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으로 보는 서양사 만화라서 더 재밌는 역사 이야기 1
살라흐 앗 딘 지음, 압둘와헤구루 그림 / 부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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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고 무거운 주제인 #전쟁 이란 키워드를 (그림체만큼) 가볍고 재미있게 풀어낸 <전쟁으로 보는 서양사>


#푸틴 을 표지에 담은 것 만으로도 심상치 않은 당당한 기운(?)이 느껴지지요? 

거친 표지에서 느껴지듯 말투도 상당히 거칠어요. 속어도 많구요




가장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혔던 이야기

#1863년미국 #게티즈버그전투 와 #남북전쟁 


미국 남부와 북부 전쟁 중 

주요 거점인 뉴올리언스와 빅스버그가 함락되고 포위되면서 물자 공급이 어려워진 남부군. 

로버트 리 장군은 남은 병력 7만 5천 명을 모아 최후의 공격을 준비하는데.. 아뿔싸! 군화가 다 떨어졌지 모에요. 


“장군님 저희 군화가 없습니다.”


.. 

“아 마침 기병 정찰대가 신발 매장을 찾았답니다!”




신발가게를 찾아 장군은 게티즈버그로 갔습니다그런데 가게에 북부군이 있네요?!!!


그렇게 준비되지 않은 전투가 시작되고 말았습니다. 목숨을 건 전투인만큼 지형을 파악하고 주변을 정찰하고 정보를 잘 모아 신중히 결정해야 하는데 급하게 시작된 전투로 결국 남부군의 상황은 꼬이고 맙니다. 


고지를 점령하려 했지만 고지를 지키고 있던 북부 지휘관(철학 교수)에게 탈탈 털리고 후퇴합니다. 


물러나는 남부를 보며 전쟁 의지를 확실히 꺾어야겠다 생각한 윌리엄 테쿰세 샤먼 장군은 딱 20일치 식량만 가진 채 행군을 시작했어요. 가는 실에 농장을 불태우고 민가를 약탈해 물자를 얻고 철도를 일부러 나무에 둘러매 다시 쓰지 못하게 만들었어요. 이를 #셔먼의넥타이 라고 부릅니다. 


피도 눈물도 자비도 없는 셔먼에 결국 남부는 백기를 들고 그렇게 남북전쟁이 끝이 납니다. 전쟁은 결국 누가 더 잔인한가, 잔혹함의 끝을 향해 달릴 수 있는 사람이 승자가 되나봅니다. 


북부가 이겨 링컨의 목소리에 힘이 생겨 노예제도가 폐지되는 등 얻은 게 많으니 괜찮은걸까요. 

가볍게 읽히지만 묵직한 내용이 담긴 만화 <전쟁으로 보는 서양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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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논어를 만나 행복해졌다 - 나로 살아가기 위한 든든한 인생 주춧돌, 논어 한마디
판덩 지음, 이서연 옮김 / 미디어숲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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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논어를 만나 행복해졌다





공자가 대단한건 특별한 가르침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는 우리 모두가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걸 가르칩니다. 수업료가 필요하지도, 수학이나 과학적 지식이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마음만 먹으면 지금 당장도 실천 가능하며, 준비물이라곤 오직 마음가짐과 실천 두가지뿐입니다. 그런데도 공자의 가르침을 잘 실천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왜일까요. 




“나는 정말 행운아다. 내가 잘못을 저지르면 다른 사람이 반드시 나에게 그것을 알려준다."

P.133




《논어》에서 공자는 소박한 것에서 행복을 누리고, 타인에게 베푸는 친절로 세상에 아량을 베풀고, 자신의 잘못을 겸허하게 받아들일 줄 아는 용기를 품는 법을 가르칩니다. 또 나를 향한 (비판이 아닌) 비난조차도 소화시킬 수 있는 경지까지 이야기합니다. (+그 외 백만가지) 비난을 하는 사람이 방법을 제대로 모를 뿐이고 (그 문제는 상대가 해결할 숙제일 뿐.) 우린 속에 담긴 뼈아픈 조언, 필요한 말만 담아 새겨야겠지요. 사실 우린 이렇게 살려고 매일 노력하고 있어요. 하지만 그 하루 안에도 무수히 많은 갈등과 실수가 불청객이되어 끼어 듭니다. 



