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처리 시신의 치다꺼리 지침서<빌어먹을 놈은 아니지만>김미조 장편소설제목이 한눈에 들어온다. <빌어먹을 놈은 아니지만>. 그보다 더 자극적으로 다간 온건 부제 <미처리 시신의 치다꺼리 지침서>이다. 미처리 시신이라고 하니 살인을 저지르고 그 시체를 처리하지 못한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내 예상과는 빗나갔다. 한마디로 귀신들의 이야기였다. '나', 황익주는 대필 작가이다. 어느 날 자신의 집에 있는 냉장고 문을 단지 열었을 뿐인데 나는 헌책방 '솔'에 와있다. 나는 자신이 죽었는지조차 알지 못하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평소 형님이라고 부르며 친하게 지낸 헌책방 주인 김 사장, 김영필은 6개월 전에 행방불명되었다. 나는 그를 며칠을 찾았지만 그 후 그가 죽은 것으로 알고 그의 존재를 잊고 지냈는데 이렇게 불쑥 그가 나 앞에 나타났다. 김 사장은 나에게 책을 건네며 먹으라고 하면서 그에게 지시를 내린다. 미처리 시신들의 치다꺼리를 하는 것. 미처리 시신들은 자신들의 시신이 죽은 지 18시간 안에 사람들에 의해 발견되길 바란다. 이런 죽은 영혼들을 돌보는 게 나의 할 일이다. 첫 번째 시신 허08. 이 시신은 황익주가 대필한 책 <시스템이 당신의 부를 결정한다>과 관련된 인물이다. 흙 수저로 태어난 허08 갖은 고생을 하며 살아왔다. 옥탑방에서 자신의 시신이 발견될 수 있는 시간을 생각하며 자실을 하게 된다. 집세가 밀리면 직접 받으러 찾아올 집주인, 집으로 직접 물건을 배달할 택배 기사, 하나밖에 없는 피붙이 형. 하지만 그의 계산과는 다르게 그를 찾으려 오는 사람은 없다. 다른 장면으로 넘어가면서 허08의 또 다른 과거 이야기가 나온다. 성공을 위해 황익주가 대필한 책을 읽고 책이 시키는 대로 살았지만 성공은커녕 어떤 것 하나 삶이 달라지지 않는다. 참 슬프고 비참한 소시민의 삶이었다. 그런 허08의 시체는 생각지도 못한 장소에서 발견된 흔적으로 발견이 되는데...이렇게 18시간이라는 한정된 시간에 미처리 시신들은 자신들의 시체가 발견되길 노력한다. 죽은 영혼이라 아무리 노력 한들 달라질 것은 없지만 그래도 그 시간 동안 그들의 처절한 몸부림에 먹먹했다. 살아서도 힘들었는데 죽어서까지 아무도 몰라주는 마지막 그들의 모습에서 어쩜 소외된 우리 이웃들의 슬픔 모습 같아 마음이 아렸다. 자신도 미처리 시체인지도 모르는 '나'의 이야기도 또 다른 미스터리로 끝까지 집중하게 만든다. 나의 경우에는 처음부터 잘 읽히는 소설은 아니었고 앞으로 돌아가서 다시 읽고 다시 생각을 정리하며 읽어야 이해되었지만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느낄 수 있어 묘한 매력이 있는 소설이었다.
여기에도 저기에도 온통 신비아파트. 정말 대단하다. 우리 집에도 여러 시리즈가 있다. 만화로도 이야기 시리즈도 최근에는 한자 책과 동물 퀴즈까지, 너무 많은 책들이 나오고 있다. 그중 신비아파트 고스트볼 X의 탄생도 여러 시리즈가 있다. 초등학생인 딸은 이야기 귀신 탐정단 같은 무서운 이야기 시리즈를 좋아한다. 유치원생인 막내는 아직 책 읽기보다는 영상물을 더 좋아하는데 이렇게 그림 속에서 귀신을 찾을 수 있는 이번 책이 너무나 좋은가 보다. 책을 받자마자 자기 책이라며 언니도 보여주지 않고 혼자서 몰래 본다. 자기 책이라는 애착이 생기나 보다. 큰 사이즈가 마음에 든다. 겉표지부터 수많은 귀신들이 등장한다. 솔직히 엄마가 보기에 왜 아이들이 못생기고 무섭고 오싹한 귀신을 좋아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좋아하니 같이 즐긴다.