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어먹을 놈은 아니지만 - 미처리 시신의 치다꺼리 지침서
김미조 지음 / 42미디어콘텐츠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미처리 시신의 치다꺼리 지침서
<빌어먹을 놈은 아니지만>
김미조 장편소설


제목이 한눈에 들어온다. <빌어먹을 놈은 아니지만>. 그보다 더 자극적으로 다간 온건 부제 <미처리 시신의 치다꺼리 지침서>이다. 미처리 시신이라고 하니 살인을 저지르고 그 시체를 처리하지 못한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내 예상과는 빗나갔다. 한마디로 귀신들의 이야기였다.

'나', 황익주는 대필 작가이다. 어느 날 자신의 집에 있는 냉장고 문을 단지 열었을 뿐인데 나는 헌책방 '솔'에 와있다. 나는 자신이 죽었는지조차 알지 못하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평소 형님이라고 부르며 친하게 지낸 헌책방 주인 김 사장, 김영필은 6개월 전에 행방불명되었다. 나는 그를 며칠을 찾았지만 그 후 그가 죽은 것으로 알고 그의 존재를 잊고 지냈는데 이렇게 불쑥 그가 나 앞에 나타났다. 김 사장은 나에게 책을 건네며 먹으라고 하면서 그에게 지시를 내린다. 미처리 시신들의 치다꺼리를 하는 것. 미처리 시신들은 자신들의 시신이 죽은 지 18시간 안에 사람들에 의해 발견되길 바란다. 이런 죽은 영혼들을 돌보는 게 나의 할 일이다. 첫 번째 시신 허08. 이 시신은 황익주가 대필한 책 <시스템이 당신의 부를 결정한다>과 관련된 인물이다. 흙 수저로 태어난 허08 갖은 고생을 하며 살아왔다. 옥탑방에서 자신의 시신이 발견될 수 있는 시간을 생각하며 자실을 하게 된다. 집세가 밀리면 직접 받으러 찾아올 집주인, 집으로 직접 물건을 배달할 택배 기사, 하나밖에 없는 피붙이 형. 하지만 그의 계산과는 다르게 그를 찾으려 오는 사람은 없다. 다른 장면으로 넘어가면서 허08의 또 다른 과거 이야기가 나온다. 성공을 위해 황익주가 대필한 책을 읽고 책이 시키는 대로 살았지만 성공은커녕 어떤 것 하나 삶이 달라지지 않는다. 참 슬프고 비참한 소시민의 삶이었다. 그런 허08의 시체는 생각지도 못한 장소에서 발견된 흔적으로 발견이 되는데...
이렇게 18시간이라는 한정된 시간에 미처리 시신들은 자신들의 시체가 발견되길 노력한다. 죽은 영혼이라 아무리 노력 한들 달라질 것은 없지만 그래도 그 시간 동안 그들의 처절한 몸부림에 먹먹했다. 살아서도 힘들었는데 죽어서까지 아무도 몰라주는 마지막 그들의 모습에서 어쩜 소외된 우리 이웃들의 슬픔 모습 같아 마음이 아렸다. 자신도 미처리 시체인지도 모르는 '나'의 이야기도 또 다른 미스터리로 끝까지 집중하게 만든다. 나의 경우에는 처음부터 잘 읽히는 소설은 아니었고 앞으로 돌아가서 다시 읽고 다시 생각을 정리하며 읽어야 이해되었지만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느낄 수 있어 묘한 매력이 있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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