진짜 실력은 이런 불청객이 방문했을 때 빛을 발합니다. 하지만 우린 이런 순간에 좌절하고 상처받습니다. 자존감이 떨어진 날이면 “난 이런 책을 읽어도 이렇게 살 수 없어.“ 자책하는 생각에 배움을 외면하기도 합니다. 완벽을 목표로 하면 과정이 너무 괴로워집니다. ‘배움 그 자체의 즐거움’을 즐기도록 해야해요.



우리가 배운 지식으로 당장 무언가를 얻으려고 만 한다면 귀중한 진리를 배우지 못한 채 표면적인 기고만 배우게 될 수 있다. 

p.286




한 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늘 그렇듯 조용히 한 해를 반성하고 또 한 해를 계획하겠지요. 열심히 살았지만 연예인들처럼 시상식에서 상을 받는 일은 없을거에요. 이루지 못한 목표가 발목을 잡고 늘어질 수도 있구요. 그래도 시간은 흐르고 새해가 밝아올 꺼에요. 거창한 계획도 좋지만 그 틈에 행복한 성장도 살짝 곁들여보면 어떨까요. 


화가 날 때 내 시각이 아닌 상대의 입장에서 헤아려보기. 

공자를 따라 거친 밥을 먹고 냉수를 마시고 팔베개에 누워 행복하다 말해보기.

타인의 잘못을 대신 짊어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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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식당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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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린코는 열 다섯 살에 떠났던 엄마 품으로, 고향으로 십년만에 다시 돌아옵니다. 이쯤되면 엄마와의 풋풋한 추억이 다시 둘을 이어줄 것으로 기대되지만 린코의 추억은 엄마보다 할머니와 더 깊어요. 엄마는 늘 남자품에 안겨 있는 헤픈 여자였고 거기에 질려 딸은 할머니에게 도망갑니다. 할머니는 엄마와 아주 다르게 음식을 손수 해주시며 손녀를 살펴 주셨어요. 린코는 할머니(의 손맛)를 추억하며 고향에서 식당을 엽니다.


요리의 세계로 부드럽게 손을 이끌어 준 사람은 할머니였다.

처음에는 보기만 했던 나도 차츰 할머니와 함께 부엌에 들어가서 요리하는 법을 배우게 됐다. 할머니는 그리 많은 말로 설명하지 않았지만, 만드는 과정에서 일일이 간을 보게 해주었다. 나는 씹을 때의 질감과 혀에 닿는 감촉, 소금의 양 등을 조금씩 내 혀로 익혀 갔다.

P.28




첫 손님으론 한달동안 창고를 식당으로 바꾸는데 두 팔 걷고 도와준 구마 씨에게 남자친구와의 추억이 깃든 석류 카레를 대접합니다. 두번째로는 동네에 매일 까만 상복만 입으시는 할머니를 초대하며 본격적으로 달팽이 식당만의 맞춤 코스 요리를 하기로 결심합니다. 긴 시간 조용히 식사를 마치고 식당에서 잠이 든 할머니는 그 날, 이십 년 넘게 기다렸던 싶어했던 남편을 만나게 됩니다. 그렇게 달팽이식당은 입소문을 타게 됩니다.



“달팽이 식당의 요리를 먹으면 사랑과 소원이 이루어진다.”

P.219




사실 그녀는 음식으로 사람들을 치유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갖고 식당을 연 게 아니에요. 함께 식당을 차리기로 한 남자친구가 재산과 집안의 가재도구까지 남김없이 털어간 충격으로 말을 잃고 고향에 내려온 거 였거든요.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한 유년시절을 보낸 결핍이 있는 사람에게 남자친구의 배신은 치명타였어요. 


