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는 아들의 속도가 있습니다 - 아들에게는 왜 논리도, 큰소리도 안 통할까?
정현숙 지음 / 월요일의꿈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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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자녀를 키우는 데에는 저마다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기질이 달라서, 혹은 자신을 똑 닮아서 힘이 들다 말합니다. 어려움 속엔 동성이 아니라서 겪게 되는 일도 있습니다. 아빠와 딸, 엄마와 아들. 서로 다른 성을 가진 부모와 자녀는 서로를 이해하는데 시간이 필요합니다. 저의 경우엔 딸로서 아빠를 이해하는데 아주 긴 시간이 걸렸고 아들들의 기질과 특징을 이해하는데 주변의 도움과 육아서가 없었다면 훨씬 힘들었을 거예요.



두 아이와 함께 다니다 보면 자주 듣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들 둘 다 순해서 다행이다.”, “아들인데도 얌전해서 키울만하겠다.” …  맞아요. 아이들이 순종형, 순한 양 기질이라 아들 둘이어도 편하게 키우고 있어요. <아들에게는 아들의 속도가 있습니다>를 읽으면서도 “아들이 꼭 이러진 않는데…참 많이 다르다.”, “우리 집 애들은 양반(?)이구나”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반면, 조랑말이나 원숭이 기질의 아들을 키우고 계신다면 공감 가는 내용이 많을 것 같아요. 요런 경우엔 도움이 많이 되는 좋은 육아서가 되어줄 수도 있겠지요. :)





한편으론 아들 육아에 대한 책이 아들에 대한 편견이나 왜곡된 이미지를 굳히는 게 아닌가 우려되기도 했습니다. 주변에 딸 둘, 아들 하나를 키우는 지인이 있는데 (지극히 평범한 아들 기질을 가진) 아들을 두 딸들과 비교하고 소외시키고 상처 주는 일이 (부모는 물론 조부모까지) 반복되어 아이가 우울증 진단을 받고 학교도 못 가고 치료 중에 있거든요.ㅠ 이런 인식이 사회 전반에 깔려 있어 저희 아이도 ‘아들은 키우기 힘들다, 기피한다’는 걸 알고 있어요. 그리고 상처받았고요.. (제가 달래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 한계가 있단 걸 느꼈어요…)



“아들은 한 번에 여러 가지를 지시하면 안 된다. 짧고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말로 눈을 맞추며 이야기해야 한다.”

“아들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어휘력이 또래 여아에 비해 떨어진다. 다양한 어휘와 감정의 종류를 익히고 표현할 수 있게 훈련시켜야 한다.” (그래서 저희 집은 책상 앞에 감정사전도 붙여두었어요.)

“타고난 남성성으로 공격성, 충동성, 경쟁의식이 강하기 때문에 자기 통제, 감정 조절, 참고 기다리는 마음의 힘을 딸보다 더 많이 연습해야 한다”.(p.182)





물론~ 아들은 아들인지라 공감 가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찔리는 글도 있었고요. 감정적인 것과 감성적인 것 사이의 예민한 기질을 가진 저라 늘 아이들을 감정적으로 대하지 않자 결심하지만 결심이 필요할 만큼 자주 실수를 범합니다.


책에 부모가 감정 기복이 심하면 아들은 자신감이 없어지고, 감정 조절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으로 자라게 된다는 내용이 있었어요. 이런 환경이 고착화되면 타인에게 쉽게 화를 내고 생명을 존중할 줄 모르는 사람으로 자라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아들이 감정 표현을 잘 하지 않고 무덤덤해 보인다고 감정 쓰레기통으로 대하면 안 된다고 충고해요. 제가 마음에 새겨야 할 별 다섯개 ⭐️⭐️⭐️⭐️⭐️짜리 조언.



어쩌면 제가 유별나고 모나서 아이들이 둥글게 보이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부족한 인간으로서의 한계, 인내심, 상처를 무수히 자주 마주하게 됩니다. 독립된 사람으로 온전한 성인이 되지 못했다면 부모로서의 역할도 건강하게 감당하기 어려워요. 흔들리는 갈대를 지지대로 쓴다면 식물이 바르게 자랄 없죠. 저도 아이를 키우고서야 미처 몰랐던 어린 시절의 상처받은 나를 치유하고 사회가 심은 편견을 깨부술 있는 기회를 만날 있었어요. (지금도 그런 과정 속에 있고요.) 그러니 공부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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