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무엇을?
어떤 데이터가 입력되면, 어떤 데이터가 산출된다. 그 안에 내가 있다. 비끄러매려는 마음과 달리 이미 미끄러지고 있다. 나한테 알려준다.
그래. 그래.
삼촌이 머뭇거리더니 나를 꼭 껴안았다. 그리고 주문처럼, 나쁜 사람만 만나지 말라고, 누구에게도 붙잡히지 말라고, 미안하다고, 정말 미안하다고 중얼거렸다. 삼촌과 나 사이에 끼인 까만 비닐봉지에서 서걱서걱, 마음 구겨지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삼촌의 옷에 배인 담배 냄새와 땀 냄새를 깊이 들이마시며 중얼거렸다.걱정 마. 나는 아무에게도 붙잡히지 않아. 아무도 나를 붙잡지 않아. 왜냐면, 아무도 나를 원하지 않으니까.-222쪽
열여덟 소년. 지독히도 운나쁜 이 녀석의 고군분투가 나를 웃기고 울렸다.
고통이 레몬즙처럼 녹아 내리는 무지개 너머 그 어딘가. 귤봉지를 패대기치고 싶어도, 너무 가난하고 배고파서 그리 하지 못 하는 너도 가라.
세상이 아름다운지는 모르겠지만 아름답지 않냐고 묻는 노래는 무척 아름답다. 그냥 그걸로 됐다. 221
이왕 잘못 살았으면 계속 잘못 사는 방법도 방법이라고악마 같은 밤이 나를 속인다-61쪽
사람은 살아간다는 것 자체를 위해 살아가지. 그 이외의 어떤 것을 위해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