책에서는 우선 퀴즈를 낸다. 귀신 이름을 맞추어야 한다. 그리고 무섭고 오싹하게 생긴 귀신 그림자를 보고 그림 속에서 찾아야 한다. 처음에는 혼자 찾기를 하려던 막내도 언니 도움 찬스를 쓰며 같이 머리를 맞대고 문제도 풀고 귀신 그림자도 찾는다. 힌트도 있기에 찾는 데는 어려움은 없지만 아이들이 귀신들의 특징을 살피며 찾으려고 집중하는 모습이 이쁘다. 이렇게 숨은 그림 찾기는 아이들의 집중력에도 좋고 관찰력도 길러준다. 우선 20분 정도 아이들이 집중하면서 책에 빠져드니 엄마가 잠시 여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어 행복하다.엄마는 신비아파트에 이렇게 많은 귀신이 등장하는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아이들은 귀신 이름까지 척척 말하는데 아이들이라 가능하리라 본다.스스로 정답도 찾아 비교하면서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을 보니 엄마로서는 만족한다. 앞으로 새롭게 나올 신비 아파트의 다른 시리즈도 기대된다.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03<오이디푸스 이야기>소포클레스 지음작가 소포클레스는 아이스킬로, 에우리피데스와 함께 그리스 3대 비극 작가로 꼽힌다. 청출어람이라더니, 그는 28세 때 열린 비극 경연 대회에서 스승인 아이스킬로스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123편에 이르는 작품을 썼고, 현존하는 하는 작품은 7편이다.<오이디푸스 이야기>는 7편 중 3편이 실려있다.<오이디푸스 왕>,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 <안티고네>티베의 왕 라이오스와 왕비 이오카스테 사이에는 자식이 없었다. 간절히 자식을 원한 왕은 신전으로 찾아가 신탁을 들었는데 그 내용은 왕비가 아들을 낳으며 그 아들이 아버지를 죽이고 왕의 자리를 차지하리라는 예언이었다. 얼마 뒤 예언처럼 아들이 태어나자 왕 라이오스는 차마 자신의 손으로 아들을 죽일 수 없어, 아이의 발목에 구멍을 뚫고 가죽끈으로 묶어 목동에게 시켜 산으로 데려가 죽이라고 명한다. 목동은 차마 어린아이를 죽이지 못하고 코린토스에서 목동에게 넘겨주었고 그 목동은 코린토스의 왕에게 어린아이를 바쳤다. 왕은 양자로 삼아 키웠다. 여기에서 오이디푸스라는 이름의 유래가 나온다. 고대 그리스어로 오이디푸스는 '퉁퉁 부은 발'이다. 성장한 오이디푸스는 신전에서 신탁을 들게 되는데 자신이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고 자신의 어머니와 결혼한 운명이라는 예언이었다. 오이디푸스는 지금까지 자신을 키워 준 왕이 친부모로 알았기에 차마 인륜을 저버리는 짓을 하리라는 운명을 피하기 위해 코린토스를 떠난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처럼 예언을 피하기 위해 떠난 길에서 오이디푸스는 자신의 아버지와 만나게 되고,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고 그만 친아버지 티베의 왕 라이오스를 죽이게 된다. 티베에 도착하여 티베의 근심거리인 스핑크스 괴물도 수수께끼를 풀어 죽여 영웅으로 등극하면서 티베의 왕이 되어 자신의 어머니를 왕비로 삼아 자식까지 낳아 살게 된다.신들의 뜻인지 저주인지 오이디푸스에게 더 깊은 비극이 다가오며 그의 자식에게도 비극의 먹구름은 사라지지 않는다. 