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의 비극적인 몰락과 최후, 그 반대로 완전한 승리를 쟁취한 옥타비아누스와 이후 이집트를 속주로 삼은 로마가 걸어간 '제국의 길'에 대하여, 분명 많은 이들은 그 역사적 사실에 대한 상당한 지식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지식의 내면을 들여다보았을때, 결과적으로 오늘날까지 굳어진 여러 상식들이 오롯이 역사적 기록과 사실을 따져 형성된 것이라고 보는 것은 크게 무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오랜 고전으로 꼽히는 (셰익스피어의)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와 같은 다양한 문학작품으로서도 다루어진 것과 같이 이후 오랜 역사 속에서 해당 역사는 다른 지식인과 창작자들에 의하여 회상되고 또 정의내려진 일면이 많다. 때문에 과거의 '나' 또한 악티움 해전을 들여다보면서 그 사건을 패전이라 인식하고 더욱이 그 원인을 클레오파트라의 변덕이자 유약함으로 파생된 (전장의)공포에 굴복해 스스로 도주한 것에 있다고 믿어왔다.
그렇기에 역사는 때때로 거대한 제국의 통치자였던 여왕의 진면목을 발견하기 이전에 그가 맞이해야만 했던 비극적이고 감정적인 최후에 대한 이미지만을 드러낸다. 물론 이전 그녀가 역사에 커다란 두각을 드러낸 일화가 많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권력을 사이에 둔 암투와 자신의 지위와 여성적 매력을 등에 업고 실행한 (정치적) 열애에 관한 것에 한정되기에, 결과적으로 이것만으로는 그녀가 스스로의 통치자로서 자질을 증명하는데 큰 어려움이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