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역열차 - 144회 아쿠타가와 상 수상작
니시무라 겐타 지음, 양억관 옮김 / 다산책방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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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의 감상을 적어올린 기억이 있다.   유약하고 못난 인간, 그러

나 언제나 마음 깊숙한 곳까지 숨으려 했던 그 유약한 마음 때문에 그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느

낄 수 있는 가장 원초적인 본질을 느끼고, 또 그것을 글로서 남길 수 있었다.   때문에 그의 글

은 글쓴이 자신의 인생과, 사상을 대변하는 자전적인 요소가 강하다.   그리고 일본의 문학은

그러한 그들의 글을 일본 특유의 문학 '사소설'로 분류한다.    그렇기에 나 개인도 이 다자이

를 통해서 사소설의 존재를 알았고, 또 나중에 이르러 위의 '고역열차'까지 이르렀다.   인간의

내면, 그러나 단순한 일기가 아닌, 문학으로 승화된 어느 낮선 이의 이야기... 과연 이 책

의 저자는 어떠한 인생을 살았을까?   그야말로 사소설은 다른이의 인생 모두를 엿보는 색다

른 경험을 선사한다.  

 

본론부터 말하자면 저자는 그야말로 인생의 밑바닥을 경험한 인물이다.  소설 속 자신을 '칸타'

라고 소개한 그는 어린시절 부터 '자신'이 어긋나기 시작한 계기를 '성범죄로 구속당한 아버지

'의 탓으로 돌린다.   아버지는 성범죄자, 그것은 단순한 '이혼'조차도 흉볼거리로 생각하던 과

거 일본의 사회에 있어서, 사실상 죄인과 다름없는 차별을 각오해야 한다는 것이였다.    그렇

기에 그의 어머니는 이혼에 성까지 바꿈은 물론, 정든 장소를 떠나, 새로운 곳에서의 삶을 꾀했

지만, 그의 아들 칸타는 결국 삐뚤어진체 고등학교를 중퇴, 스스로 사회의 뒷골목으로 녹아들

어간다.

 

허나 어린나이, 그곳도 변변한 교육도 못받은 그가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때문에 그

는 먼저 어머니의 지갑을 턴다.   그리고 곧 일용직 노동자로서, 항만창고를 전전하는 생활에

익숙해진다.   이에 저자는 말한다.   일용직 노동자로서의 삶에 익숙해지면 그 길에서 벗어나

기 힘들다고 말이다.    실제로 칸타는 완전히 그 삶에 익숙해졌다.    돈이 필요해지면 그는 좁

디좁은 단칸방에서 나와 항만으로 가는 버스를 탄다.   그리고 그곳에서 벌어들인 '일급'을 가

지고 마치 내일은 없는 사람처럼 먹고 마시고, 여자를 산다.   그야말로 내일은 내일 오늘은 오

늘, 그에게 성실과 처축, 미래의 준비는 본래 그의 사전엔 없는 가치관이다.

 

허나 그러한 칸다가, 친구를 사귀면서 그는 본래 느끼지 못했던 어떠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아르바이트로 들어온 청년, 그는 여느 청년처럼 미래에 대한 꿈이 있고, 배워

온 교양이 있고, 무엇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한 열정이 있다.   그러나 반대로 칸타는

것이 없었다.  그렇기에 칸타는 처음 그에게 품었던 '우정'과는 다른 무언가를 느낀다.

그것은 바로 '질투' 와 '증오'이다.

 

자신은 그저 먹고, 자고, 싸고, 성욕을 해결하는 원시적?인 인생을 살았다.   그러나 상대방은

아니다.  그는 같은 항만노동자에서, 자격증을 딴 '정식'창고직원이 되었다.   게다가 게이오대

학의 여학생을 연인이랍시고 당당히 그에게 소개까지 한다.  그 뿐인가?  결국 그는 창고를 떠

나, 번듯한 직장을 잡고, 결혼을 하고, 많은 월급을 받는 사회인의 모습을 착착 갖추어 나아가

려고 한다.     때문에 그는 칸타의 거울이 된다.  그리고 그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본 칸타는 과거에 없었던 '열등감'에 쩔쩔매고, 결국 그 혼란을 분노로 바꾸어, 죄없는

친구에게 쏟아낸것이다.    그 결과 그는 자신의 밑천을 드러낸 못배운 놈이 되어버렸고, 또

그 친구와의 우정까지 잃어버린다.    실제로 친구는 칸타에 대한 우정을 접었다. 아니... 혐오

하게 되었다. 

 

칸타는 그들의 수준을 따라가지 못했다.  그리고 그 능력부족을 매우기 위해서, 욕설, 폭력, 거

짓에 매달렸다.      그러나 이 글과 함께 그의 삶을 함께했던 독자들은 그 천박함 모습뒤에 숨

겨진 어느 감정... 즉 칸타가 필사적으로 표현하는 '외로움의 표현'을 느낀다.   인간이 어찌

'야망'과 '욕망'이 없을 소냐?  결국 그도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존경받고, 우정을 나누고, 순수

한 감정으로 맨살을 섞는?행위를 꿈꾸는 인간이다.   때문에 그는 그들을 필사적으로 붙잡으려

한 것이다.   점점 격차가 벌어지는 관계를 붙잡고 늘어지기 위해서, 못배운 그가 할 수 있는 것

은 매달리고, 윽박지르고, 때쓰는 방법 뿐이였다.  

 

그러나 결국 그것은 칸타의 욕망을 실현시켜주지 못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이제부터 열심히

해서, 나도 따라가겠다는 기특한 결심을 보일 칸타도 아니다.  그렇기에 그는 나름의 최선을

다해, 위의 글을 쓴다.   이 세상에서 범죄자의 아들로서, 미천한 항만노동자로서의 때를 벗겨

낼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믿음과 함께, 그는 두툼한 원고를 보낸 심사장에서 좋은 소식이 있

기를 바라는 그 마음하나로 작가상을 받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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