그녀는 다른 사람들이 음식을 먹고 행복해하는 걸 보며 마음 속 헛헛함을 채우고 싶어했습니다. 하지만 타인의 행복으로 대리만족하는 건 결코 바람직한 해결책이 될 수 없어요. 린코도 금방 깨닫게 됩니다. 반면 음식을 먹은 사람들은 음식을 통해 행복을 찾습니다. 상처를 가진 사람만이 상처입은 사람들에게 진심어린 위로를 할 수 있다는거. 참 아이러니하고 슬프지만 그렇잖아요.



싫어하는 감정은 반드시 맛에 반영되니까, 마음도 머리도 비우기로 했다.

"초조해하거나 슬픈 마음으로 만든 요리는 꼭 맛과 모양에 나타난단다. 음식을 만들 때는 항상 좋은 생각만 하면서, 밝고 평온한 마음으로 부엌에 서야 해."

할머니가 곧잘 해 주시던 말씀이다.

나는 재차 심호흡을 하고 마음을 안정시켰다.

P.205



달팽이 식당을 열고 찾아오는 손님이 늘어날수록 의문이 커졌어요. “도대체 왜 엄마는 초대를 안하는거야? 엄마도 오지 않고? 왜???” 의문이 마구 커져 답답함이 느껴질 즈음, 도통 엄마에게 마음을 열지 않던 린코가 엄마를 받아들 일 수 밖에 없는 일이 생기고 맙니다. 엄마가 악역, 할머니가 천사이기만 한 건 아니었어요. 우리 모두가 그렇듯 양면성이 있었습니다. 반전이라면 반전이랄까요.


린코가 할머니와 엄마를 한 사람으로서 온전히 이해해가는 시간은 결국 자신을 수용하고 치유해가는 과정과 같았어요. 할머니는 딸에게 못다 준 사랑을 손녀에게 주고, 엄마는 할머니에 반감이 들어 자유분방한 삶을 택해 딸에게 사랑을 줄 줄 몰랐습니다. 한편으론 제 나름의 사랑을 준거란 생각도 들어요. 상대가 이해할 수 없는 형태의 사랑이어서 문제였죠.


몸이 상처를 자연스럽게 치유하고 회복해가는 과정은 마치 자연의 순리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치유와 회복이 ‘순리’가 되려면 주체의 돌봄이 꼭 필요합니다. 린코는 음식을 통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마음을 열고 세상을 이해하는지를 보며 배웠고, 성장했습니다. 음식은 사라져도 내 사랑이 그 안에 들어가 있기를 바라기에 우린 그렇게 남을 위해 음식을 만드나봅니다.



“매실장아찌는 어느새 조금씩 녹아서,

이윽고 혀 위에는 조그만 씨와 할머니와의 추억만이 남았다.”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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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는 아들의 속도가 있습니다 - 아들에게는 왜 논리도, 큰소리도 안 통할까?
정현숙 지음 / 월요일의꿈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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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자녀를 키우는 데에는 저마다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기질이 달라서, 혹은 자신을 똑 닮아서 힘이 들다 말합니다. 어려움 속엔 동성이 아니라서 겪게 되는 일도 있습니다. 아빠와 딸, 엄마와 아들. 서로 다른 성을 가진 부모와 자녀는 서로를 이해하는데 시간이 필요합니다. 저의 경우엔 딸로서 아빠를 이해하는데 아주 긴 시간이 걸렸고 아들들의 기질과 특징을 이해하는데 주변의 도움과 육아서가 없었다면 훨씬 힘들었을 거예요.



