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의 사랑이 남편을 죽였다
차란희 지음 / 푸른향기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븍한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패쇄된 사회" 를 유지하는 나라이다.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등 3대에 걸쳐 이어지는 전제주의적 공산 국가.  "조선 민주주의 인민공화국"

내가 사는 한국에겐 북한이란, 머리 위에 붙어있는 군사적 "주적" 이고, 정치적으론 언젠간 통일(흡수) 해야 할 "숙원의 땅" 이다.

내가 어릴때만 해도, 남한사람들에겐  북한은 어디까지나 "적" 이였다.   그러나, 세상이 변하면 사람들의 인식도 변하는 법이다. 

 

최근에는 연평도, 천안함 같은 비극적인 사건 때문에 국가관의 관계가 급속하게 냉각되어 있지만, 

과거와는 달리, 정보화 시대로 인해, 북한의 문화, 체제, 정치적 상황, 등이 많이 알려지면서 북한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 또한

늘어나고 있다.

 

이 책 역시 북한에 대한 "궁금함"이 없다면, 그 누가 읽겠는가?

실제로 일어난 "절대 평범할 수가 없는 사건"이 이 책의 주된 내용 이지만,  읽어 줄 사람이 있기에 책이 출판 된 것이 아니겠는가?

북한이 얼마나 패쇄된 국가인가? 그 체제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떠한 마음으로 살아가는가?  하는 것을 알 수 있는 책.

북한의 잔인함을 한 껏 알리는 "위험한 책" 그 책이 바로 이번에 소개하는 "내 아들의 사랑이 남편을 죽였다" 이다.

 

책의 내용을 읽어 보면, 저절로 "북한 = 중세시대" 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성문법 위에 서는 "당의 의지",  그 당을 대표하는 최고 수령 "장군님" 의 신격화, 그 신격화를 지키기 위해서 수행하는 가혹한 사상교육,

그 모든것이 "사회와 체제" 를 지키기 위한 북한의 수단이다.  그들이 추구하는 것은 만민의 행복이 아니라, 국가.체제의 존속이였다.

말 그대로 사람보다, 국가가 먼저라는 그들의 사상이 한 가족을 완전히 뭉개 놓았다.    

 

저자이자, 주인공인 "차란희" 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렸다.

남편은 북한의 엘리트 군인으로서, 그 누구보다 당에 힌신하는 사람이였고, 무뚝뚝한 사람이지만, 평생 동안 그녀만을 사랑해온

듬직하고, 마음 따뜻한, 남편이기도 했다.    그들 가족은 당의 특권을 누리는 상류계층이였으며, 그 덕분에 해외에 파견되어,

남들보다 풍요로운 생활을 누릴 뿐 만이 아니라,  아들을 위해서 "엘리트 교육"을 시킬 수 있는 기회도 주어졌다.

그러나 그 누구보다 착하고 순진하기만, 했던 엘리트 아들이 "큰 잘못" 을 저질렀다.   그것은 바로 해외의 외국인을 사랑한 것이다.

 

아들은 "중죄" 임을 알면서도 결국 사랑에 굴복하고 말았다. 

나라는 그들 가족을 "민족배반자" 로 낙인찍었고, 보위부는 그들 가족을 붙잡기 위해서 모든것을 동원했다. 

보위부에 붙잡히면 배반자로서 어떠한 처벌을 받을지, 알고도 남는 그들은 낮선 해외 땅에서, 조국 사람들을 피해 다녀야 했다.

보위부 사람들 역시 "배반자"를  잡지 못하면 "사상" 을 의심받게 되기 때문에 추격에 목숨을 건다. 

도망 다니는 자, 추격하는자, 모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 그 긴박한 상황이 책 속에 생생히 그려진다.

 

차란희 가족은 그나마 운이 좋았다. 해외의 "친구"들과 남편에게 호의적이던 "태권도 협회" 사람들 덕분에 북한의 보위부를 따돌리고

오랜시간 숨어 지낼 수 있었고, 절친한 해외 "정치가" 덕분에  신분의 안전도 보장받았다.

그러나 보위부는 끝까지 자신들의 일을 해냈다,  그들 가족을 데려 갈 수 없게 되었으니 죽여버린 것이다.  

 

남편이 죽어버린 후 홀로 남겨진 저자는 먼저 "조국" 이 아닌 "아들"을 원망한다.

아들이 나쁜 물에 불들지 않았다면, 자본주의의 색깔에 불들지 않았다면, 차라리 해외에 데리고 오지 않았다면, 아들은

김일성 최고대학을 졸업해 북한체제 속에서 엘리트로 살아가는, 순조로운 삶을 살았을 것이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감정" 이 모든 것 을 쓸어버렸다. 

 

도피 생활이 끝난 아들과, 며느리와의 만남에서 그들은 서로를 부둥켜 안고 하염없는 눈물을 흘렸다.  며느리는 이렇게 말한다.

"어떻게 사랑이 죄가 되는 나라가 있을 수 있나요?."

 

그 말이 그녀에게 와 박히는 순간, 그는 아들과 며느리를 용서했다.  

그녀 또한 남편에 대한 추억과 사랑을 간직한 여자이기도 했기에, 며느리와 아들이 느끼는 감정을 이해했던 것이리라.. 

그러나  그 감정의 대가는 너무나도 컷고, 대가를 다 치른 그녀에게 남은것은 과거에 대한 추억뿐이다.

차란희는 그 추억을 회상하며 이 글을 썻다. 젊은시절의 추억, 남편과의 만남, 행복했던 나날들, 그리고 이제 자신들 떄문에  

고생할 그들의 부모와 일가 친척들에 대한 걱정까지.. 이 책은 비운의 한 여자 쓴 인생 회고록이지만, 북한의 체제를 상대로 쓴

고발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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