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안 24시 - 상
마보융 지음, 양성희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9월
평점 :
절판


 

 

※ '이야기'를 풀어 놓는데 소질이 없음을 먼저 밝혀두는게 좋겠다.

 

 

천보(742-756년) 3재, 정월 14일.
민족 최대 명절인 원소절(=정월대보름)을 앞두고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테러 조직이 장안성에 침입했다. 테러 조직은 돌궐족의 소수 정예병으로 목숨이 얼마나 많은지 죽음 따위 안중에도 없다. 그들은 무엇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걸까. '돌궐'이란 단 두자만으로도 사람을 벌벌떨게 만들었던 젊은이가 당나라에 밀려 뒷방 늙은이가 됐으니, 굴욕에 대한 '복수'인가? 뒷방으로 밀려나는 굴욕이 그토록 큰 것인가?


테러 조직의 잠입을 눈치챈
당나라 정안사(장안성의 방위를 책임지는 기관)의 수장 이필이 발 빠르게 그 뒤를 쫓지만 곧 벽에 부딪치고 돌귈의 기세가 만만치 않음을 직감한다. 이필은 만년현 불량수(오늘날의 수사관) 출신이었던 사형수 장소경을 임시로 석방시켜 사건을 함께 수사한다. 이필은 무엇때문에 사형수에게 도움을 구한 것일까? 장소경은 토사구팽될게 뻔한데 어째서 승락한걸까? 미친 개처럼 테러 조직의 뒤를 쫓는 이유가 뭘까?

"난 이 하찮은 목숨들이 평범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내 모든 걸 바칠거야. 내가 지키려는 건 바로 이런 장안성이야. 이렇게 말하면 자네가 이해할 수 있으려나?"

평범한 사람들을 괴물들로부터 지켜내고 싶어하는 마음. 정말 이게 전부일까? 그의 순수함을 의심하는 내가 너무 속물인걸까? 아무리 죽어도 상관없는 목숨이라 그래도 그렇지 죽고 싶어 환장한 사람처럼 덤비는 그에게 뭔가 꿍꿍이가 있어 보였지만 1권에선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가난한 집안 출신인 원재는 '명예는 고생에서 나오고 부귀는 위기에서 나온다'라는 명언을 굳게 믿었다. 위기가 클수록 부귀도 커진다. 문제는 위기에 맞설 용기와 안목이 있느냐이다."
P.367



명예와 부귀까진 바라지도 않는다. 약속받은 감형이라도 지켜줬으면 좋겠는데 2권의 두께를 보니 그 길도 쉽지 않아 보인다.

 

그를 석방시킨 정안사 사승 이필, 극구 반대한 수장 하지장, 어느새 장소경의 편이 된 정안사 수장의 오른팔 요여능, 장소경을 살인범으로 만든 정치적 정적 세력들, 의외로 복잡하게 얽힌(?) 테러 조직들까지. 테러만 막으면 될 줄 알았는데 줄줄이 딸려 나오는 사건 사고가 끊임없이 빵빵 터져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흡수력이 얼마나 좋은지 6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을 삼일만에 뚝딱 읽었다. 그런데 등골이 서늘하다.

난 재밌게 읽었는데. 너무 재밌게 읽었는데. 강건너 다른 나라라 그런거 아닌가 싶다. 판빙빙 실종에 이어 인터폴 수장이 공안에 납치되면서 드러난 중국의 어두운 민낯을 보고 나니 내가 중국인이라면 마냥 웃을 순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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