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잉골드의 인류학 강의 - 왜 그리고 어떻게 인간을 연구하는가
팀 잉골드 지음, 김지윤 옮김 / 프롬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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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접근하고 있는 이 책의 주제를 마주하면서도, 결국 이를 접하는 나에게 있어서 다가온 인류학의 '성과'는 상당히 부진하다고 밖에 생각이 되지 않는다. 이처럼 앞으로 글을 쓰기에 앞서서, 인류가 걸어온 길을 잠시 살펴보게 되면? 때때로 우생학과 제국&국수주의와 같은 극단적인 개념의 등장을 제외하더라도 현대의 '코로나 사태'를 시발점으로 드러나는 혐오의 형태를 볼때, 결국 진정한 의미의 인류애가 빛을 발하는 시대는 아직도 묘연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기에 수 많은 이념과 예술의 영역에서 반복되어 온 '위 아 더 월드'에 대한 메시지를 보다 학문의 영역에 끌어들이면? 이 또한 결국 마주하게 되는 것은... 역시나 (오늘날) 현실과는 거리감이 있는 주장과 그 목표가 드러나게된다. 예를 들어 과거부터 오늘날까지 나(개인)의 입장에서 교육받고 또 영향을 받아온 지식과 사회적 인식에 있어서도 제일의 가치는 국가와 민족이라는 울타리와, 가장 한국인다운 장점은 무엇인가에 따른 특성을 이해하고 또 닮아 나아가는 과정이였다.

인류학의 주제는 나누어지지 않는 전체로서의 인류이다.

181쪽

물론!! 이에 시간이 흘러 최근의 '교육의 모습'은 또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최근 들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다문화를 받아들이는 국가와 개인의 모습을 바라보아도, 분명 이는 '인종차별'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되는 세계의 (대세) 현상과 함께 이해되는... 또는 서서히 발현(정착)되기 시작한 인류학의 한 성과로도 이해 될 수 있다. 때문에 위의 많은 인식과 사회현상 등을 바라보게 되면? 결국 인류학의 본 모습은 분리와 혐오 그리고 다름을 이해하면서 '차별'을 양산한 기존의 많은 현상에 대한 수정( 또는 극복)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랜 역사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은 '차별의 잔재' 는 뿌리깊다. 더욱이 오늘날에도 차이와 차별을 구분하는 과정에서 일어나기 십상인 잘못을 인식하고 또 수정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이에 과거의 시간 속(역사) 많은 사건들은 그리 쉽사리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해주지 않는다.

예를 들어 과거와 현재에도 드러나는 미국사회 속의 백인우월주는 비단 미국에서만 엿볼 수 있는 사회적 문제라고 볼 수 있는가? 그리고 더욱 더 시간을 거슬러올라가 유대인 학살과 잉카제국의 몰락 등 거의 인종을 절멸시킨 광기는 단순히 파시즘과 종교적 신념에 기댄 집단행위라는 그 짧은 단어에 압축해 정의 내릴 수 있을까? 이처럼 국가와 민족... 그리고 역사와 개인의 영역과 같은 다양한 시각에서 비추어지는 폭력과 차별의 문제는 (참으로)많기만 하다. 때문에 저자 또한 인류학을 위한 책을 내놓으면서도 우선적으로 이 학문적인 필요성과 성과를 표현하기 보다는 먼저 '개인의 입장에서도 진보적인 가치를 함양하기를 권한다. 이제 인류는 더이상 인종으로 우열을 나누지 않으려 한다. 그리고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무식하다 인식하며, 더욱이 세계화 과정을 거치며, 이에 다름을 보다 재인식할 학문적 정보를 검색하고 또 교류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왔다.

그렇기에 오늘날의 차별은 과거 환경과 정보량이 부족함으로서 따르는 '시대의 한계' 가 아니라, 개인 하나하나가 다름을 받아들이고자 하는 필요성과 그 의지가 부족하기에 나타난다. 바로 그렇기에 저자는 인류학이 그 의지를 개선하는 가장 핵심적인 학문이자, 상식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진화! 아니... 그저 단순한 생물학적인 신체의 발달과정이 아닌, 지적인 진화를 이루어야할 시간이 드디어 도래했다. 이제 인류는 피부색을 넘어, 자유주의에 기댄 인간의 존엄성을 인정한다. 이에 더 나아간 진화된 지적 인류?는 과연 또 어떠한 차별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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