두 아이와 함께 다니다 보면 자주 듣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들 둘 다 순해서 다행이다.”, “아들인데도 얌전해서 키울만하겠다.” …  맞아요. 아이들이 순종형, 순한 양 기질이라 아들 둘이어도 편하게 키우고 있어요. <아들에게는 아들의 속도가 있습니다>를 읽으면서도 “아들이 꼭 이러진 않는데…참 많이 다르다.”, “우리 집 애들은 양반(?)이구나”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반면, 조랑말이나 원숭이 기질의 아들을 키우고 계신다면 공감 가는 내용이 많을 것 같아요. 요런 경우엔 도움이 많이 되는 좋은 육아서가 되어줄 수도 있겠지요. :)





한편으론 아들 육아에 대한 책이 아들에 대한 편견이나 왜곡된 이미지를 굳히는 게 아닌가 우려되기도 했습니다. 주변에 딸 둘, 아들 하나를 키우는 지인이 있는데 (지극히 평범한 아들 기질을 가진) 아들을 두 딸들과 비교하고 소외시키고 상처 주는 일이 (부모는 물론 조부모까지) 반복되어 아이가 우울증 진단을 받고 학교도 못 가고 치료 중에 있거든요.ㅠ 이런 인식이 사회 전반에 깔려 있어 저희 아이도 ‘아들은 키우기 힘들다, 기피한다’는 걸 알고 있어요. 그리고 상처받았고요.. (제가 달래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 한계가 있단 걸 느꼈어요…)



“아들은 한 번에 여러 가지를 지시하면 안 된다. 짧고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말로 눈을 맞추며 이야기해야 한다.”

“아들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어휘력이 또래 여아에 비해 떨어진다. 다양한 어휘와 감정의 종류를 익히고 표현할 수 있게 훈련시켜야 한다.” (그래서 저희 집은 책상 앞에 감정사전도 붙여두었어요.)

“타고난 남성성으로 공격성, 충동성, 경쟁의식이 강하기 때문에 자기 통제, 감정 조절, 참고 기다리는 마음의 힘을 딸보다 더 많이 연습해야 한다”.(p.182)





물론~ 아들은 아들인지라 공감 가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찔리는 글도 있었고요. 감정적인 것과 감성적인 것 사이의 예민한 기질을 가진 저라 늘 아이들을 감정적으로 대하지 않자 결심하지만 결심이 필요할 만큼 자주 실수를 범합니다.


책에 부모가 감정 기복이 심하면 아들은 자신감이 없어지고, 감정 조절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으로 자라게 된다는 내용이 있었어요. 이런 환경이 고착화되면 타인에게 쉽게 화를 내고 생명을 존중할 줄 모르는 사람으로 자라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아들이 감정 표현을 잘 하지 않고 무덤덤해 보인다고 감정 쓰레기통으로 대하면 안 된다고 충고해요. 제가 마음에 새겨야 할 별 다섯개 ⭐️⭐️⭐️⭐️⭐️짜리 조언.



어쩌면 제가 유별나고 모나서 아이들이 둥글게 보이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부족한 인간으로서의 한계, 인내심, 상처를 무수히 자주 마주하게 됩니다. 독립된 사람으로 온전한 성인이 되지 못했다면 부모로서의 역할도 건강하게 감당하기 어려워요. 흔들리는 갈대를 지지대로 쓴다면 식물이 바르게 자랄 없죠. 저도 아이를 키우고서야 미처 몰랐던 어린 시절의 상처받은 나를 치유하고 사회가 심은 편견을 깨부술 있는 기회를 만날 있었어요. (지금도 그런 과정 속에 있고요.) 그러니 공부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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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2 - 진실이 때론 거짓보다 위험하다 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2
천위안 지음, 이정은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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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가 끝나자 선수들과 감독에 대한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요. 우연히 이강인 선수를 가르친 한 감독이 터놓은 스페인으로 유학갈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한 기사를 보았습니다. 골자만 쓰자면 아이가 실력이 뛰어나 월반을 해야 했는데 학부모들의 반대와 선수들간의 마찰이 심했다고 해요. 당시 맘카페의 댓글들도 봤는데 발전에 도움되는 지적 아닌 그저 깎아내리기식의 내용뿐이더라고요. 감독은 이런 이유로 스페인에 갔는데 인천이 키운 선수인 것 마냥 기사가 나오는게 불편하다 밝혔습니다.