자신이 무슨 짓을 한지도 모르고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고 자진해서 어머니를 아내로 삼은 것도 아닌데 그가 받아들이기에 너무나 큰 시련을 겪었고 여생을 죄인처럼 비참하게 보내고 생을 마감한다. 끝까지 그의 곁에서 그를 보살 핀 큰 딸 안티네고에게도 그 비극이 대물림되는데...고전하면 원전 그대로 읽어야 한다는 선입견이 있다. 하지만 원전으로 읽다가 어려워 포기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축약본으로 재미를 갖고 원전을 도전한다면 읽다가 그만 둘 실패가 줄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청소년들을 위한 책이라지만 고전 원전 읽기가 버거운 성인들에게도 부담 없이 읽기에 좋은 책인다.
<파닉스 Phonics>니콜(정휴정) 지음초등학생 저학년인 딸과 올해 파닉스를 시작으로 엄마표 영어를 진행 중이다. 같이 공부하는 마음으로 시작하니 부담이 없다. 어린이용 파닉스는 보통 4~5권으로 되어 있어 가격적으로 부담이 된다. 이번에 만난 <파닉스>는 성인을 위한 책이다. 왕초보 영어책으로 단어부터 쉽게 익히고 발음도 적확하게 학습할 수 있다. 보통 영어 단어의 약 70%가 파닉스 법칙에 적용된다고 한다. 예전에는 발음 기호를 외워 사전으로 단어 공부를 했는데 파닉스를 아이와 함께 공부하다 보니 사전이 필요가 없게 되었다. 어린이들에게도 효과적인 파닉스라면 영어를 처음 접하거나 단어 읽기가 어려운 어른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원래 파닉스라는 게 글자와 소리와의 관계이다. 각 알파벳과 그에 상응하는 소리, 즉 음가를 익히고, 알파벳들이 모여 단어가 되는 패턴을 보이기에 그 음가만 정확하게 인지하면 다른 패턴의 글자들로 쉽게 읽고 쓰기도 어렵지 않게 된다.이렇게 단어 읽기가 쉬어지면 문장 읽기 기술도 빨리 향상된다. 읽기 능력이 향상되면 영어 왕초보 성인들도 영어에 많은 자신감이 생긴다. 40대가 학창 시절에 배운 영어와는 조금은 다른 접근 방식이다.이 책의 장점은 알파벳 소리에서 시작하여 단모음, 장모음, 이중자음, 이중모음 등 발음 규칙을 모두 한 권에 담고 있어 좀 더 길어지고 복잡한 단어들도 읽기에 자신감을 키워준다는 것이다. 파닉스 규칙에 따르는 단어뿐만 아니라 사이트 워드(파닉스 규칙으로 읽을 수는 없지만 빈출도가 높은 단어)도 정리해두어 단어 읽기에서 문장 읽기까지 되게 책을 구성해 놓았다. QR코드를 스캔하면 파닉스 패턴의 모든 음성과 동영상 강의까지 들을 수 있기에 단지 눈으로 공부하는 게 아니라 귀도 함께 열리는 영어 공부의 시작이 된다.물론 성인용 파닉스이지만 이제 파닉스를 조금 깨우친 우리 딸에게도 읽기를 시켜보니 잘 읽었다. 배웠던 단어도 있고 처음 보는 단어도 있지만 읽는 데에는 무리가 없었다. 자연스럽게 자신감을 갖고 문장 읽기도 도전한다.파닉스, 어린이 영어로만 생각하지 말고, 영어의 기초가 부족한 성인들도 꼭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세계문학상 대상,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도선우 신작 장편소설<모조 사회 1,2>고등학교 수학 교사인 수, 프랑스 외인부대 출신 건, 정신과 의사 탄, 이 세 명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기이한 꿈, 악몽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그들이 꾸는 꿈과 현실의 경계가 불분명하고 꿈도 현실처럼 생생하다. 파리에서 테러가 발생했을 때 건은 탈영병으로 파리에 여행객으로 온 탄의 목숨을 구해 준다. 그 후 한국에 돌아온 건은 탄의 도움으로 직장까지 얻게 된다. 