어 있어 남들 앞에서 타인을 망신 주기도 한다. 누군가에게 비판을 받으면 그 사람의 말에 반박하기보단 사람을 깎아내리려 한다.
경계선 고도 갈등 - 처음엔 사교적이고 매력적이지만 감정 변화와 분열이 심하다. 버림받는 걸 몹시 두려워해 자해나 자살시도도 쉽게 벌인다.
편집성 고도 갈등 - 극도로 의심이 많은 사람으로 이웃이나 경찰, 정부기관이 자신의 삶을 침범하려 한다는 망상도 있다. 이런 사람과 연인 관계라면 끊임없이 그는 당신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감시하려 들 것이다.
반사회성 고도 갈등 - 세 살 아이와 비슷하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당장 갖고 싶어 하고, 그들을 가로막으면 우리를 밀치거나, 우리의 위상이나 명성을 파괴하거나, 심지어 죽이기도 한다. 양심을 가책을 느끼지 않고, 일부는 이런 데서 쾌감을 느끼기도 한다. 지배 욕에 따라 움직이고, 누군가를 조종하고 통제하는 데서 즐거움을 느끼기 때문에 이를 위해 타인의 인생을 망가뜨린다.
연극성 고도 갈등 - 모 아니면 도 식의 말을 즐겨 쓰고, 대체로 과장과 허위로 이야기를 부풀려 관심의 중심이 되기 원한다. 실제보다 사람들이 자신을 많이 신경 쓴다는 착각에 빠져있고, 자신이 처한 상황을 남탓으로 돌리고 자신의 행동을 바꾸려는 의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