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로지 할아버지의 뒷마무리
아사다 지로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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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무라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일본의 무사는 일본 국내 뿐 만이 아니라 세

계 여러나라에서도 고결함과 강직함의 상징으로 이해되고 있다.  헐리우드 영화, 일본 드라마,

다큐멘터리... 이러한 영상물은 물론, 무사도, 주신구라 같은 고전 문학작품에 이르는 방대한

범위에 미치는 사무라이의 이미지!   물론 지금은 일본 스스로가 그러한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또 자국의 자랑으로 삼고있으나, 반대로 사무라이는 몰락과 조롱, 그리고 반드시 탈피해야 할

구시대적 존재라 인식되던 때도 있었으니, 이에 사람들은 그 시대를 '메이지 유신'이라 기억한다.


드라마 '사카모토 료마'에서 등장인물인 이와사키 야타로는 대정봉환을 성공시킨 료마에게 이

렇게 말한다.   시대의 문을 비여 열어,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도 모두가 그 시대를 반

기는 것은 아니다.  분명히 그 격류에 휩쓸려 밀려나는 사람이 생기리라...


이에 실제로 역사의 흐름은 많은 수많은 패자를 만들어 냈다.   몰락한 도쿠가와 막부, 그 속에

서 과거의 가치관을 지키기 위해 신정부라 불리웠던 새로움과 기나긴 싸움을 벌였던 사람들,

때문에 다이묘는 땅을 잃고, 사무라이는 일자리와 함께 자신들의 존재의의를 잃었다.    물론

유연하고 재빠른 사람들은 각각의 살 길을 찾아낸다.   승자는 귀족이 돠고, 관료가 되고 나라

의 중심이 된다.  또한 일찍이 칼을 버리고 농민이 되던가, 장사를 하던가, 승자에게 빌붙어 작

은 떡고물을 받아먹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그러나 오늘날의 일본인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은 그러한 사람들이 아니다.   반대로 사무라이

의 신념?을 지킨 사람들이 의외로 존경을 받는다.    예를 들어 폐번된 주군이 하사한 '위로금'

을 모두쓴 사무라이가 스스로 식사를 거부하며 죽음을 선택한 일화라던가, 이 소설처럼 이미

모든 영향력을 잃어버린 영주님을 모시며, 마지막까지 충정을 다한 옛 신하들에 대한 이야기라

던가,아니면 새로운 시대, 무조건적으로 서양문물을 받아들이려는 사람들을 향하여 일본의 혼

을 주장하던 많은 지식인들에 대한 이야기 까지... 그야말로 '일본의 정신'이라 불리우는 것을

지켜낸 그들은 소위 미담의 주인공이다.


이에 위의 저자 또한 스스로의 상상력으로 '메이지의 사무라이'를 표현한다.   충정, 비

애, 자존심, 불행, 그리고 처절함...과연 아사다 지로가 표현하는 최후의 사무라이들은 스스로

의 몰락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이에 책의 제목에는 뒷 마무리라 정의했지만, 반대로 나

는 새로운 출발이라는 또 다른 희망의 이미지를 읽기도 했다.   일 평생 추구해온 무언가가 부

정당한다는것, 그리고 그것 대신 새로운 가치관을 받아들인다는것. 이 두가지 가치관에 비친 

인간은 그 얼마나 고집스럽고 약한 존재인지, 그야말로 이 소설을 통해 충분히 마주한 느낌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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