운명처럼 세 사람이 쇼핑몰이라는 한 장소에 우연히 있게 된다. 쇼핑몰에서 탄은 수를 보고 단번에 자신의 꿈에 나오는 어린 소년의 모습이라는 걸을 알고 수를 뒤쫓아 가는 도중 그만 지진이 발생하여 쇼핑몰이 붕괴하게 된다. 죽지 않고 살아남은 세 사람은 지금까지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낯선 세계에 도착하게 되는데.... 여기까지는 세 사람 사이의 미묘한 관계에 미스터리 같은 분위기가 주였다. 그런데 갑자기 붕괴 사로로 새롭고 낯선 장소에 세 주인공이 떨어지고 정신 차려보니 새로운 세상이 눈앞에 펼쳐진다. 바로 대재난 이후 300년 지구의 미래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세계로 그들은 들어서게 되면서 장르가 확 바뀌었다. 정신을 차린 수는 자신을 구해 준 사람들에게서 이끌러 낯선 곳에 가게 되고 그곳에서 만난 뇌과학자 랭을 만나게 된다. 수가 지금까지 살았던 세계는 가짜라는 소리를 듣게 된다. 사실 수 눈앞에 펼쳐진 새로운 세상은 상상을 초월하는 과학이 발달한 모습이었기에 그들이 알려주는 사실들을 믿게 진실을 받아들이게 된다. 수가 살았던 세계는 모듈 세계로 불리고 필요에 의해 설계된 세상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영화 매트릭스를 연상케한다. "지금까지 살아온 세계가 진짜라고 믿나요? 진실을 알고 싶나요?"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솔직히 SF 장르의 소설이나 영화를 즐기진 않는다. 그래서 정확히 좋아하는지 싫어하는 조차 답하기가 쉽지 않다. 왜냐하면 나에게 너무 어렵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상상력이 턱없이 부족한 탓인지 이 소설책을 읽으면서 머릿속으로 그려지지 않는 부분이 많아 영상물로 이 소설을 접하면 훨씬 빨리 이해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뇌과학자 랭의 도움으로 수는 이 공동체에서 자신의 진짜 인생을 알게 된다. 이 사회에서 최상급 시민인 아버지 은 박사의 딸이다. 과학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딸이었다. 그리고 지금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담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이렇게 잃어버렸던 자신의 기억을 되찾는 과정에서 지구에서 일어난 일들을 알게 된다.대재난 즉 인간을 말살하는 바이러스로 지구는 인구는 멸종 위기에 처해지고 300년 후 살아남은 인간은 두 개의 세계, 공동체 사회와 총수의 이름을 딴 모조 사회로 나뉘게 된다. 잃어버린 기억들을 찾은 수는 자신의 놀랍고 뛰어난 능력을 알게 되면서 이 사회를 구할 수 있다는 사실에 직면하면서 행동으로 보여주는데....소설은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에 대한 세계관과 충격적인 모습을 제시한다. 1권에서 2권으로 넘어갈수록 미래에 대한 상상의 스케일이 커진다. 미래의 새로운 의식주를 보여주는 장면에서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즐겁게 읽었고 인간의 끝없는 욕심과 권력욕이 몰고 온 재앙으로 인간의 미래가 무너지는 부분에서는 놀라움으로 읽었다. 도선우라는 작가의 이름을 기억한다. 이제 앞으로 나올 작품이 기대된다. 우선 이전 작품 <저스티스맨>도 꼭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