남을 무시하는 것으로 자신의 존엄을 세울 수는 없다. 상대 또한 자신을 깎아내리는 당신을 치켜세우지 않는다. 서로 존중하지 않는 관계는 경쟁 관계의 적보다 못하다. 예의를 갖춰 상대를 존중하라. 그것만이 인간관계의 답이다.

p.240






마초를 물리치고 형주에 있던 조조와 장송이 만난 일이 있습니다. 둘 다 오만함이 코를 찌르던 시기였어요. 장송은 자기가 모실 사람이 조조 정도는 되어야 한다 생각해 문지기에게 뇌물을 줘가며 어렵게 그의 앞에 섭니다. 하지만 돌아온건 홀대였어요. 외모콤플렉스가 있는 조조가 보아도 장송이 너무 못생겼거든요. 외모를 보고 장송을 우습게 본 조조는 오만하게 굴고 맙니다.


이에 기분이 상한 장송도 지지 않고 조조의 아픈 곳, 약점을 건드립니다. 손권, 장로, 유비를 언급하고, 조조가 쓴 <맹덕신서>를 한번 읽고 줄줄 외우더니 아이들도 아는 내용이라며 깎아내려요. 그것도 모자라 조조가 5만명의 군사를 세워두고 이런 영웅을 본 적 있냐며 우쭐대는 데 면전에 대고 "우리 촉에서는 인의로 백성을 다스립니다. 이런 군사들은 본 적이 없지요."라고 받아집니다.


조조는 결국 화를 참지 못하고 "목을 베라!"명합니다. 주변의 만류로 장송은 매만 맞고 풀러납니다. 그의 품에는 조조가 서주를 손에 넣을 수 있는 히든카드, 서촌 지형도가 있었는데 말이죠. 제 발로 굴러온 기회를 놓친 조조는 훗날 서천을 유비에게 통째로 빼앗기고 맙니다. 장송이 자신을 그토록 보고 싶어한 까닭을, 무슨 뜻을 품은 자인가 한번만 생각해보았다면 역사가 달라졌을텐데 조조의 기분이 태도를 압도해 일을 그르치고 말았습니다.




'적은 군사로 많은 적을 이긴' 적벽대전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볼 수 있어요. 불타는 백만 대군을 등지고 도망하면서 "큰불이 난 곳에서 멀리 떨어져 한숨을 돌리자 그는 수풀이 우거지고 지형이 험한 주위를 둘러보더니 잡자기 껄껄 웃기 시작"(p.194)했습니다.


조조는 "자신이었다면 이 곳에 매복해 자신의 목을 쳤을"것이라며 주유와 제갈량이 어리석다 비웃습니다. 절대적 우위에 있었지만 화공 한번에 맥없이 무너진 모습은 보지 못했습니다. 저자는 초긍정으로 해석하지만 모든 면에서 24시간 똑똑하진 않았던 거 같습니다. 조조가 어떻게 생각하든 적벽대전은 조조 역사상 가장 큰 대패였고, 지금까지도 영화로, 책으로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저자는 조조를 비난하기보단 시대가 그를 전쟁으로 내몰았다고 평가합니다. 영웅이 아닌 성격적 결함이 있는 인간으로 접근해요. 그릇된 행동도 시대와 상황이란 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아 행동한거라 봅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조조였다면 그와 같은 선택을 했을지도 모른단 거에요. 그러니 섣불리 조조의 삶을 평가하기보단 교훈 그리고 타산지석으로 삼아야겠습니다. 남을 비난하는건 내게 도움이 되지 않으니까요.


착한 사람은 착한 사람이 될 수밖에 없는 환경에 처해 있고, 나쁜 사람은 나쁜 사람이 될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심리학자 필립 짐바르도는 상황에 따라 성향이 변하는 현상을 가리켜 '루시퍼 효과 Rucifer Effect'라고 정의했다. 루시퍼 효과는 '착한 사람이 악마가 되는 과정'을 설명한다. 빛의 수호자로 신의 총애를 받던 천사 루시퍼가 지옥에 떨어지면서 악마 사탄이 되었다. 이는 자신이 처한 환경이 성격까지 바꿔놓는 근본적인 원인임을 보여준다.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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