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아트홀릭
김수완 글.그림 / 뜨인돌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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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자동차만 그리고 있을거냐" "언제나 멍하니 앉아 모형 만들기만 행각할 거냐" ... 어린시절

나의 부모님이 나에게 한 말이다.  그것은 이미 오랜시간이 지난 과거의 것이지만, 그래도 이

말을 지금껏 기억하는 것을 보니, 아마... 나에게 있어, 그때 그 말은 적지않은 상처가 되어 나

의 가슴을 후벼 판 모양이다.     그렇다.        나는 과거 '한국'이 원했던 공부 잘하는 학생이

아니였다.    물론 나름대로 미술에 관심이 있었고, 부모님들도 나의 그 바램에 있는 힘껏 도움

을 준 것도 사실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교육' 다음의 '취미'의 영역이였고, 결국 부모님

은 학업이라는 그 절대 과제를 제대로 해 내지 못하는 나에게 강력한 일침을 가한 것이다.

 

물론 그 이후로도 '수학' '영어' 같은 과목은 나의 성적에 만만히 않은 발목을 잡았고, 점점 나

의 앞날의 하고싶은 일에도 발목을 잡는 최악의 걸림돌이 되었다.    대학교, 시험, 직장에서 요

구하는 '토익'과 '내신' 의 압박... 과연 한국은 그 높은 교육열을 증명하듯, 인간조차도 생고기

처럼 00급 00급으로 나누어 앞으로의 앞날까지 간섭하는 대단한 시스템을 지니고 있었다.

 

때문에 어른들은 앞으로 살아갈 아이들에게 '노력' 뿐만이 아니라 '실적'을  내라고 요구한다.

노력한 대가가 성적에 반영되지 않는다면, 아니면 다른사람들 뛰어넘는 실적을 남기지 않는다

면, 그것은 결국 노력한 것조차 인정받을 수 없는 세상... 이처럼 외국에 비해서 매우 혹독하

고, 잔인한 이 한국의 사회는, 많은 학생들을 절망시키고 또  분노시키며, 종종 최악의 선택을

강요하기도 하는 문제점을 일으키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이 사회에 순응하며 어른으로서의 길

을 착착 걸어 나아간다.

 

이 책의 주인공은 그 레일을 벗어나 '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직접 찾아낸 사람으로서, 매우

독특한 매력을 지닌다.   그리고 스스로 이 책의 내용을 통해서, 미술을 하고 싶다는 열망, 한국

에서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다며 '정규교육'을 스스로 포기한 결단력, 그리고 스스

로 미국의 미술대학을 다니며, 결국 작품활동을 하는 여엿한 '화가'가 되겠다는 다짐을 그려내

며, (한국인들이 그녀를 바라보는 시선도 포함한) 많은 편견이 가득한 한국의 사회에, 당당히

자신의 선택에 대한 만족감?을 표현하고 있기도 하다.

 

그렇기에 그녀는 외국을 여행하며, 외국의 많은 예술을 경험하고, 또 그것을 종이에 그려넣

는다.    길가에 앉아서, 성벽의 계단 위에서, 그 나라의 외국인과 함께, 아니면 벤치나 분수등

에 앉아서... 그렇게 그녀는 서양의 아름다움과 자유로움을 화폭에 담으면서, 자신의 미술혼을

다듬고 또 완성시켜 나아간다.    

 

대한민국의 상식을 뛰어넘어 외국에서야 나 자신의 할 일과, 자유를 발견한 한 소녀, 과연 나

는 이 책을 읽으면서 어떠한 감상을 가져야 할까?   책의 프로필에 기록되어 있는 그녀의 '수상

경력' '작품활동'은 결국 그녀가 꿈을 이루어 가고 있음을 상징한다.    때문에 나는 그녀의 선

택에 대해서 용기있는 결단이라, 칭찬하고 또 높이 평가 하여야 하는가?   아니다... 그것은 너

무 '한국적'이다.    만약 그녀를 칭송해야 한다면, 나 자신의 길을 위해서 스스로 '중학교를 그

만두었다' 라는 그 시점부터, 그리고 그가 스스로 '나라를' '학교를' 선택한 그 출발점에 섯다는

그 용기를 선택하여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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